[2013년 9월호]


한국의 기업가정신
바탕은 ‘산업보국’ 일념
도전 성취욕, 국가자산으로 발전시켜야

2013-08-27_123403.jpg

한국의 기업가정신 바탕은 산업보국(産業報國)이다. 식민지 백성으로 살았던 창업1세들은 기업을 일으켜 나라에 보답하겠다는 원초적 애국심이 일념이었다. 그러나 창업과 수성 과정에는 격변과 혼란의 세월이 자주 반복되어 허물과 전과를 기록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불굴의 기업가정신에 의한 도전과 성취로 대한민국이 발전하고 오늘의 풍요시대를 이룩한 것은 너무나 객관적인 사실로 기록되어 있다.

‘박정희 경제’ 기업가정신 독려

한국의 기업가정신은 5.16정부의 ‘박정희 경제’로부터 북돋워지고 단련됐다. 온갖 시련과 도전에 물러서지 않는 불굴의 정신으로 위기에 강한 근성을 심어 준 것이 박정희의 경제 제1주의였다.
박정희는 5천년 가난을 물리치기 위한 자립경제와 자주국방이 염원이었다. 그는 반공(反共)을 국시(國是)로 삼아 대한민국을 수호하면서 기업인들의 산업보국 애국심을 고취함으로써 짧은 기간에 ‘압축성장’을 이룩하는 조국근대화의 기반을 조성했다.
박정희 경제는 헐벗은 국토의 녹화사업에서부터 쌀과 연탄 및 건설과 수출로 경제를 발전시키는 과정에 늘 기업과 기업인들을 격려, 독려했다. 당시 기업인들은 박 대통령을 ‘우리 편’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뒤 민주화 세월을 거치면서 기업인들은 ‘좋았던 시절’의 크고 작은 허물에 대한 단죄로 물불 가리지 않았던 세월의 도전과 성취욕에 대한 회의를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심정이다. 특히 최근 경제민주화시대를 맞아 주요 기업인들이 비민주적 전과자로 매도당하는 분위기에 기가 죽고 상심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이럴 때 다시 한국의 기업가정신을 이야기하는 입장이 궁색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가정신이 법과 제도와 시류(時流)와 시대정신을 거역할 수는 없지만 기업이 외부환경에 위축되지 않고 용기와 자신감을 갖고 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는 없다는 말인가.

매년 두 분씩 ‘기업가정신 표상’ 선정

한국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나가 대한민국 성공 브랜드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은 한국인이 알고 세계인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병철 회장, 정주영 회장, 박태준 회장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폐인처럼 잊혀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 대한 추앙과 존경도 동남아 각국에 살아있다.2013-08-27_124359.jpg
경제풍월이 지난 2010년 창간 11주년을 기념하여 ‘한국기업가정신 대상’을 제정, 산업보국의 열성으로 살아온 기업가정신 표상 두 분씩에게 시상해 왔다.
2010년 제1회 대상은 삼양식품 전중윤(全仲潤) 회장, KD운송그룹 허명회(許明會) 회장이 선정, 수상했다. 전중윤 회장은 배고픈 시대를 살아온 모든 이들이 기억하다시피 값싸고 영양가 고른 라면을 개발하여 온갖 고초를 다 겪으면서 국민 영양식으로 공급해왔다. 특히 1970년대 특근과 야근이 잦았을 때 라면은 허기를 메우는 영양식이었고 북의 직간접 침략이 극성이던 시절 휴전선 불침번의 귀중한 야식(夜食)이었다.
KD운송그룹 허명회 회장은 밑바닥에서부터 대중교통을 실습하여 국내 최대의 버스그룹을 이룩한 후 분쟁과 사고가 없는 2013-08-27_124700.jpg안전운행의 모범을 보여 왔다. 허 회장은 발바닥에 땀이 날만큼 언제나 현장과 소통하며 무분규 안전운행에 자신의 혼을 심어 준 성공인의 표본이다.
2011년 제2회 기업가정신 대상은 삼양(三養)그룹 김상하(金相廈) 회장과 한국야쿠르트그룹 윤덕병(尹德炳) 회장이 수상했다.
김상하 회장은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삼양정신, 중용(中庸)정신에다 ‘공선사후’(公先私後) 정신을 접목시켜 창업과 수성을 초심일관하고 있다. 특히 명문 양반가문의 혈통을 그대로 계승하여 3대째 ‘우애경영’ 전통을 대물림하고 있는 양반경영의 표상으로 꼽힌다. 김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재계와 사회단체서 활동하면서 화합과 조정역을 도맡아 재계의 덕장(德將)으로 추앙되어 왔다.2013-08-27_125004.jpg
한국야쿠르트 윤덕병 회장은 양반가문 대선비의 후예에다 6.25에 참전한 국가유공자로 애국충정이 넘치는 창업 경영인의 길을 고집스럽게 일관했다. 윤 회장은 철저히 자신을 숨기는 극기와 절제로 ‘나를 알고 나를 이기자’는 교훈을 널리 심어주고 있다.
2012년 제3회 한국기업가정신 대상은 샘표식품 박승복(朴承復) 회장과 문구류전문 티티경인 조규대(曺圭大) 회장이 수상했다.
박승복 회장은 가업(家業) 3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의 밥상’이란 어머니의 정신이란 철학을 가장 큰 덕목으로 삼는 장인정신의 표상이다. 박 회장의 샘표는 중견기업 반열에 머물러 있으면서 ‘국민기업’의 자부심으로 과욕과 과장을 철저히 배격하며 분수와 본분의 초심일관을 당부한다.
TT경인 조규대 회장은 후대(後代)를 위해 문구사업에 혼을 심어 세계1위의 샤프 연필깎기를 개발한 집념의 창업자이다. 조 회장은 섬유전공을 살려가다가 방위산업 육성이 강조될 때 후대를 위한 문구사업을 방위산업의 일환으로 보고 창업했다. 문구산업이 낙후되거나 사양화되면 후대가 잘못될 수 있다는 충정이었다.

명예의 전당에 올려야 할 기업가정신

이들 기업가정신 표상들이 걸어온 지난 세월은 땀과 눈물과 고통이었다. 이는 곧 대한민국의 성공정신으로 소중한 국가적 자산이라 할 수 있다.
후세에 이르러 대한민국이 무엇으로 가난을 극복하고 세계 속에 우뚝 일어섰느냐고 물으면 기업가정신으로 대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를 계승 발전시켜 자랑스러운 성공정신으로 물려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현실은 안타깝게도 기업가정신 표상들이 개별기업의 사사(社史) 속에 남아 있을 뿐 국가와 사회로부터 공적인 예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자부심과 존엄성의 포기이자 자학이 아닐 수 없다.
모름지기 그들의 전기와 영상물은 대한민국 명예의 전당에 오르고 교과서 과목으로 선정되어 젊은 세대에게 자랑스런 역사로 배우게 해야만 한다고 믿는다.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은 물론 별도의 기업인 명예의 전당도 정부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이 때문이다. 경제풍월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