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호]

삼성, 사업구조 조정
3세경영 기반조성
이재용 부회장, 지배력강화 절차 관측
경제민주화 입법대응 사전 교통정리

삼성그룹이 국내외로부터 주목의 대상이다. 국내 최2013-10-21_192548.jpg고를 넘어 글로벌 초일류기업의 행보가 관심을 끄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경제민주화 입법이 진행되는 과정에 삼성이 3세경영을 준비하는 과정이 일부 드러나면서 미리 앞서가는 준비절차가 아니냐고 관측된다.

경제민주화 입법추세 대응 후계절차

삼성 이건희 회장이 70대에 들어섰지만 아직 건강할뿐더러 당장 경영권을 이양할 단계는 못된다. 그렇지만 장남 이재용 부회장 등 자녀 3남매가 40대 중반에다 다양한 경영수업을 쌓았으니 후계준비를 서둘 때가 됐다고 믿어진다.
삼성이 국내 최고로 정·관계의 특별한 주목을 받지 않았다면 이미 부분적인 3세경영에 진입했을 것이다. 실제로 다른 재벌에 비하면 이런저런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경영권 대물림 준비가 늦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2013-10-21_193453.jpg
다른 한편에선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입법이 재벌경영 체제와 총수 일가의 후계 대물림 방식을 압박하고 있는 시점이다. 한동안 재벌의 골목상권 침탈이 문제되고 재벌 딸의 빵집과 커피숍이 지적되기도 했지만 총수일가에 대한 내부의 일감몰아주기 과세가 큰 파장을 몰고 왔다.
공정거래위의 입법안에 따르면 총수일가 지분율이 상장사는 30%이상, 비상장사는 20%이상을 기준으로 과세가 추진된다. 이렇게 되면 삼성의 경우 삼성 에버랜드 등이 과세대상으로 이재용 부회장 등 3남매의 지배력과도 관계된다.
이 때문에 최근 삼성의 사업구조조정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차원을 넘어 3대 경영 구도의 구축과도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고 보는 것이다.

3세경영 기반조성 준비절차

삼성의 지배구조는 삼성 에버랜드가 사실상의 지주회사 성격으로 순환출자 방식에 의해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형성되어 있다. 삼성 에버랜드는 장남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이 25.1%로 최대주주이고 장녀와 차녀가 각각 8.37%, 이건희 회장이 3.72%를 소유한다.
이 같은 에버랜드 지배력에 최근 제일모직의 패션부문을 인수하고 곧이어 삼성SDS가 삼성SNS를 흡수 합병한 것이 결국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로 비쳐진 것이다.
제일모직 패션부문은 차녀 이서현 부사장의 전문영역이지만 장남 영역으로 이관한 셈이고 삼성SDS와 삼성SNS의 경우 3남매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지만 그룹경영의 기반과 밀접한 관계이다.
삼성SDS는 계열사들의 전산시스템을 통합구축하고 삼성SNS는 통신 인프라 설계 구축 사업체로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 지분(45.69%)을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 기업이다. 이 같은 사업구조의 조정이란 단순한 경쟁력 강화 차원을 넘어 3세경영 기반정리와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삼성의 3세경영은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 에버랜드를 기반으로 삼성전자를 맡게 되겠지만 이부진, 이서현씨의 경우도 각자 경영실적을 기반으로 머지않아 분할승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그동안 삼성전자 경영기획팀을 거쳐 대외업무를 관장하다가 부회장으로 승진한 후 확실한 후계자 지위를 확보했고 이부진 호텔신라·에버랜드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제일기획 부사장은 각각 전문분야에서 경영력을 검증받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관계와 멀리한 상인가문 정신

삼성의 3세경영 준비과정이 경제민주화 입법추세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삼성은 이미 지배구조 개편과 상속 증여에 관한 정치적 사회적 비판을 겪어낸바 있다. 또한 앞으로 다시 이와 관련된 새로운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여건이라고 보기에 3남매의 지분구도를 적절히 통합, 조정하여 미래의 진로를 명확히 설정할 필요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2013-10-21_193655.jpg
삼성의 기업문화는 분명 제일과 최고를 지향하지만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상인정신을 바탕으로 최고의 상인가문의 영속을 바랄 것으로 예상된다. 이병철 회장은 2세를 양육하는 과정에 정치인이나 벼슬아치가 나오는 것을 경계했다. 고인은 일생동안 정치를 멀리하고 철저한 상인이 되겠노라고 다짐했었다.
고인이 아들 3형제 가운데 장차남을 제쳐두고 3남을 후계자로 선정한 것도 이 같은 신념과 관련이 있다고 믿어진다. 후계자 선정과정에 말썽이 적지 않았지만 장남 이맹희 당시 부회장에게 경영수업을 실험해 보고 차남이 새한미디어그룹으로 독립할 때도 무심코 지켜보다가 막내에게 경영권을 승계한 것은 확고한 신념의 결단이었다.
실제로 삼성경영의 3남 승계는 모두가 인정하다시피 획기적으로 성공했다. 또한 이건희 회장은 성공한 2세 경영인으로 자녀 3남매가 정치권이나 관계 등으로 진출하지 않고 상인가문의 후계자로 분할 승계하도록 미리 준비하고 있다고 보면 ‘부전자전’이라고 해석된다.

창업주의 주도면밀한 승계방식

고 이병철 회장은 기업수명 평균 30년론을 제기하며 삼성 후계자는 미래를 예측하고 미리 준비하고 확실한 차기 후계자를 양성해 두는 것이 임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측면에서 70대에 이른 이건희 회장이 3남매를 기업인으로 분할 승계시키도록 준비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렇게 되면 삼성가문은 3대에 이르기까지 경영 외의 영역을 기웃거리지 않은 유일한 상인가문의 전통을 쌓을 수 있게 된다. 2013-10-21_193947.jpg
창업주의 삼성경영이 3남에게 승계됐지만 밖으로 나간 모든 자녀들도 별도의 그룹을 형성할 만큼 성공했으니 이병철 회장의 주도면밀한 가업승계 방식을 성공모델로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장남의 가계는 이재현 회장의 CJ그룹으로 크게 번창했고 이인희 고문의 한솔그룹, 막내딸 이명희 회장의 신세계그룹으로 별도 재벌성을 축성했으니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을 합쳐 4대 그룹을 남긴 셈이다. 물론 분가독립 후 각자의 능력으로 물려받은 기반보다 크게 발전시켰다는 평가는 따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삼성뿐만 아니라 계열분리와 독립경영으로 성공한 경우에도 모두 기업활동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창업주의 상인정신을 고스란히 승계했다는 평판을 들을 수 있다. 삼성에는 이재용 부회장 등 3남매가 머지않아 각자 경영인 지위로 올라서고 CJ그룹에는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 신세계그룹에는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부사장 등 모두가 창업 선대의 맥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와 사회에 앞서 경제개발을 통해 성공한 나라에 명문 상인가문의 전통이 쌓이는 것이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독일과 일본에 장수기업이 많고 세계적인 상인정신의 모범이라고 추앙해 오면서 지금쯤 한국형 상인정신과 장수 상인가문을 자랑해야 할 때가 아닌가.
삼성그룹뿐만 아니라 두산가문, LG가문 등 전통과 역사를 지닌 기업가문이 한국의 경영인 사관학교의 전통을 무한히 쌓아가기를 바라는 심정이다. 경제풍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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