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12월호]

인터넷 선진국 지향/올해의 정보통신인

두루넷 김종길(金鍾吉) 사장

두루넷.jpg

<▲ 尹東潤 뉴미디어 대상 시상 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金鍾吉 두루넷 사장이 올해의 정보통신인 상을 받고있다.>

實戰的(실전적)성공 정보통신인

새천년 첫해 올해의 정보통신인에 두루넷 김종길(金鍾吉) 사장이 뽑혔다.

올해의 정보통신인은 각계의 정보통신 전문가들이 뽑는 상이다.

그러므로 김종길은 이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새천년 정보통신인으로 선정, 기념패를 주고 축하잔치를 벌여준 것이다.

그동안 김종길 사장은 경영실적과 관련 숱한 상을 받은 기록이 있다.

최우수 기업상(90. 능률협회) 산업교육대상(91. 능률협회) 고객만족경영 최우수상(능률협회) 으뜸고객상(96. 산은) 소비자만족대상(96. 한국부인회) 정보통신의 날 동탑산업훈장(97) 등의 수상경력이 쌓여있다. 그렇지만 올해의 정보통신인 상은 각론부문 수상기록을 통합한 총론부문 수상에 해당된다는 점에서 더욱 자랑스럽게 여겨진다.

전문가들은 김종길 사장을 실전(實戰)적 정보통신인으로 높이 평가한다. 그가 진두지휘한 신산업은 금방 바람을 일으키고 기록을 경신하며 숱한 젊은이들에게 꿈과 욕구를 심어주었다.

그래서 인터넷 선진국을 지향하는 오늘의 우리나라 정보통신업계가 추앙하고 기념할 성공인으로 꼽는다.

그에게 주어진 올해의 정보통신인 상이 이 때문에 더욱 빛난다는 소감이다.

선이 굵고 투박한 컴퓨터 도사

김종길 사장이 젊은 직업인시절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서 14년간 활약했다.

그렇지만 그를 정보통신인이라 부르지는 않았다. 컴퓨터가 생산되기도 전인 금성사에서 그는 가전(家電)기기를 팔면서 최첨단 기술제품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 당시 금성사 제품은 국내시장에서 첨단제품에 속했었다.

그러다가 삼보컴퓨터에서 PC를 생산하면서 김 사장은 단번에 컴퓨터에 심취하여 세칭 PC신화를 창조했다.

삼보컴퓨터에는 컴퓨터 국산화의 선구자인 이용태(李龍兌) 박사가 있었다. 이 박사가 총 지휘관이었다면 김 사장은 야전 전투사령관격이었다.

김 사장은 PC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희박할 때 삼보컴퓨터가 컴퓨터 대중화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수 있었던 공적을 이 회장에게로 돌린다. 사실이 그러했다. 이 박사는 정부당국자가 코웃음치는 국산컴퓨터를 개발하고 이를 보급하기 위해 삼보컴을 설립했던 분이다.

삼보컴 사장으로 김종길이 정보통신업계의 스타로 부상한 것이 사실이지만 김 사장의 외양은 반 컴퓨터형이다.

얼굴빛이 하얗고 생김새가 얄팍하고 재치가 넘치는데다가 매서운 맛이 풍기는 컴퓨터형은 아니다.

목소리가 굵고 거무틱틱하고 투박하고 넓적한 얼굴의 인심 좋은 이웃사촌형이다.

그래서 “무슨 연고로 컴퓨터 도사가 됐느냐”고 물으면 “아무도 모를 때 경쟁자도 없이 공부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는다.

컴퓨터박사를 모시고 열심히 뛰니까 장사가 되고 자신도 전문가가 될 수 있었다는 말이다.

김 사장의 말이 틀린 점이 거의 없다. 그는 매사에 신바람나게 덤비는 스테미너가 자랑이다.

술도 마시지 못하면서 술기운을 내고 분위기도 돋구는 사람이다. 누구에게 굽실거리지도 않지만 부하에게 거리를 두지 않는 평범한 생활습성이다.

그래서 올해의 정보통신인 김종길은 전문가들이 선정한 우리들의 친숙한 정보통신인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코리아 도메인을 사들인 사나이

김종길 사장은 삼보컴퓨터에 이어 나래이동통신 사장으로 옮겨 무선호출사업의 바람을 일으켰다.

잠시 동안이었지만 무선호출의 인기는 바로 나래이동의 것이었다. 이때 무선호출사업자연합회를 결성, 회장으로 업계를 지휘하기도 했다.

얼마 안되어 인터넷 소문이 퍼지기도 전에 두루넷(Thru net)으로 승부수를 날려 김종길의 명성은 인터넷에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를 파트너로 잡고 미국의 나스닥에 상장함으로써 국내업계에 충격과 환호를 불러일으켰다.

김종길은 어떤 사업이건 평범하게 안주하지 못하는 성품이다. 두루넷의 성공도 그의 뚝심과 열성이었다.

올해 새천년 김종길은 코리아닷컴 도메인을 50만달러를 주고 사왔다. 어느 미국인이 코리아를 선점한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면서 거액을 주고 사들여 “코리아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선포했다.

지난 9월 힐튼호텔에서 있은 코리아닷컴 출범식은 화려했다.

여야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보통신인들이 몽땅 한자리에 초대되어 7천만 겨레가 이용할 코리아 도메인을 사들인 두루넷을 예찬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김종길 사장은 오는 2천3년까지 2천만명의 회원을 수용할 인프라를 구축하고 2천4년에는 흑자를 시현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김종길은 승부사라는 결론이다. “코리아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구호로 그가 펼칠 명승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기도 하다.

李龍兌(이용태) 회장을 존경하는 토종

김종길은 뚝심이 좋지만 번쩍이는 아이디어와 돌파력이 자랑이다.

막히면 물러서는 것이 아니라 사방팔방으로 뛰어넘는 사나이다. 그렇다고 거칠거나 모나지 않는 화합형 경영인이다.

그는 자신을 토종(土種)으로 지적하는 말을 거부하지 않는다. 안동 양반댁 종가의 자존심이 있고 전통과 가문의 예절을 숭상하는 행동규범을 잃지 않고 있다.

그래서 옛 선비의 골격에다 첨단 벤처정신으로 듬뿍 포장된 꿈의 사나이라는 평이다.

김 사장이 올해의 정보통신인상을 받은 후의 소감도 순백한 사나이 그대로다.

“성실하게 일했던 직업인일 뿐”이라고 겸손하면서 “정보통신 분야에서 일하다보니 앞을 내다보게 되더라”고 순진하게 말한다.

빼어난 안목이 있어서가 아니고 직업상 정보통신에 열중하니 앞이 보이고 뛰게 되더라는 말이다.

어쩌면 가장 정확하고 실감나는 체험담이 아닐까 싶다.

그는 이용태 회장을 존경한다고 말한다.

오너이기에 이 회장을 존경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렇지만 김종길의 존경이 외교적 언사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실로 이 회장이야말로 우리나라 정보통신산업의 개척자이자 훈련원장격이었다. 신문과 방송에도 널리 소개된 바 있지만 이 회장을 존경하겠다는 이가 비단 김 사장만은 아니다.

이 회장은 한시(漢詩)에 능통하고 서예도 출중하다. 사신(私信)이나 연하장을 받아본 이는 이 회장의 필체에 잠시 넋을 잃게 된다.

컴퓨터박사가 언제 한학을 공부하고 모필을 잡을 수 있었을까.

이런 이 회장을 존경한다는 김종길도 한학을 공부하고 영어를 익히고 컴퓨터에 빠진 사나이다.

그러니까 이용태 회장이 전통과 인터넷 세월을 마스터했다면 김종길도 비슷한 유형의 선비의 길을 걸어온 인생이다.

이래저래 올해의 정보통신인은 우리에게 화제와 감명을 안겨주고 있다는 소감이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