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력 회복 최우선, ‘제2도약’ 위한 5대 방향 제시

2012년 하나금융그룹의 한 가족으로 편입된 외환은행이 제25대 신임 행장을 맞이하였다. 지난 3월 21일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에서 김한조(金漢祚, 59) 신임 행장의 취임식 행사가 열렸다.

제2의 도약,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 21일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는 김한조 제25대 신임 외환은행장.

위기 극복의 결단의지가 돋보이는 김 행장의 취임사에는 마무리에 거론된 인용문구가 인상적이다. 그는 역사상 첫 원자폭탄 투하를 결정했던 미국의 제33대 대통령 해리 트루먼이 자신의 백악관 집무실 책상에 ‘The buck stops here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글귀를 써 붙여 놓았다며 취임사를 마무리했다. 김 행장의 각별한 포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 행장은 자신을 믿고 임직원들이 따라와 준다면 모든 책임은 자신이 지겠다고 강조하였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참석했던 취임식에서 그는 “외환은행이 지난 47년간 국가경제 성장에 한 축을 담당하며 발전해 한국 최고의 외국환 은행이라는 자부심을 잊지 않고 있다”면서 “이제는 하나금융그룹의 한 가족으로 편입되면서 제2의 도약을 위한 또 한 번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환은행의 흔들림 없는 전진을 위해 5가지의 경영방침을 표명했다.

대외적 위기에 5가지 방향 선포

‘98년의 외환위기와 론스타 체제에서의 성장의 침제성 이후, 오늘날의 세계 경제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중국의 성장세 둔화 우려와 일부 신흥국의 정정 불안 등 대외적인 리스크 요인들이 상존해 국내 경제도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미래를 낙관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연간 1조원씩의 이익을 창출했던 외환은행이 현재는 1/3수준인 지방은행 수준으로까지 급락했고, 연간 순이익은 2012년에 6552억 원이었던 것이 지난해에는 3604억원으로 전년대비 45%나 줄었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4%대로 급락하고 말았다.

여기에 오랜 기간의 사업부제 실시로 인한 기업과 소매영업 역량을 모두 갖춘 직원들 또한 많이 부족하다. 더욱이 가계부채 문제와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등 금융 환경의 변화도 큰 과제로 남아있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김 행장은 위기를 극복하고 외환은행의 재도약을 위해 중점적으로 취해야 할 5가지를 선포했다.

영업력 회복, 글로벌 역량 강화에 중점

▲ 김한조 신임 외환은행장이 21일 오전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25대 외환은행장 취임식에 참석해 은행기를 흔들고 있다.

첫째, ‘영업력 회복’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한다. 이를 위해 먼저 성장기반을 구축한다. 외환은행은 지금까지 대기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수익성 제고와 고객기반 확대에 제한적이었다. 따라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여 중소기업과 소호 고객의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둘째, ‘글로벌 역량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한다. 이에 외환은행은 해외시장 진출 및 해외 네트워크 확대를 통해 인도와 러시아를 포함해 주요 신흥시장에 영업망을 갖출 예정이다. 또한 고객의 다양한 글로벌 금융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인재 육성 및 인프라에 대한 투자, 그리고 그룹 관계사간 협업체계를 구축하는 등 글로벌 금융 역량 강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간다.

셋째, ‘대화와 소통’을 통해 미래를 창조한다. 외환은행이 한국 최고의 글로벌 뱅크의 비전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김 행장은 서로간의 진솔한 대화와 소통을 필요하다고 말했다.

넷째, 은행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제고한다. 김 행장은 “고객의 신뢰가 없이는 은행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고객중심주의’가 필요하며 은행 내 모든 사업부문들이 소통하고 고민하는 협조의 기업문화를 이룩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섯째, 그룹의 비전과 외환은행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기반을 조성한다. 이를 통해 미래의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 그룹 내 관계사간 협력을 지속해 나가고, 공동 구매, 업무 프로세스의 개선 및 표준화 등 모두가 함께 Win-Win 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적극 모색한다.

32년차 내부인 출신의 금융전문인

김한조 행장은 1982년 9월에 외환은행에 첫 발을 내딛은 후 32년 동안 개인 금융, 기업 금융을 비롯해 해외지점 근무 경력도 지닌 외환은행 32년차 베테랑 금융전문인이다.

▲ 김한조 신임 외환은행장(앞줄 가운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앞줄 왼쪽)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취임식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 행장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준비된 은행장이라고 언급한 만큼 그의 능력과 경력은 이미 검증받은 셈이다. 김 행장이 외환캐피탈의 사장이었던 시절, 명예퇴직제와 전문가 채용 등의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채권(Non Performing Loan, NPL) 투자회사로 업종을 순조롭게 변환했던 공로가 크게 작용했다.

또한 김 행장은 지난 2000년 이후 14년 만의 외환은행 내부출신 인사로서의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가장 큰 맏형으로서 굳은 리더십과 함께 신망도 두터운 편이다.

김 행장은 1956년생 경북 안동 출신으로 경희고와 연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외한은행에 신임행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여의도종합금융지점장, 강남기업영업본부장, PB영엉본부장, 기업사업그룹 부행장과 지난해 외환캐피탈 사장을 거쳤다.

파리 해외지점에서 근무 시에는 한국과 수출입거래가 있는 프랑스 현지 업체 약 200 여개를 직접 찾아다니면서 수출입거래를 유치한 공훈으로 재경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하였다.

준비된 은행장인 김한조호가 외환은행을 새롭게 이끌면서 어떠한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올지 기대해본다. (배만섭 기자, teuss@)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177호(2014년 5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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