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꺼진 항구도시 군산시, 일자리 창출로 부활

새만금 송전탑 갈등해소 성공스토리의 고장 군산시의 CEO형 시정(市政)이 기업투자유치 모범사례로 평가된다. 공기업 CEO 출신 민선시장이 불 꺼진 항구도시에 불을 켜고 국내외 대기업을 유치함으로써 줄어드는 인구를 늘리고 지역경제를 크게 활성화 시켰다는 내용이다.

출판기념회 ‘봉투사절’ 안내 제보

독자제보에 의해 군산시장 ‘문동신의 힘, 군산의 힘’(2014.2. 김봉환 글)을 우송 받아 읽었다. 제보자는 “출판기념회 입구에 ‘봉투사절’ 안내문을 크게 게시하여 감명을 받았다”며 최근 정치권의 비공개 봉투접수 출판기념회와 차별되는 사례로 소개되기를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문 시장이 재선을 거쳐 6.4지방선거에 다시 출마할 경우 선거기사 심의기준에 저촉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언론중재위의 선거기사심사위 기준을 다시 읽어보니 ‘통상 방법 외 배부금지’, ‘저술 등 광고·판매금지 등’ 규정에 유의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경제풍월이 군산시 당국에 일체 사전판매가 없고 사후판매도 없다는 확고한 입장으로 단지 지자체 경영 성공사례만을 기록하고자 게재한다.(편집자)

아침에 접수한 건축서류 저녁에 허가

농어촌공사(당시 농업기반공사) 사장 출신인 문동신 시장이 취임했던 2006년의 군산시는 1899년 개항 이래 100년이 넘는 항구도시에 불이 꺼지고 연간 2,000여명씩 인구가 감소했다. 일자리 창출이 최우선 과제로 기업투자를 유치해야만 살아남겠다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 불 켜진 군산 OCI 야경.

이에 부시장이 위원장을 맡은 투자유치 TF를 구성하고 투자인센티브를 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늘려 현대중공업이 신청한 건축서류를 아침에 접수하여 저녁에 허가서를 발급했다. 곧이어 두산인프라코어, OCI(구 동양제철화학) 등 대기업 투자를 연속 유치하고 일본 미쓰비시화학, 도레이 및 벨기에의 솔베이그룹 등 글로벌 투자도 유치성공했다.

투자유치는 곧 군산경제의 활기로 나타났다. 군산산단의 분양률 100%를 달성하자 불 켜진 군산항의 수출물동량이 70억달러에 이르렀다. CEO 시장 재선기간까지 416개 기업, 총 19조9천억원의 투자를 유치함으로써 5만5,800명의 고용이 늘고 13만8,900명의 인구가 유입됐다. 이 결과 시세(市稅) 수입이 6년간 707억원이 늘어 재정자립 기반이 조성됐다는 요지다.

현대중공업 유치로 일자리 1만명

▲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기업투자유치 성공은 시당국의 지극정성에 따른 보답성격이었다. 군산시는 현대중공업이 서산, 군산을 후보지로 조선소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는 사실을 탐지했다. 국내에서 입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중국으로 건너갈 수 있다는 정보도 입수했다. 이에 시당국이 1년간 60여차례에 걸쳐 현대중공업 측과 만나 맹렬한 유치작전을 전개했다.

현대중공업은 부지 165만㎡를 필요로 하고 있으나 국토부가 예산을 들여 조성한 항만부지 일부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를 항만부지에서 제외시켜 달라는 민원이니 중앙정부에 호소할 수밖에 없었다. 중앙정부도 군산시의 끈질긴 호소와 설득작전에 감읍한 듯 민원을 풀어 주었다. 이 결과 1조1천억원의 현대중공업 조선소가 건설되어 1만900여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었다. 군산시민 가운데 900여명이 현대중공업에서 일자리를 얻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음은 물론이다.

OCI 유치 위해 조달청 기지 두차례 이전

OCI의 폴리실리콘 부지 4만평 확보 민원은 이보다 더욱 어려운 난관이 가로놓여 있었다. 무려 2조원 투자규모의 OCI 공장부지에는 조달청의 비축기지가 들어서 있었다. 조달청 비축기지는 바로 6개월전 세아베스틸 제강공장 증설부지 확보를 위해 군산시의 간청에 의해 이전한 땅이었다.

그러니까 OCI의 민원을 해결하자면 조달청에 대해 6개월전에 이전한 땅에서 다시 옮겨달라고 호소해야 할 판이니 참으로 난감했다. 조달청 당국이 펄쩍 뛰며 반발할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실무진들이 조달청에 매달려 읍소했지만 소용이 없자 문 시장이 청장을 찾아가 중앙대 대학원 동문 인연을 끄집어내면서 간곡하게 요청하여 마침내 조달청 비축기지의 재이전 동의를 받아냈다.

이에 감동받은 OCI 이수영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 초청 기업인 오찬 모임에서 경영자총협회장 자격으로 “군산시와 같은 지자체의 기업투자유치 열정은 처음 봤다”고 발언했다. 그날 저녁 당시 정종환 국토부장관이 이 같은 사실을 문 시장에게 전화로 알려주며 축하함으로써 알려진 사실이다.

새만금 송전탑 분쟁해결 성공사례

문 시장은 세계 최장인 33.3km의 새만금 방조제 공사와 너무나 깊은 인연이다. 농업기반공사 시절에는 직접 공사현장을 감독했고 시장 취임 이후에는 환경단체들의 반대와 법정다툼으로 공사 중단과 재개를 되풀이했던 우여곡절을 체험했다.

▲ 새만금 산업단지.

지금은 새만금산업단지 첫 번째 대형프로젝트로 친환경 열병합발전소를 기공함으로써 군산시의 발전잠재력의 가동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새만금 송전선로 분쟁이 표면화되어 밀양 송전탑 난리의 재판이 되지 않느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주민반대대책위가 들고 일어나 주민감시초소를 설치하고 한전과 격돌하여 25회나 공사 중단을 반복했다. 이때 제3의 세력이 개입하여 공동투쟁하겠다고 제의했지만 군산시민들은 이를 사양하고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재에 맡기기로 합의했다.

반대측은 송전탑이 계획노선대로 전답을 경유할 경우 땅값이 하락하고 백혈병 등 주민안전을 위협한다고 주장하며 대안노선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국민권익위 중재로 대안노선이 국가안보에 지장을 주는지를 객관적으로 증명할 경우 양보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새만금 송전선로 분쟁해결은 국민대통합위원회(위원장 한광옥)가 선정한 갈등해결 성공사례로 꼽혀 “해결되지 않는 갈등은 없다”는 교훈으로 남았다.

직도사격장 유치로 실용형 첫선

문 시장은 민선시장 취임초 미군 사격장을 직도로 유치함으로써 실용형 CEO 시장의 면모를 보여 주었었다. 평택시민들의 반대로 매향리의 미군 사격장이 폐쇄되고 군산 앞바다 직도로 이전을 추진할 때 군산시민들이 적극 반대했다. 주한미군은 대안이 없으면 태국으로 날아가 사격훈련하겠다는 방안을 만지작거리고 있으면서 한미간 외교분쟁의 조짐이 일고 있었다.

이에 문 시장이 시민들의 반대를 설득하고 호소하여 지난 35년간 한국과 미공군 사격장으로 사용하던 직도를 버리면 외교도 잃고 국익도 잃는다고 강조하면서 사격장 유치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 11개 사업 3,167억원의 투자지원을 받아냄으로써 실용주의 시정(市政)의 모델을 쌓기 시작한 것이다.

공병장교, 가뭄극복, 농업기반공사 평생인연

문 시장은 8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나 군산고 졸업 무렵 부친의 사망으로 채소 행상하는 어머님 밑에서 더 이상 진학하기가 어려워 군에 입대했다. 사병으로 부산지구에 배치되어 5.16정부의 실세로 통하던 홍종철 포병 중령을 만나 간부후보생에 응시하여 공병장교가 됐다. 공병장교 10여년 복무경험과 기반이 농어촌공사와 새만금 댐공사와 깊은 인연의 고리가 됐다.

1967년 가뭄이 극심할 때 정부는 지하수개발단을 설치하고 공병장교들을 현장 감독으로 배치했다. 문 대위도 지하수 개발공사에 복무하다가 1969년 2월 전역한 후 농업진흥공사, 농어촌진흥공사, 농업기반공사로 개편하는 과정에 따라 근속하며 사장에 이르렀다.

YS정부 때 조홍래 정무수석의 추천으로 농업기반공사 사장으로 발탁되어 DJ정부까지 근속하며 새만금 댐공사를 추진한 후 군산시장이 되어 지금은 새만금 산업단지의 활성화를 이끌고 있으니 공병장교 때 감독하고 실습한 전공과목으로 지금껏 일관하고 있는 셈이다.

문 시장은 공기업에 재직하고 있으면서 못다 배운 학업을 되살려 1974년 단국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91년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석사, 2003년 군산대 명예 경영학 박사, 2005년 중앙대 대학원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문 시장이 CEO 시장으로 기업투자유치에 성공한 사례는 공무원 교육원 특강을 통해 ‘비즈니스 프렌드리 행정’으로 여러 차례 소개됐다. 또 지역농업 활성화 부문에서는 ‘철새도래지쌀’ 브랜드를 개발하여 전국 12개 브랜드에 8년 연속 선정되고 수출 1호를 기록했다.

문 시장은 자신 열정과 혼이 쌓인 새만금댐을 군산의 성장잠재력으로 삼아 50만 국제관광기업도시 비전을 자신있게 제시했다. 새만금 방조제 1억2천만평 가운데 71%가 군산시 소속이며 주변에는 크고 작은 63개 섬들이 모두 관광자원이다.

또한 불 꺼진 항구도시의 활력을 되찾은 후 일제가 남기고 간 근대건축물과 각종 문화유산을 복원하고 역사박물관을 세워 ‘명품도시 군산’, ‘위풍당당 글로벌 군산’을 외치고 있다. 민선 지방자치장이란 민생위주의 주식회사 CEO의 역할이라고 믿어진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176호(2014년 4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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