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석 회장, 성공한 신시장 자부

▲ 박기석 코스닥 상장법인협의회장

코스닥시장이 개설된지 10년이 되었다. 중소·벤처기업의 직접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투자자에게 고위험고수익의 투자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1996년에 개장된 코스닥시장은 이제 규모면에서 유가증권시장을 능가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의 상장기업 수는 723개사인데 비해 코스닥은 943개사에 이르고 있다. 특히 거래량의 경우 지난 8월 한 달 동안 유가증권시장의 월간 거래량이 45억 주에 불과한데 반해, 코스닥시장은 87억 주를 기록하였다.

코스닥시장 10년
세계 4위규모 성장
박기석 회장, 성공한 신시장 자부
유망 중소,벤처 30조 자금조달 역할

미,일,영국 이어 세계 4위

박기석 코스닥 상장법인협의회장은 지난 10년간 코스닥시장은 중소, 벤처기업 자금조달 역할을 맡아오면서 어느덧 세계 4위 규모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개설 당시 상장기업 343개사와 시가총액 8조 6천억 원으로 출발한 코스닥시장은 개장 10년 만에 눈부신 성장을 이룩하였다. 금년 9월말 현재 상장기업 수 943개사, 시가총액 69조 1천억 원으로 증가하였는데 이는 개설 당시에 비해 각각 2.7배와 8배 가량 증가한 수치이다. 코스닥시장이 유가증권시장의 전 단계적인 시장이 아닌, 독립적이고 경쟁적인 시장으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셈이다.
코스닥시장의 성공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세계증권거래소연맹(WFE)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의 지난 해 말 기준 시가총액은 701억 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신시장 중 미국의 나스닥(Nasdaq), 일본의 자스닥(Jasdaq), 영국의 AIM에 이어 4위에 달하는 금액이다.
박 회장은 “코스닥시장이 세계 주요 신시장 가운데 미국의 나스닥 다음으로 성공한 시장”이라 자부하며, “개장 30년이 넘은 나스닥과 이제 10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코스닥시장을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성장성에 있어서 만큼은 나스닥에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2004년 대비 2005년의 시가총액, 상장법인 수, 거래대금 증가율 등에 있어서는 코스닥시장이 오히려 나스닥을 능가하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영국의 투자자문사인 Grant Thornton도 코스닥을 “높은 유동성과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투자자에게 진정한 가치를 선사한 성공한 신시장”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코스닥시장은 양적으로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큰 성장을 보였다. 전체 공시 건수 대비 불성실공시의 비율은 개장 첫 해 3.99%에서 지난 해 0.16%로, 25분의 1 수준으로 감소되었다. 상장기업의 재무부문에서도 우량화가 이루어졌다. 1999년과 2005년말 현재 시가총액 상위 30위의 기업을 비교해 보면, 매출액은 124.7%, 영업이익은 250.4%, 경상이익은 181.2%, 당기순이익은 172.1%씩 증가한 반면, 부채비율은 11.1% 하락하였다. 또한 지속적 이익도 약 75억 원에서 약 1조39억 원으로 현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이익의 질이 실질적으로 향상되었음을 알 수 있다. 지속적 이익이란 매년 반복적인 기업활동의 결과로 나타난, 미래에도 유사한 크기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이익을 말하며, 이 규모가 크다는 것은 기업의 성장가능성이 높고 위험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소기업의 효율적 자금조달시장

코스닥시장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은 첨단기술 기업을 대상으로 자본을 공급하고, 투자자에게는 새로운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즉 직접자금조달 시장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지닌 벤처기업, 유망 중소기업 등에 장기적이며 안정적인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것이다.
1996년 개장 이후 지금까지 코스닥상장기업이 증권시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규모는 약 30조 원에 가깝다. 이 정도 규모의 자금을 발행시장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조달했다면 기업들은 엄청난 금융비용을 부담해야 했을 것이다. 결국 코스닥시장을 통해 유망 벤처기업의 발굴과 지원이 가능해져 자금의 효율적 배분을 이루는 동시에 첨단산업도 성장시키는 선순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박 회장은 “IMF 극복의 주역으로 코스닥시장을 꼽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투자자에게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기업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수단 뿐만 아니라 투자자의 투자위험 선호도에 맞는 고위험, 고수익의 투자대안을 제공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상장기업들은 이 자금을 바탕으로 지난 한 해 총 20조 원 가량의 제품과 서비스를 수출했다. 이는 국내 총 수출의 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또한 총 19만 명의 인력을 고용하였고, 1.2조 원을 투자하여 활발한 R&D 활동을 펼쳤으며, 그 결과 5천900건의 지적재산권을 등록하는 성과도 올렸다. 코스닥은 수출과 고용창출 그리고 R&D에 있어 우리 경제의 한 축을 당당히 구성하고 있는 셈이다.
박 회장은 “코스닥에 상장할 경우 객관적인 검증을 거친 기업이므로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코스닥 상장은 기업의 이미지와 신인도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코스닥에 상장하기 위해 기업지배구조 및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사업의 수익성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데, 이는 결국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 문제와도 연결되게 된다”고 말했다.

기관, 외국인투자 비중 낮아

코스닥시장은 기관 및 외국인투자자의 투자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 또 이른 바 작전세력에 의해 주가가 움직인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런 문제는 상당수의 코스닥상장기업의 규모가 작아서 기관이나 외국인투자자의 관심을 끌기가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코스닥상장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코스닥시장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투자정보 제공을 확대하기 위해 KRP 및 XBRL의 확대와 IR 개최의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 또 LP제도의 도입 등을 통해 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유동성을 증대해야 할 필요도 있다.
KRP(KRX Research Project)는 코스닥상장기업에 대한 정보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자사의 기업분석을 희망하는 상장기업과 증권사를 연계하여 주기적으로 분석리포트가 생산되도록 구성한 것으로, 협의회가 증권선물거래소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현재 96개사의 코스닥상장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1사당 2개의 증권사로부터 연간 8회의 분석리포트가 제공되고 있다. 올해 3월의 첫 리포트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약 330건의 분석리포트가 작성되었다.
XBRL(eXtensible Business Reporting Language)은 기업의 비지니스 리포트에서 복잡한 기업정보가 보다 효율적으로 생성, 교환, 비교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XML(eXtensible Markup Language)을 비지니스 리포팅 영역에 응용한 국제적인 표준언어이다. 현재 소수의 일부 코스닥기업이 이용하고 있는 XBRL이 전 상장기업으로 확대되면 기업정보를 훨씬 쉽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LP(유동성공급자)제도는 상장법인과 계약을 맺은 증권회사(LP)가 시장에 지속적으로 매도와 매수호가를 제시하여 원활한 거래 및 안정적인 주가형성을 유도하는 제도를 말한다. 올해 1월부터 유가증권시장에 유동성공급자제도가 도입되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므로 코스닥시장에도 이 제도를 도입하여 매매거래의 부진으로 인한 주가 저평가현상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클린 이미지, 정체성 확립 과제

일부 기업 및 대주주의 도덕적 해이와 한계기업의 퇴출미흡으로 인한 시장의 신뢰 저하도 문제이다. 아직도 코스닥은 불안한 시장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완전히 불식시키지는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관계당국에서는 불공정거래 방지를 통한 투자자 보호기능 강화, 우회상장 및 퇴출제도 보완에 따른 시장 건전화와 신뢰회복 등의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협의회도 투명경영이 정착될 때 기업의 가치가 제고된다는 사실을 상장기업 스스로 깨닫고 실행할 수 있도록 윤리경영을 위한 지도, 내부회계관리시스템 등 회계시스템 정비, 기업 내부 의사소통의 활성화 등에 대한 지원을 적극화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정체성 확립도 중요하다. 협의회는 2004년 9월 ‘코스닥 브랜드 가치의 산출 및 제고방안’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 적이 있다. ‘코스닥’이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평가함으로써 코스닥브랜드 관리체제를 마련하고, 체계적인 관리를 통하여 코스닥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진행한 사업이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스닥 브랜드 가치의 향상을 위해서는 코스닥시장의 차별성이 부각되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성장, 고수익, 고위험 기업을 위한 시장이라는 차별성과 함께 첨단(high-tech)시장의 이미지 창출과 지식집약산업의 중점 육성이 요구되는 것이다.
박 회장은 “코스닥시장이 특화되지 않는다면 우량기업들로부터 외면 받게 될 것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나스닥보다 상장기업 수는 1.5배, 거래대금은 2배, 시가총액은 3.5배 가량 큼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나 인텔과 같은 초대형 글로벌 기업들이 나스닥을 떠나지 않고 있다. 이들 기업은 나스닥이 지닌 첨단기술의 이미지를 자사의 이미지와 결부시켜 유지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코스닥시장이 보다 큰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유가증권시장과 차별화된 이미지와 정체성 확립을 통해 국내외의 우량한 첨단기술 기업들을 많이 유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任)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87호(2006년 1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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