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전 옛부대 위문 안도와 자부심

▲ 1식3찬의 자율급식에 배고픔이 사라졌다.

옛 내무반 간곳없네
군 병영생활 현대화
50년전 옛부대 위문 안도와 자부심


글/박민식 편집위원·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자문위원

대한민국 사나이에게 군(軍) 복무시절은 평생의 추억이다. 가까운 친지가 50년 전에 근무했던 강원도 화천군 깊은 산골 옛 부대를 위문방문 한다기에 동행했다. 노병(老兵)은 늦가을 단풍이 사라지기 전에 옛 친정집 나들이하는 기분이라며 설레는 표정이었다.

옛부대 위문길 노병의 기억과 회상

옛 부대로 가는 길이 50년 전에는 비포장 먼지 길이이었다고 회상했다.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며 낡은 장비와 총기를 닦고 수시로 강훈(强訓)했던 기억도 더듬었다. 그러면서 지금쯤 얼마큼, 어디까지 변했을까 궁금하다고 말했다.

▲ 옛 내무반 대신에 10명 단위의 계급별 생활관 모습

옛 부대 인근에는 가난한 농가가 드문드문 있었노라고 기억한다. 부대 안에는 수도시설이 없고 우물과 펌프가 있었지만 늘 생활용수가 모자라 실개천으로 나가 세면하고 세탁했었다고 했다. 지금쯤이면 월동용 김장작업을 끝냈지 않았을까 짐작된다고 했다. 그때 그 시절 김장담기는 엄청 힘겨운 작전이었노라고 했다.
무엇보다 낡은 막사를 보수하고 내무반 방풍망 작업이 고달팠다고 회상한다. 혹한과 눈보라에 대비하여 볏짚으로 창문에 방풍망을 설치하여 30여명의 전우가 체온으로 한겨울을 보낸 나날들이었다고 했다.
현지에 도착하기 까지 옛 부대를 찾아가는 노병의 울적한 심정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 체력단련장에서 강한 국방력을 쌓는다.

상승용호 기상에 무한한 자부심

옛 부대를 지키고 있는 장병들은 첫눈에 너무나 당당한 기상이었다. 노병은 자신이 복무했던 옛 부대가 아니라고 느꼈다. 그렇지만 상승(常勝) 용호(龍虎) 구호에 옛 전우로서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88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영내의 환경이 말끔히 달라졌노라고 했다. 옛 내무반의 추억은 간곳없고 10명 단위의 계급별 생활관으로 바뀌었으니 신기할 정도였다. 침대와 관물정돈대 등이 어느 직장 사무실을 연상케 했다.
생활관 옆에는 공용 컴퓨터실, 전화 이용실, 체력 단련실이 병사들의 일상과 취미생활을 잘 말해준다. 특히 재학 중에 입대한 병사들을 위한 도서실이 군복무 의무를 수행하며 학업을 계속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50년 만에 옛 부대를 방문한 노병의 심정이 너무나 흡족했음은 물론이다. 나라경제와 사회가 발전한 만큼 군부대와 병영생활이 발전했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옛 군복무 시절의 배고픔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사실이 감명깊었다. 국민이 더 많은 세금을 납부했기에 넉넉한 식당에서 병사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다니 나라와 국민에게 감사하며 복무할 수 있어서 얼마나 흐뭇한 일인가.
식당에는 급양 담당 군무원이 조리를 지도하여 위생과 영양을 돌봐 준다니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님들도 걱정을 덜었다고 믿는다.

나라가 발전했기에, 군이 나라를 지켰기에

노병과 동행한 일행은 나라가 발전하여 후배 병사들이 편익한 환경에서 나라를 지키고 있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50년 전 어려운 환경 속에서 군이 나라를 지켰기에 경제가 발전하여 후배들의 병영생활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었다고 자부하고 싶어진다.

▲ 공용 컴퓨터실에서 취미생활하며 창의력을 개발한다.

노병 일행은 건국 대통령 이승만, 산업화 대통령 박정희의 나라를 경영한 영도력을 생각했다. 또 이병철, 정주영 회장 등과 같은 뛰어난 기업인들이 군을 믿고 왕성한 기업가정신을 발휘하여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자주국방력을 갖지 못했던 가난한 시절 김일성의 남침전쟁으로 대한민국의 운명이 풍전등화일 때 참전 16개국 장병들이 침략을 저지시켜 오늘의 대한민국이 번영을 누리고 있지 않은가. 참전 노병들이 대한민국을 방문할 때마다 ‘원더풀 코리아’를 외치는 것도 감격 아닌가.
50년 전 옛 부대의 위문방문은 참으로 뜻이 깊고 보람을 만끽한 오랜만의 친정 나들이였다는 소감이다.

군의무 복무기간은 ‘인생의 사관학교’

노병의 옛 부대 위문 시에는 병사들을 위한 물품을 준비하는 것이 도리라고 여기고 이것저것 궁리를 했었다. 겨울이 다가오니 따뜻한 난방시설을 준비할까, 아니면 병사들의 오락과 취미용품을 준비할까, 영양보충을 위한 급식용품을 준비할까 고심했었지만 나라와 국민이 웬만한 편익시설을 갖춰줬다기에 따로 준비할 물품이 생각나지 않았다.
위문금으로 준비한 2,000만원 상당을 연대에 기탁하여 “장병들을 위해 요긴하게 활용했으면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전해주고 귀경했다. 홀가분한 귀경길에는 건강하고 활달한 후배 병사들에게 대한민국 사나이로서 군 복무기간을 “군대 가서 썩는 시간”이라 오해하지 말고 제대 후 사회로 나와 강한 정신력으로 살아갈 “인생의 사관학교” 시절이라고 당부했다.

▲ £50년전 복무했던 상승용호의 이기자 부대 장병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184호(2014년 1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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