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혼곡의 끝자락
흐느끼는 까닭은

정재호 칼럼집, 글마당 출간

경향신문 주월 특파원, 정치부장을 거쳐 3선 의원 경륜을 쌓은 대논객의 3번째 칼럼집으로 글마당이 출간했다. 오랫동안 헌정지(憲政誌)와 월간 경제풍월에 연재한 칼럼들을 선별 352페이지에 50여 편을 실었다.

3선의원 경륜의 격조높은 정치칼럼

제1부 목 놓아 울었던 그날인데, 제2부 박정희·박근혜의 계주, 제3부 대통령의 九容, 제4부 인간시장과 정치장터, 제5부 김치의 정치학, 제6부 지워지지 않을 이름들. 언론과 정계에서 폭 넓은 경륜을 쌓은 대논객의 깊고 예리한 관찰력과 촌철살인격의 격조 높은 필력이 넘친다.
박정희와 박근혜의 계주 편에 ‘딸의 눈빛과 아버지의 氣’, ‘인사만사는 영원한 고전, 여성대권의 새지평’, 대통령의 구룡 편에는 ‘박정희의 대국대식론’, ‘새마을 깃발 속의 박정희’, ‘노무현의 토설’ 등이 너무나 예리한 분석과 지적이다.
정치장터 편에는 ‘노무현 정치의 상속자들’, ‘색깔론의 민낯’, ‘노무현과 지킬박사&박정희’, 김치의 정치학 편은 ‘바람의 정치학’, ‘무덤의 정치학’, ‘막말의 정치학’, ‘신명의 정치학’ 등이 전개된다.
지워지지 않을 이름들 편은 이승만 건국 대통령에서부터 ‘착한 독재자 박정희의 도전과 응전’, ‘자유의 나그네 남도 300리’, ‘부엉이 바위에 부서진 넋이여’, ‘추억, 3김정치’, ‘소석(素石), 현재 진행형의 전설’, ‘JP, 망구의 고별사’ 등이 모두 심금을 울린다.

칼럼이란 시대동행, 시대증언

저자는 머리말에서 “칼럼은 시대와 동행하는 시대의 증언이다”라고 했다. 증언의 실효(實效)는 시대의 유속(流速)과 함께하는 이치로 흔히 칼럼을 ‘잊힌 계절의 언어’, ‘빛바랜 흑백 영상’이라고도 했다.
또한 역사는 쉼표나 마침표를 거부할뿐더러 끊임없이 되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하면서 스스로 만각(晩覺)이라 겸양했다. 저자는 글 욕심이 많은 분으로 칼럼을 써놓고 두 번 세 번 읽고 다듬는 성품이다. 대기자에다 대논객의 글 쓰는 품격에 후진들이 감동하는 것이 이 때문이다.

치욕은 약자의 몫이다···큰정치 큰화두

3선 국회의원으로 정치칼럼의 무게가 돋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대통령의 구룡 편에 나오는 ‘큰 정치와 큰 화두’를 보자.
망국한(亡國恨)이 서린 경술국치 100주년, 골육상쟁의 6.25전쟁, 부정선거 저항의 4.19 학생혁명 50주년, 산업화를 점화시킨 경부고속도로 개통과 새마을운동 40년, 5.18 민주항쟁 30년,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정상회담 10년, 하나같이 역사성이 농축된 뿌리 깊은 푯말들이다. 굽이굽이 나라 명운이 소용돌이 쳤던 가쁜 숨결이 격동하는 오늘의 맥박과 맞물려 있지 않은가.
100년 전 나라를 빼앗긴 그때 조정과 민초의 빛바랜 초상을 동네 어귀마다 흔한 늙은 느티나무에 걸어 놓고 한발 물러서서 회한의 눈빛으로 옛날을 응시해 보자.
반세기 하고도 10년을 넘긴 6.25를 담은 수북한 기록들을 책상머리에 내려놓고 바짝 다가앉아 유신의 눈빛으로 투시해보자. 암울했던 시대의 실록과 증언들은 오직 하나로 모아진다.
강제병합도, 기습남침도 “우리가 약했기에 당했노라”고가 정답 아닌가. 치욕은 약자의 몫이다. 엄숙한 역사의 증언 앞에서 우리의 선택은 자명하다. 부국강병이다.

대한민국 헌정회 원로회의 부의장

저자 정재호(鄭在虎) 대논객은 민국일보에서 출발하여 서울신문, 경향신문을 거치면서 일본과 베트남 특파원, 정치부장, 논설위원 등으로 필명을 날렸다. 정계에 진출하여 유정회 1·2·3기를 연임하면서 유정회 원내총무·대변인·홍보위원장을 역임했으나 1980년 정치활동규제법에 묶여 5년간 은거했다. 그 뒤 대한민국 헌정회 사무총장·대변인·편집위원·부회장 등으로 활동하며 외부 기고로 왕성한 집필력을 과시해왔다. 현재는 헌정회 원로회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향수’, ‘폭포수’, 역서 ‘어글리 자파니스’, 공저로 ‘육영수추도문집’, 칼럼집 ‘새천년 새벽의 초대’, ‘대통령의 초상’ 등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185호 (2015년 1월호) 기사입니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