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대역 최초 완역
모종강본 三國演義
비봉출판 朴琪鳳사장 3년 대작업

▲ 三國演義전12권

삼국연의(三國演義) 1~8권 원문대역 완역 및 원문과 주석 4권 등 도합 12권이 비봉출판 박기봉(朴琪鳳) 사장의 집념으로 출간됐다. 이 책은 나관중(羅貫中) 원저, 모종강(毛宗崗) 평론·개정의 ‘모종강 삼국연의’의 평론과 협평 등을 포함해 국내 최초로 완역했다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꼬박 3년간 4000여쪽 완역 대작업

출판인 박기봉씨는 경복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증권사에 근무하다 비봉출판을 설립하여 충무공 이순신 전서 4권, 조선상고사(신채호 저), 교양으로 읽는 논어·맹자 등 역서와 저서를 많이 출간한 바 있다.
박 사장은 3년 전 퇴임한 CEO들 모임에서 한문공부를 위해 맹자를 배우겠다는 제의를 듣고 삼국연의에 나오는 명문장들의 대역본 한권을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한 후 이를 완역하게 됐노라고 한다. 그로부터 꼬박 3년간 집과 사무실에서 만사를 제쳐두고 완역작업에 매달려 4,000쪽이 넘는 역서를 출간했으니 주변에서 모두들 ‘미련하다’고들 평했다는 이야기다.
제1권 도원결의(桃園結義), 제2권 천하동란(天下動亂), 제3권 삼고초려(三顧草廬), 제4권 적벽대전(赤壁大戰), 제5권 현덕위한왕(玄德爲漢王), 제6권 칠금맹획(七擒孟獲), 제7권 장성운오장원(長星隕五丈原), 제8권 삼분귀통일(三分歸統一), 9~12권 원문.

삼국연의는 사서아닌 풀어쓴 역사소설

왜 삼국지(三國志)로 알려져 온 것을 삼국연의(三國演義)라 했는가. 역자는 삼국지는 중국의 3국시대 사서이나 삼국연의는 풀어쓴 이야기로 역사소설이라고 설명한다. 또 왜 나관중본이 아닌 모종강본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최초로 정직하게 완역된 본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 비봉출판 박기봉 사장

나관중본의 삼국지통속연의는 청나라 사람 모종강 부자가 내용 중 일부를 빼고 새로 써서 추가하고 고치고 문장을 다듬었으며 매회 마다 평론과 협평을 추가한 ‘모종강본 삼국연의’가 나오자 그만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로부터 수백년 동안 세계적으로 모종강본 삼국연의가 통용되어 왔다는 이야기다.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나관중 지음, 아무개씨 옮김으로 표기된 삼국지를 찾으면 여러 종류가 있다. 일본인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 정비석의 ‘삼국지’, 이문열의 ‘삼국지’, 황석영의 ‘삼국지’ 등이 있지만 이들 책은 첫 회부터 내용이 전혀 다르다. 역자는 같은 사람이 지은 삼국지가 이처럼 내용이 다를 수 있는가에 문제의식을 갖고 원문대역 완역에 도전했다는 설명이다.

일본 대중작가가 원문과 달리 소설화

원래 삼국지는 진나라 때 진수가 쓴 사서(史書)이다. 이는 사마천의 사기(史記), 반고의 한서(漢書), 범엽의 후한서(後漢書)와 더불어 중국의 4대 정사(正史)이다. 이 삼국지로부터 등장인물과 이야기 소재를 취하여 소설화한 것이 ‘삼국지연의’로 우리말로는 ‘소설 삼국지’이다.
이 같은 소설책의 제목을 원전과는 다른 삼국지라고 이름 붙인 것은 일제시절 요시카와 에이지(吉川英治)라는 일본 대중작가가 재미있게 가공하여 중국 사서인 삼국지로 소개한 것이다. 이 소설이 히트하여 국내 독자들도 삼국지를 잘못 알고 읽게 되고 해방 후에도 많은 작가들에 의해 요시카와식 삼국지를 개작, 발표한 것이다.

한문학, 중문학도 위한 주석

작가들에 의해 다양한 내용으로 소설 삼국지를 발표한 것은 독자들에게 흥미를 줄 수도 있다. 그러나 본래의 삼국연의가 어떤 책인지 내용이 제대로 소개돼야 한다는 점에서 원문에 충실하면서 기존의 오역을 최대한 바로 잡기 위해 완역본을 출간했다는 설명이다.
비봉출판이 모종강본 삼국연의의 전 원문과 원문에 대한 주석을 달아 놓은 것은 한문공부나 중문학을 공부하려는 독자들을 위한 배려이다. 삼국연의는 문장이 평이하지만 고문(古文)과 백화문(白話文)이 섞여 있어 주석 없이는 한문학도나 중문학도들이 읽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책에 나오는 격언과 고사들은 번역문 뒤에 원문을 괄호 안에 넣고 인용된 옛말들은 논어, 맹자, 손자병법 등 그 출처를 밝혔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185호 (2015년 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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