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주필, 반칙에는 채찍 따라야

국민이 정신 차릴 기회
북핵 분수령 넘었다
새천년포럼, 북핵과 차기대선 토론
문창극 주필, 반칙에는 채찍 따라야

북의 핵실험이 몰고 온 새로운 상황이 내년 대선 구도에는 어떤 작용으로 나타날까. 새천년포럼(이사장 李範俊)이 10월 12일 하오 캐피탈호텔에서 문창극 중앙일보 주필을 초청, ‘북핵과 차기 대선 구도 향방’에 관한 토론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전직 외교관, 국회의원, 교수, 언론계 출신 다수가 참석하여 북의 핵무장에 관한 민족적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국론분열 없이 분노와 채찍으로 친북 좌파적 리더십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많이 제기했다.

지루한 남북대결 종식과정 시작

문창극 주필은 발제를 통해 북핵이 가져올 한반도 상황변동을 ‘절망에서 희망으로’ 반전 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 새천년포럼이 지난 10월 12일 문창극 중앙일보 주필을 초청, ‘ 북핵과 차기 대선 구도 향방’ 에 관한 토론회를 가졌다.

북핵 실험의 악몽이 현실화 됐는데도 평소 ‘우리민족끼리’를 주장해온 친북파는 아직도 김정일을 이야기하고 있고 정부는 갈팡질팡하고 국민의 분노도 미지근하니 국가안보에 신경이 마비된 느낌이다. 그러나 절망에서 희망이 보인다. 북이 스스로 무덤을 파고 지루한 남북대결이 종식되는 과정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
노무현 정권의 취약한 리더십이 당장은 고통이지만 국민에게 정신 차릴 교육기회가 됐다. 대한민국 국가 리더십의 수준이 고작 이 정도에 지나지 않느냐고 깨닫게 됐을 것이다.
핵무기는 ‘누가 쥐고 있느냐’에 따라 모두가 공멸할 수도 있고 평화를 보장할 수도 있다. 미국과 소련의 양극체제 하의 핵은 세계 대전을 방지할 수 있었지만 군소국가들이 핵을 보유한 다극체제로 확산되면 전쟁이 날수도 있다. 북한 핵을 이용가치가 없게 만드는 것이 우리 외교의 당면 과제이고 국가의 생존전략이다.
하나는 한국이 핵을 개발 보유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의 핵우산 보호를 받는 방안이다. 통일을 생각하면 핵개발 보다 핵우산이 옳다. 한국이 핵을 갖게 되면 중국과 러시아가 통일에 거부감을 나타낼 것이기 때문이다.

DJ 햇볕연설 할 때 아니다

남북화해와 협력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북한 지도부가 우리와 똑같은 사고와 행동을 가진 사람이라고 인식하고 접근한 것이 맹점이었다. 지금껏 남북대화에 실패한 것이 이 때문이다.
북이 핵무기로 위협할 때 우리가 겁을 먹거나 굴복해야 그들은 목적을 달성한다. 반면에 미국의 핵우산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면 북핵의 효용가치가 없어진다.
이미 북핵 실험으로 역사는 흘렀고 분수령을 넘어섰다. 햇볕정책은 이미 무효화 됐다. 반칙에는 응징이 따라야 하므로 경제제재는 불가피하다. 김정일의 정권유지용 핵실험에 대한 분명한 선을 그어 보여야 한다.
국제사회의 대북재제에 동참하는 것이 우리의 짐을 덜게 된다. 채찍이 필요할 때 채찍을 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줘야 한다. 이럴 때 남남(#南南)갈등이 제일 큰 문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햇볕과 포용정책이 실패했다는 해괴한 논리가 왜 나도느냐”고 연설할 때가 아니다. 또 광주를 이용하여 표를 결속시키려는 ‘호남 무기화’로 국면을 바꾸려는 느낌이다. 이미 열린우리당이 ‘DJ를 잡으면 살길이 생긴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차기 지도자는 國格(국격) 손상 말아야

과거 몇 차례 대선 구도에 비춰보면 DJ가 햇볕을 살려내면 중도 성향까지 단일화하여 대세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할런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 정치공학도 성공하기 어렵다고 본다.
87년 노태우 후보의 4자 필승론, 92년 YS의 대세론이 성공했지만 97년에는 DJP 연합이 이회창 대세론을 꺾어 역공작이 성공했다. 지금은 엘리트의 논리가 아닌 대중심리가 좌우한다. 세대별로 보면 40대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그들은 장래를 생각하며 ‘어디로 갈까’ 방황한다.
차기 국가 지도자는 국가관이 뚜렷하고 외교력이 확고한 인물이어야 한다. 품위가 있고 미래의 안목도 갖춰 나라의 국격(#國格)을 손상시키지 말아야 한다.
지금껏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새로운 인물이 돌출, 부상하리라고 보지 않는다. 이미 국민들의 마음속에 밑그림이 그려져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남한 정부의 無策(무책)이 문제다

이 같은 문주필의 발제에 이어 정치와 외교 분야의 경륜 높은 참석자들과 토론이 있었다.
- 차기 대선에는 정치공작이 실패한다고 했지만 남북이 연계된 공작이 있을 수 있지 않는가. DJ가 호남을 결속시키려고 나선 것도 중요한 변수가 아닌가.
- 북한은 매우 교활하지만 무모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로 무모해졌지만 자기네 요구를 관철 시키고자 안간힘을 쏟을 것이다. 문제는 남한의 무책(無策)이다.
일부 친북론자들은 북핵을 지금도 민족핵(#民族核)이라 강변하고 정치 지도자는 포용정책이 ‘된다. 안된다’, ‘PSI 참가한다. 안한다’라고 갈팡질팡하니 공작의 여지가 생겨난다. 정부의 무책이 종지부를 찍으면 북의 공작 여지가 좁혀진다.
- DJ는 북핵 실험을 미국의 책임이라 주장하고 미국과 북한의 대화만 강조하니 반미감정을 유발시키고 있지 않느냐.
- DJ의 햇볕정책은 목표와 전략이 없고 주적도 모르고 자기 자신도 몰랐기 때문에 실패했다. 미국 책임론은 왜 미국이 대화를 거부하는가를 도외시한 주장이다. 미국은 북한이 제네바 협정을 위반한 전례를 잊지 못한다. 젊은 세대들을 겨냥한 미국 책임론으로 반미감정을 유발시키려는 공작이 성공하리라고 볼 수 없다.
- 항간에서는 내년에 대통령 선거가 없을 수도 있지 않느냐는 극단적인 관측도 있다. 상황이 불리해지면 혼란을 더욱 부추겨 선거마저 할 수 없지 않느냐는 말이다.
- 너무 극단적인 상상이다. 6·25 전쟁 중에도 선거를 실시했다. 이번 국회가 끝나면 열린우리당은 해체되지 않을까 관측되며 여러 형태의 정계개편을 예상할 수 있지만 극단적인 상황은 생각할 수 없다. 다만 정권을 재창출하지 못하면 죽는다고 생각하는 세력이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 신문의 여론조사가 의도적이거나 객관성에 문제는 없는가. 여성표의 향방이 대선에 미칠 영향은 어떻게 보는가.
- 조·동·중의 여론조사에는 어떤 의도도 개입할 수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여론조사 기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은 들어봤다.
여성표와 여성 후보에 대한 특별한 인식이 따로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남녀 성 구분 없이 유력 후보들이 국민 앞에 부각되어 있다고 믿는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87호(2006년 1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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