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정치파업 동참 ‘못참겠다’

울산 시민들의 분통
현대차 또 파업하나
민노총 정치파업 동참 ‘못참겠다’
채산성 악화 비상에 한가한 투정

현대자동차 노조가 또 파업한다는 소식이 무슨 말인가. 지난여름 파업투쟁으로 얻을 것 다 얻어냈다더니 이번엔 무슨 명분인가. 현대차는 환율하락으로 채산성이 뚝 떨어진 비상이라는데 배부른 노조는 민노총의 정치파업에 동참키로 했다니 차마 눈뜨고 보기 싫다는 반응이다.

울산 시민들이 경악할 노릇

현대차 노조(위원장 박유기)는 온 국민의 지탄을 받았던 여름투쟁 석 달 만에 민노총의 투쟁지침에 따라 11월 총파업 찬반투표를 거쳐 근로조건 등과는 상관없이 정치파업에 동참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민노총의 4대 목표 총파업이란 노사관계 민주화 입법쟁취, 한·미 FTA 저지투쟁,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쟁취, 산재보험법 전면개정 투쟁 등 이른바 정치력 과시를 위한 투쟁목표이다.
귀족노조로 불리는 현대차 노조가 민노총 총파업에 동참하려는 것은 일종의 체질이자 배부른 투정이라 할 수 있다. 울산 시민들과 현대차 하청업체들은 그들의 정치놀음에 전율을 느끼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현대차 노조는 여름투쟁을 통해 임금인상은 물론 위로금, 격려금 등을 받아내어 막강한 조직과 투쟁력을 과시한 바 있었다.

정치파업 성공하지 못한다

현대차 노조의 총파업 동참은 단체협상 내용과는 상관없는 정치파업으로 불법행위로 지적된다. 그렇지만 현대차 노조는 불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노조위원장 박유기 씨는 ‘구속을 각오 하고라도’ 정치파업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노조는 회사의 경영 상태나 울산 시민들의 입장이 안중에도 없다는 자세이다. 지난 여름투쟁으로 생산차질 9만4천여 대, 매출손실 1조2천900억 원으로 집계된 바 있었다.
파업을 치른 후에 발표된 현대차의 경영실적은 3분기 매출액 5조8천870억 원으로 전년 동기비 4%, 2분기 보다는 16%나 감소했다. 또 영업이익 순이익 등도 대폭 줄어들었다.
현대차 그룹은 수직 계열화를 위해 당진공장의 일관제철소를 기공했다. 대형투자에 따른 자체자금 조달이 시급한 시점에 현대와 기아차 노조의 만성적인 파업투쟁 손실이 어떤 결과를 빚게 될 것인가를 생각해 봤을까.
아마도 노조는 경영환경 악화로 채산성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는 회사 측의 설명을 듣지 않으려 할 것이다. 노조는 집단투쟁을 통해 무엇이건 얻을 수 있다는 확신으로 다시 정치파업에 참여키로 결정했을 것이다.
과연 언제까지나 이 같은 노조의 행태를 지역 주민들이 한탄만 하고 있어야 할 것인가.

노조의 파워 과신하지 말라

이미 전 국민이 인식하다시피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의 악성파업은 한계를 넘어섰다. 지금껏 파업투쟁으로 실패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투쟁은 곧 승리’라는 신념에 차 물불을 가리지 않게 됐다고 볼 수 있다.
노조의 채용비리가 들통 나고 지도부의 윤리성과 도덕성이 몇 차례나 문제 되었지만 반성하거나 부끄러워하는 자세가 아니다. 형사문제가 되어 일시 사과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잠시 위기모면을 위한 술수에 지나지 않았다.
현대차 노조가 1987년 설립 이후 거의 매년 파업을 되풀이 해왔다는 사실을 기억하기도 지겨운 노릇이다. 임금, 성과금, 단협, 정리해고, 비정규직, 산별체제 등 아무 것이나 걸고 파업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현대차 노조의 파업에 따른 누적 생산차질이 103만 대, 매출손실액이 1조3천억 원을 넘고 있지만 노조는 이를 걱정하지 않는다. 국내 최고 수준의 고임금 사업장에서 넉넉한 후생복리 혜택을 누리면서 집단으로 사용자를 압박하면 또 얻어낼 수 있다고 확신하니 최근의 경영환경 악화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무엇이건 넘치면 무너지고 한도를 초과하면 쓰러지는 법이다. 아무리 노조의 파워가 막강하다 해도 국민의 힘을 능가할 수 있을까.
울산 시민들이 현대차 노조의 무분별 파업에 질색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노조 지도부의 도덕성이나 노동운동의 순수성을 잃으면 망하게 되어 있다. 어느 국민도 현대차 노조원들을 약자로 보지 않는다. 근로환경이 열악하다거나 처우가 미흡하다고 믿지 않는다.
현대차 노조는 자신들의 힘을 더 이상 과신하지 말아야 한다. 이번 정치파업은 명분도 없고 실익도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만 한다.
“현대차 노조가 또 파업한다는 말이냐”는 절대다수 국민의 소리를 듣지 않으면 반드시 무너진다고 충고하고 싶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88호(2006년 12월호) 기사입니다]

이코노미톡뉴스, ECONOMYTALK

(이톡뉴스는 여러분의 제보·제안 및 내용수정 요청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pr@economytalk.kr 로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미톡뉴스(시대정신 시대정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