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청 갈등 조장 등 계파정치 불치병

‘꼼꼼’ ‘촘촘’ 대통령 아래
청와대의 불통사고
사심 충동, 망발의 하극상· 불충 빈발
당· 청 갈등 조장 등 계파정치 불치병

▲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신년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35%까지 추락했다.

청와대가 왜 그 모양이냐고 국민이 묻는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가 그럴 수 있느냐고 실망한다. 취임 후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최저수준인 35%까지 추락했다. 이는 한마디로 ‘꼼꼼’ ‘촘촘’의 박 대통령 청와대에서 민심을 거역하는 불통(不通)사고가 빈발하느냐고 따져 물은 것이다.

대통령 리더십 ‘골든타임’에 비서실 사고

대통령은 연일 ‘창조경제’를 손에 들고 경제활성화의 골든타임을 살려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열성인데 청와대 비서실은 안팎으로 노다니며 추돌사고만 저질러대니 국정 지지율이 바닥권 아닌가.
대통령의 연두 기자회견도 역시 비서실 사고 때문에 감점이었다. 사심(私心)없고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비서실장이나 ‘아무런 실책 없는’ 문고리 3인방에 대한 무한신뢰가 여론과 맞지 않았다.
대통령의 신념과 원칙 및 확고한 애국심을 국민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인사문제만 나오면 불통사고이고 문건유출 파문에 이어 ‘수첩메모’ 망발마저 나오니 비서실에 질서나 기강이라고는 한 치도 남아 있지 않는 모양새다. 여기서 대통령의 리더십이 확립될 수 없고 국정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조성될 리 없다.
대통령이 비서실 개편하고 소통 ‘특보’ 만들고 현안 수습 뒤에 바꾸겠다고 약속했지만 시간이 급하기에 지체하지 말고 서둘러야 한다. 올해가 경제활성화 골든타임이지만 박 대통령의 국정 리더십의 골든타임이기도 하다.

▲ 새누리당 이준석 전 비대위원(왼쪽)이 청와대 문건 사건과 관련, 김무성 대표의 수첩에 적힌 이니셜이 김무성, 유승민이라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청와대 ‘조무래기들’에 기가 막혀

‘청와대 조무래기’와 새파란 ‘정치 초보’가 밤늦게 술판에서 문건유출 사건을 두고 배후설을 이야기 했다면 세상모르고 우쭐댄 ‘하극상’에다 ‘불충’이다. 진상은 불명확하지만 지난 대선 때 유공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40대 행정관이나 잠시 새누리당 비대위원 지낸 30대가 정치적 사건으로 포장된 문건유출 배후를 함부로 이야기할 입장인가.
실제로 K, Y 이름을 거론했는지, 잘못 듣고 잘못 전달했는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결과적으로 정치적 사건이 되고 말았다. K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Y가 TK 유력정치인 유승민 의원을 지칭한다니 말 그대로 정치초보 수준의 ‘조무래기들’이 비싼 술 마시며 멋대로 까불댄 꼴 아니고 무엇인가.
이를 전해들은 청와대는 발칵 하는 문제의식도 없이 적당히 덮어두려 했는가. 문건유출 사건도 아무런 의식 없이 ‘찌라시’라며 덮어두려다 국정을 흔든 큰 사건이 되고 말았는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는가. 머리 좋고 공부 잘 했다는 이준석 씨는 뭣 때문에 이를 김 대표에게 일러주었는가. 벌써 계파정치, 갈등정치 실습하러 다닌 것은 아닐까.
김 대표는 어쩌자고 국회기자들의 망원렌즈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좌석에서 수첩메모를 끄집어냈는가. 김 대표가 “기가 막힌다”고 한 말은 이해할 수 있다. 청와대 조무래기가 집권당 대표를 흔든다고 생각하면 누구나 청와대와 대통령을 향해 할 수 있는 말이다.
그렇다 해도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 당대표 옆 좌석에는 왜 MB정권 2인자이던 이재오 의원이 앉아 당·청 갈등 부추기는 발언만 하게 놔두는가. 친박 이정현 최고위원과 충돌하는 장면을 국민이 지켜보게 만드는 것이 의도적인가, 우연인가. 이미 친이(親李), 친박(親朴) 갈등은 국민의 눈에 다 드러났고 당·청간 불화와 불통도 드러났지만 당 대표가 부처님처럼 그냥 표정만 관리하고 있으니 또한 불통 아니고 무엇인가.

당권, 공천권, 계파정치의 풍토병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비선 실세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비난에 천부당만부당 이라 여길 수 있노라고 관측된다. 가족도 없이 달랑 홀몸으로 청와대에 입성하여 밤낮없이 국정에만 몰두한다. 동생 박지만에게 청와대에 얼씬도 못하게 하고 10년 전의 비서실장이던 정윤회 씨도 멀리 떼어놨다.

▲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정현 의원과 이재오 의원(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단지 국회의원 시절부터 지극정성으로 보좌해준 세 사람만 비서관 벼슬로 측근에 앉혀 놨을 뿐이다.
박근혜 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여전히 비난의 대상이지만 지난 대선 때 헌신했다는 수많은 ‘친박’이나 ‘박사모’는 전화 한통 없다면서 입들이 삐죽하게 나와 섭섭하다는 감정을 감추지 못한다. 대통령을 잘 안다는 사람들은 대통령이 ‘아예 그런 분’이라고 말한다.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친박을 “언제 떼어낼지…”라고 웃으며 공개했다. 대통령의 안중에는 나라와 ‘대통령 프로젝트’만이 있을 뿐이다. 너무 지나칠 만큼 결백하다거나 확고하다는 말 할 수 있다. 이는 다시 무섭다거나 강하다는 의미로 전달되기도 한다.
당·청간의 갈등도 원초적으로는 여기서 나왔다고 믿어진다. 대통령은 친박과 비박을 구별할 필요성을 느낄 필요가 없지만 당은 정치적 이해 때문에 갈라지고 있는 꼴이다.
대통령이 계파도 없고 2인자고 없다고 해도 절로 생각나는 계파정치가 오랜 난치병(難治病)아닌가. ‘친박’이 생긴 연유가 MB정권 공천 때 친이계의 ‘친박 학살’로 부터이다. 또한 박근혜 정부에서 친박과 비박도 당권과 차기 공천을 두고 다투는 격이다.
당대표 선거에 몰입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친노(親盧)와 비노(非盧)도 꼭 마찬가지 아니고 무엇인가. 결국 계파란 당권과 공천권을 말하니 오늘의 당·청간 갈등도 우리정치의 오랜 속성이라고 보니 풍토병(風土病)이자 불치병(不治病) 꼴이다.
다만 미우나 고우나 당·청간은 국정동반자, 운명공동체이니 ‘수첩메모’ 사건도 청와대의 인적쇄신을 계기로 수습돼야만 한다고 촉구한다. 그러니 청와대 쇄신을 지체할 까닭이 없는 것이다.

여야 공통의 불통이 한국 ‘정치병’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 대표에게 “대통령이 제발 숨 좀 쉬게 해달라”고 우스개한 말이 실감난다. 새민련은 집안 형편이 새누리당 보다 나을 것이 한 점도 없는 처지에 연일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즐기는 모양이다.
새민련은 박 대통령을 ‘불통’ ‘고집’이라고 야단이지만 국민의 눈에 비친 새민련도 지독한 불통이다. 심지어 당대표 선거가 끝나면 친노와 비노가 갈라서는 분당론까지 나오고 있지 않은가. 다만 문희상 대표가 연두회견을 통해 “경제와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고 강조한 말은 국민의 귀에 닿는다.
여야 가릴 것 없이 대통령과 청와대 비판에는 신명을 느끼면서 자신들에 대한 국민의 비판을 외면하는 것은 참으로 꼴불견이다. 지금은 전 국민이 정치인들 못지않게 거의 전문가 시대이다.
신문과 방송에다 인터넷 정보 홍수 속에 정치인들의 동영상과 입법활동 등을 낱낱이 지켜보며 평가한다. 정치, 경제, 사회문제에 관해 국민들의 판단과 주장도 정치인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주택과 부동산, 교육, 교통, 에너지문제, 노동과 복지정책까지 모르는 분야가 없을뿐더러 주장도 뚜렷하다.
반면에 정치꾼들은 입법활동이나 민생경제에는 관심이 적고 지역구 챙기기나 다음 선거에만 집착한다고 비판한다. 정치인들이나 고위 공직자들의 부끄러운 내면세계는 거의 다 드러난 바 있다. 인사청문회나 재산등록 및 공개를 통해 보통사람들보다 다른 점이 하나도 없다고 판정했다. 단지 선거를 통해 부끄러움을 모르는 각종 특권만 부여받았다고 보는 것이다.
결국 ‘불통’이란 대통령에서부터 정치권 전체가 깨달아야 하는 한국정치병이라는 결론이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186호 (2015년 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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