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참전 비화

미국 쌍둥이 4형제
6.25참전 비화
탱크부대 7개월 복무, 무사 귀국

글/裵興稷(배흥직) 慶安老會(경안노회) 은퇴목사 회장

▲ 미국 최초의 남자 네 쌍둥이 페리코네 형제가 1952년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군복무를 마치고 그해 12월 23일 샌프란시스코항으로 돌아온 모습

미국 쌍둥이 4형제가 6.25에 참전했던 비화가 미 국립문서보관소(NARA)의 동영상 자료와 한국전 당시 미국 언론보도로 확인됐다. 미국 최초의 4형제 남자 쌍둥이가 한국전에 동시 참전하여 같은 부대에서 근무를 마치고 귀국했다는 사실은 진기한 기록이다.

존슨 상원의장에게 탄원 동시 참전

화제의 쌍둥이 4형제는 페리코네 가의 앤서니, 칼, 도널드, 버나드 등으로 한국전이 한창이던 1952년 탱크부대에서 7개월간 복무했다는 기록이다.
이들 4형제가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같은 부대에서 복무한 것은 남다른 사연이 있었다. 당초 4형제 가운데 둘째인 칼에게 징집영장이 발부됐을 때 미 국방부는 형제를 같은 부대에 배치할 수 없다는 규정으로 형제들의 동시입대를 반대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1942년 11월, 미 순양함 주노(Juneau)호가 독일 잠수함에 격침되면서 함정에 승선하고 있던 설리번 형제 5명이 동시 전사한 사건을 계기로 형제간에 동일한 부대에 복무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원칙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앤서니 등 쌍둥이 4형제는 출생 직후부터 미국 최초의 남자 쌍둥이라는 유명세가 붙어 차남 칼의 징집영장을 계기로 동시에 참전하겠다는 뜻을 받아줘야 한다는 여론몰이에 나섰다. 쌍둥이 넷이 텍사스 출신 당시 상원의장인 린든 존슨 전 대통령에게 호소하여 미 국방부가 특별허가 함으로써 한국전에 동시 참전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 6.25 전쟁 참전 미군들의 북진 모습

4형제 ‘ABCD’ 무사 개선귀국

쌍둥이 4형제가 한국전에 참가하여 7개월간 탱크부대에서 복무했지만 한명도 부상 입지 않고 무사히 귀국할 수 있었던 것도 기록이다.
연합뉴스가 확보한 당시 동영상 자료에는 네 쌍둥이가 한국전 복무를 마치고 샌프란시스코 항을 통해 귀국 개선한 모습이 담겨있다. 연합뉴스는 이 넷 쌍둥이의 영문 이니셜을 따서 만든 별칭으로 ‘ABCD 부대’가 귀국했다고 보도했다.
장남 앤서니 A, 4남 버나드 B, 차남 칼 C, 3남 도널드 D를 합치면 ABCD가 된다.

독재자 무솔리니 축전에 답전 거부

넷 쌍둥이가 태어날 당시 페리코네 부부는 이미 5명의 아들을 두고 있었다. 여기에 쌍둥이 넷을 출산함으로써 야쿠팀을 구성할 수 있는 아들을 한꺼번에 얻었노라는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무렵 이태리의 독재자 베리토 무솔리니가 넷 쌍둥이 출산을 축하는 축전을 보냈다. 그러나 페리코네 부부는 독재자에게 답례할 수 없다면서 끝내 답전을 보내지 않았다.
넷 쌍둥이 가운데 막내인 버나드는 1990년 7월 심장마비로 60세를 1기로 사망했다. 그러나 나머지 3형제는 아직도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니 모두가 80세를 넘은 노인이 됐을 것이다.
이들 쌍둥이 4형제의 한국전 참전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건강하게 천수를 누릴 것을 기원한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187호 (2015년 3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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