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저유가 공세, 수출국들도 희비

셰일가스 도전 OPEC 응전
미국과 사우디 석유전쟁
중동 저유가 공세, 수출국들도 희비

글/ 김광모 전 청와대 중화학 및 방산담당 비서관

얼마 전 모 지상파 방송국으로부터 작금의 중동 산유국의 저유가 공세와 이에 따른 세계경제에 대한 영향과 우리의 대처방안에 대한 주제로 인터뷰 요청이 있었다. 이를 계기로 왜 중동이 저유가 공세를 펴고 있고, 누가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중동의 OPEC이 저유가 공세를 하게 된 목적은 미국의 셰일 오일이 생산됨으로써 그들이 점유하고 있던 세계시장에 셰일 오일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미국의 셰일 오일이 수출 시장에서 경쟁대상이 될 것을 우려하여 판매가격을 셰일 가격보다 내려 생산비가 비싼 셰일 오일을 생산하여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자는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작금의 저유가 공세를 이해하는 데는 이의 직접적인 동기가 된 미국의 셰일 오일 혁명 그리고 나아가서 셰일 오일을 생산 하도록 만든 중동원유의 생산에 대한 이모저모를 체계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겠다.

석유자원 지역편중, 온실가스 문제

인류는 화석연료로써 석탄을 사용하다가 석유를 발견하면서 석유가 석탄을 대체하고 석유의 수요는 급속도로 증가하였다. 석유는 사용이 편리하고 단위 용적당 열에너지도 높으며 다양한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서 석유가 없으면 인간생활이 올 스톱할 정도까지 되었다. 석유는 한때 귀하고 비싼 것이어서 검은 금(Black Gold)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근대 석유산업은 미국에서 1860년경 탄생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용도가 확대되어 현재에는 석유가 쓰이지 않는 곳이 없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석유의 용도를 분류한다면 ①수송용 ②민생용 ③산업용 ④발전용이다.
석유가 근대 인간생활에 혁명을 가져왔으나, 가격이 오르내리고 공급도 제한이 있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 석유는 필수적인 것으로 석유자체의 수급뿐만 아니라 탈(脫)석유 문제가 세계적 과제가 되어 있다. 석유의 문제점을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석유생산의 지역적인 편재(偏在)성이다.
전 세계의 원유 확인 매장량 중 74%가 OPEC 국가, 그 중 49%가 사우디, 이란, 이라크 등 중동 국가에 있으며 미국, 중국, 러시아 등 비 OPEC 국가에 26%가 있다.
둘째로, 생산이 영원 무궁히 계속되는 것도 아니다. 즉 매장량에 한계가 있다. BP 통계에 의하면, 사우디의 확인 매장량이 1970년대에는 50년이었으나 현재 확인 및 가채 매장량이 증가하여 80년으로 보고 있다. 신 유전 개발에도 한계가 있으며 막대한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셋째로, 석유의 유통 구조는 시장화 되어 있으나 아직도 가장 강력한 카르텔로 되어 있어서 공급과 가격이 생산국가에 의해 일방적으로 정해진다.
넷째로, 석유 소비는 석유의 특성으로 증가 일로에 있다. 연료로써의 소비는 줄고 있으나 비 연료용으로 2/3가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소비가 감소되지 않는다.
다섯째로 석유는 온실가스 발생의 주범이다. 극단적으로 석유류 소비를 줄이는 것이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는 첫 번째 길이다.
이리하여 각국은 자원확보를 위한 노력도 하고 있지만 탈석유를 위한 에너지 다변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탈석유 위한 에너지 다변화 정책

그 첫째가 원자력 발전이다. 원자력 발전은 온실가스를 발생시키지 않는 청정에너지이며 발전 단가도 제일 저렴하다. 우리나라는 발전 분야에서는 탈석유를 완료하였다.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38%선이고 화력은 주로 석탄과 LNG가 담당하고 있으며 석유는 6% 전후에 지나지 않는다. 산유국도 원유 고갈(枯渴)시를 대비하여 원전을 짓고 있다.
일본은 후쿠시마 대지진 이후 탈 원전을 실시하여 석유, LNG, 석탄의 3개 화석연료가 전체 에너지원의 92%를 차지하며 석유의 약 90%를 중동에 의지하고 있다. 절대로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므로 원전에 의한 발전을 재고하고 있다. 그러나 원전은 방사능에 의한 공포는 잔존하고 있다는 것이 결점이다.
둘째로 에너지원 다변화 정책으로써 탈 화석연료로서의 에너지개발정책은 계속 되어야 한다. 태양광, 풍력, 조력, 지력 등이 약간씩 실용화되고 있으나 이들 에너지가 화석연료의 수요를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중 태양광은 소규모라도 경제성이 있어 약간씩은 보급되고 있다.
셋째로 미래 에너지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심층수와 가스 하이드레이트인데 동해에 60억 톤이 매장되어 있다고 하는데 아직은 장래의 이야기이다.
넷째로 새로운 유전확보에 노력을 경주하여야 한다. 새로운 유전 확보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상식보다 훨씬 어렵고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 석유채굴은 갬블이라고 한다. 과거 정권에서 추진한 에너지나 자원개발에 대하여 비판을 하고 있지만 자원개발에 대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미국의 셰일가스 오일 혁명

미국은 현재는 중국 다음가는 석유의 수입국이지만 중국이 부상하기 까지는 세계제일의 수입국이었다. 미국 내에 생산이 있지만 태부족이었다. 그래서 Major Oil들은 수차례의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새로운 유전을 발견하려고 노력하여 왔다.
새로운 유전의 개발에서는 별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다가 결국은 미국의 넓은 대지에서 Shale Gas, Oil이 있음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중동 산유국(OPEC)의 유전이 평균 1만 피트 지하라면, 미국의 셰일 오일은 2만 피트로 2배가량 깊이에 있고, OPEC의 원유는 암반에 고여 있는 원유를 퍼 올리는 것이나 셰일 오일은 암반 사이에 고여 있는 가스와 오일을 물이나 스팀으로 빼내어 채굴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셰일 오일은 발견 당시에는 경제성이 없어 채굴보다 수입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였으나 40여 년간의 부단한 노력 끝에 새로운 기술개발로 2007년경부터 셰일 오일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아직도 미국은 유류의 자급자족 상황은 아니지만 머지않아 셰일 오일로 미국은 국내수요를 충족하고 수출하기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석유화학 원료는 셰일 가스와 오일로 대체했다. 따라서 미국은 유류수입에 약3천억 달러를 소비하던 것을 장래에는 절감할 뿐만 아니라 1천억 달러를 수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은 소위 에너지 독립으로 무역수지 흑자 국가가 된다고 한다.

저유가 충격은 어느 정도일까

엊그제(2015. 1. 16.) 신문보도에 의하면 유가가 계속 떨어짐으로써 로얄 더치셸은 65억 달러의 카타르 석유화학공장 건설을 포기했고 여타사도 석유탐사계획을 줄줄이 포기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저유가 공세의 대상국은 미국인데 미국은 아직은 석유소비국이니까 저유가는 소비국에는 유리하다. 미국의 셰일 오일 생산가격은 중동 원유의 수입가격보다 비싸지만 미국은 자가소비이지 수출하지 않는다. 자가소비의 경우라도 일단은 석유의 부가가치가 높은 석유화학용으로 소비하고 있다. 석유를 생산해서 소비하는 나라와는 위상이 다르다.
저유가는 석유를 생산하여 수출하는 나라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첫째가 러시아이다. 러시아는 천연가스 수출로 재정의 68%를 충당하고 있다. 러시아의 생산가격이 50불 선이어서 아직은 출혈수출은 아니지만 100불 선으로 수출하던 때에는 50불 선의 가득이 있었지만 저유가는 가득이 제로 선이니까 러시아의 국가재정을 메꾸어 나갈 방도가 없어진다는 간단한 계산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의 경제제재가 있다. 심하게는 국가 디폴트 상태까지 가지 않겠느냐는 예측도 하고 있으나 러시아가 국가부도로 가면 세계경제는 공황상태로 몰고 가므로 그 정도의 상황까지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원유는 중동 OPEC 국가 이외에 중소 산유국가에서도 수출을 한다. 이들 국가의 생산비는 지금의 원유수출 가격보다 비싸다. 이에는 인도네시아, 브라질 국가 등이 속한다.

업종별 영향 다르지만 한국경제는 긍정적

중동 산유국도 나라마다 생산가격이 다르다. 사우디는 20불(또는 그 이하) 선이지만 평균가격이 40~50불 선이라고 하니까 원유 수출에 의한 수입이 거의 없는 상태에 이른다. 이들 국가 모두가 저유가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이번의 역 오일쇼크라고 불리어지고 있는 저유가 공세는 언제까지 갈는지 모른다. 그러나 40불 선이 최후 경계선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우리나라에 대한 저유가 공세의 영향은 업종에 따라서 희비쌍곡선이 엇갈리기는 하나, 석유소비국이니까 전체적으로는 플러스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IMF와 KDI에서 0.1%의 GDP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필자는 상식적으로 상승효과가 더 있어야 된다고 보고 있다. 석유정제와 석유화학산업 그리고 조선공업에 큰 타격을 주고 있고 여타 산업은 직접적인 영향은 받지 않는다. 그러나 저유가의 쇼크로 세계적으로 경기는 악화될 것이기 때문에 수출지향성인 우리산업에 크게 영향을 준다.
70년대 초 대한민국은 불어 닥친 오일쇼크를 거뜬히 해결하고 중동에 진출하여 원유수입 대금보다 훨씬 많은 오일 머니를 벌어들였다. 나아가서 70년대에는 100년 앞을 내다 본 중화학공업을 육성하여 선진국으로 진출하는 기반을 구축하였다. 국민적 도전(Challenge) 정신으로 이룩한 것이다. 일본 대기업의 CEO가 신년대담에서 일본의 난국을 해결하려면 한국의 불굴의 투쟁과 도전정신을 본받아야 된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OECD 회원국가로서 선진국이 되었다. 자주국방도 하여야 하고 복지정책을 추진할 때가 되었다. 현 정부에서는 선거공약으로 몇 개의 분야에서 복지정책을 내걸었다. 온 나라가 증세와 복지로 시끄럽다. 그러나 안보나 복지나 증세는 국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국력은 경제력이다. 경제력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이다. 지난 4~5년 동안 저성장의 불황을 겪고 있는 한국경제는 하루 빨리 저성장의 굴레에서 벗아 나야 한다. 우리나라 산업의 지주인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의 성장으로 불황을 타개하여 경제의 활성을 가져와야 한다. 한때 선진국으로 자랑하던 PIGS 국가들이 고난을 겪고 있는 것은 경제력의 뒷받침 없이 과도한 복지정책을 폈기 때문이다. 복지는 뒤로 미룰 수 있지만 경제는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PIGS 국가들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 금번의 오일쇼크를 우리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므로 제1차 오일쇼크 때처럼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187호 (2015년 3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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