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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원장들의 얼굴] 역대정권 ‘전리품’의 기구한 팔자 꼴정권교체 후 월권, 남용 정치적 심판
  • 경제풍월 기자
  • 승인 2015.07.2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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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개입으로 ‘정치적 수난’
전직 원장들의 얼굴

역대정권 ‘전리품’의 기구한 팔자 꼴
정권교체 후 월권, 남용 정치적 심판

▲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해킹프로그램을 위법하게 사용했다면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공개 증언했다. <사진=국정원 홈페이지>

‘대한민국 지킴이’ 역할을 맡은 국가정보원의 팔자가 기구한 모습이다. 정권 교체기마다 전직 국정원장이 재판받고 감옥으로 가는 나라가 되고 말았다. 과거의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 여야 정치권을 가지고 놀았다면 지금은 야당 정치권이 ‘국정원을 가지고 노는 꼴’에 비유된다. 세월이 변하고 발전했다지만 국가 최고 정보기관장이 수시로 감옥 가는 나라가 또 있을까.

역대 원장들의 일그러진 얼굴들

전직 국정원장이 정권교체 후 여러 가지 혐의로 ‘정치적 수난’을 겪은 적이 여러 번이다. 무능과 비리로 옥고를 치른 경우는 서글픈 모습이지만 월권이나 정치개입 등으로 형을 받은 경우는 정권차원의 죄악으로 비쳐진다.
5.16 정부의 중앙정보부는 김형욱, 이후락 부장의 악명이 기억에 남아 있고 전두환 정권의 장세동 부장은 혹독한 정치적 비판을 받았지만 과묵한 의리의 사나이 인상이 각인되어 있다. 그 뒤 민주화 정권들도 안기부와 국정원을 마치 전리품처럼 이용했다.
YS 정부는 대선자금을 안기부에 맡겨놓고 꺼내 썼고 DJ 정부는 대공 수사팀을 대량 학살하고 민간인 불법사찰로 법의 심판을 받았다. 노무현 정권은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으로 보내야 한다”는 논리를 폈으니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노무현 정권의 국정원장은 일심회 간첩사건을 수사하다 “그만 집어 치우라”는 지시를 받고 사임하고 후임 원장은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배석하여 주적의 괴수에게 귓속말 건네고 눈웃음치는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그러다가 압도적 표차로 당선된 이명박 보수정권의 원세훈 전 원장이 개인적 비리로 실형 받고 댓글사건으로 법정구속 됐다가 대법원의 원심파기 환송으로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박근혜 정부의 이병호 원장은 해킹프로그램 구입으로 민간사찰 혐의로 야권으로부터 ‘민주헌정 파괴범’으로 매도당하고 있으니 너무나 민망한 처지다.
이 원장은 육사 19기 출신으로 평생 군인정신을 신조로 삼아 야권의 정치공세 앞에 당당하고 담담하게 ‘무언의 항변’ 표정이다. 그는 해킹프로그램을 위법하게 사용했다면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공개 증언했다.
이처럼 국가 최고 정보기관장이 여러 가지 요인으로 정치적 수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솔직히 야권이 국정원을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쥐어흔들고 있지 않느냐고 관측되기도 한다.

▲ <사진=국정원 홈페이지>

대법원, 전원일치 원심파기 환송

대법원이 지난 16일, 국정원의 댓글사건 관련 원세훈 전 원장 재판에 대해 전원일치로 원심파기 환송 판결했다. 2심 재판이 증거능력을 인정한 컴퓨터 파일의 작성자가 불명하고 업무상의 문서라고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기초하여 나온 트위터 글을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는 요지다.
“269개 트위터 계정과 이를 기초한 422개 트위터 연결계정에서 작성된 트윗글과 리트윗글에 기초한 원심의 유죄판단 부분은 ‘425 지논’ 파일과 시큐리티 파일의 증거능력 인정이 전제돼야 하나 이의 증거능력이 없어 원심의 판단을 유지할 수 없다. 나머지 인터넷 게재글, 댓글, 찬반 클릭 등도 파기의 대상으로 원심을 파기한다.”
판결문안을 쉽게 이해하자면 출처가 분명치 않은 국정원 직원의 이메일 파일을 증거로 채택할 수 없으니 원심판결이 잘못됐다는 뜻이다.

국정원 댓글사건 1심은 트위터 계정 175개를 인정했지만 심리전단 소속 김씨 이메일에서 나온 시큐리티 425 지논의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세훈 전 원장의 정치관여는 인정했지만 선거개입은 무죄로 판결, 징역 2.6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시큐리티 425 지논 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트위터 계정 716개를 수용했다. 이에 따라 원 전 원장의 정치관여 및 선거개입을 인정하여 징역 3년형에 법정구속을 집행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이 시큐리티 425 지논 증거능력이 없으니 다시 재판토록 환송함으로써 전직 국정원장에 대한 재판은 계속하여 얼마나 지속될는지 알 수가 없다.

댓글사건 전개과정 온통 정략투성

국정원 댓글사건의 전개 과정을 되돌아보기도 싫을 만큼 정치권이 국가 정보기관을 손아귀에 쥐고 있는 듯 흔들어 댔다.
국정원 여직원 오피스텔에 야당 정치인들이 몰려가 난리를 벌인 장면이 기억난다. 여직원의 출퇴근길과 오피스텔 위치파악에 국정원 전·현직 직원이 개입한 사실도 드러났다.
수서경찰서가 대선을 앞두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검찰 특별수사팀이 원세훈 전 원장을 소환 조사하고 국정원을 압수수색하는 장면도 TV 화면으로 소개됐다. 이 과정에 특별수사팀장 윤석열 씨가 외압을 이유로 항명파동 일으키고 야당이 경찰수사 축소 은폐 혐의로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을 고발하기도 했다.
결국 국정원 댓글사건은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사건으로 포장되어 1심과 2심이 다른 잣대로 판결했다가 대법원에 의해 원심파기 환송에 이른 것이다.
당시 야당이 경찰수사 축소 은폐로 고발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은 1·2심을 거쳐 대법원까지 무죄로 최종 판결됐다. 이는 곧 정치적 심판에 의해 고위 경찰관을 불명에 퇴진시킨 악례로 기록됐다.
반면에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던 권은희 씨는 야당 측 증인으로 출석하여 위증한 공로로 전략공천을 받아 지금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지 않은가.

간첩혐의 잡아도 무죄판결 풍토

국정원은 대한민국 안보를 위협하는 간첩을 잡는 기관이지만 국정원을 적대시하는 일부 정치권의 편향된 자세로 간첩을 잡을 수단이 없어졌노라고 탄식한다.
국정원이 오랫동안 은밀한 작업 끝에 간첩을 잡아내도 재판부가 각종 증거를 인정하지 않으니 결국 북한에 있는 지령자를 잡아오라는 식이나 다름없다는 보도가 있었다. (조선일보 7월6일)
지난 2011년 왕재산 간첩사건의 경우 북의 225국 대남지령문이 담긴 컴퓨터 USB를 증거로 제시했지만 법원이 인정하지 않았다. 전교조 교사들의 이적 표적물 2,500건 이메일도 작성자가 분명치 않다는 이유로 기각했다는 내용이다.
일심회 간첩사건이나 이석기의 통진당 사건 등의 경우 민변 변호사가 변호를 맡아 수사를 방해하고 묵비권을 종용하여 재판을 어렵게 만든 사례도 지켜봤다. 화교출신 탈북자 유우성 씨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의 경우 간첩을 잡겠다고 노력한 국정원 직원은 유죄로 선고되고 간첩 혐의자는 무죄로 판결되고 말았다.
이 사건 관련 국정원의 중국 공문서 위조·증거조작은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다. 반면에 간첩혐의 받은 유우성 씨는 그를 변호해 준 민변의 김자연 변호사와 결혼했다는 뉴스가 신문에 보도된 바 있다. 김 변호사는 간첩 사건뿐만 아니라 밀양 송전탑 건설반대 등 환경, 인권관련 사건을 변호해 오다가 결혼까지 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해킹프로그램 도입과 민간인 불법사찰 혐의를 받고 있는 국정원을 비판하고 독려하면서 국가의 최고 정보기관이 특정 정파의 정략적 제물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좌파정권 10년간 국정원을 마음껏 운영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당시 청와대 고위직과 국정원장을 지낸 이가 지금도 정치권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들이 바로 국정원의 역할과 기능이 국가안보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 국가 정보기관을 마구 흔들며 가지고 놀겠다고 시도하는 경우가 있는가. 국정원의 정치개입은 엄중 경계하더라도 고유의 권능은 최고로 보장해 줘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192호 (2015년 8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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