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측, 부친 앞세워 소송전 개시

롯데형제 분쟁 재판중
‘신동빈경영’ 동분서주
신동주측, 부친 앞세워 소송전 개시
동생은 대국민 사과·약속이행 분투

롯데그룹 형제간 경영권 다툼 소송이 언제 어떻게 결말이 날는지 알 수 없다. 형이 동생의 경영권을 끌어내리기 위해 창업주를 앞세워 한·일 양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여 재판이 개시됐으니 분쟁의 장기화가 예상된다. 이 와중에 신동빈 회장은 대국민 사과와 약속이행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으니 제3자의 시각에서 안타깝고 불길하다는 느낌이다.

‘가족과 경영별개’ 대국민 약속 기대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공사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통해 대표권을 확보한 후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됐다”고 판단,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앞으로 ‘가족과 경영은 별개’라고 선언했다. 이는 창업주 친족들이 무더기로 경영에 참여해온 국민불신에 대한 응답의 성격이었다.
또한 그룹의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개선하기 위해 순환출자 고리를 연내에 80%이상 해소하고 호텔롯데의 조기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그동안 한국롯데를 확장 경영해온 신동빈 체제에 의한 ‘신 롯데경영’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었다. 이어 신 회장은 국감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대해 다시 공개사과하고 대국민 약속은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다짐하여 호평을 받았다.
이처럼 롯데경영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고 믿고 있을 때 신동주 전 부회장이 자신의 이니셜을 붙인 SDJ코퍼레이션 회장 명의로 부인 조은주 씨와 함께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소송제기 사실을 발표했으니 뜻밖이었다. 신동주 씨는 동생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에 따라 일본과 한국롯데를 동생과 분할 경영하는 지난해 12월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목표”라는 내심을 밝히기도 했다.

재판에 쫓기면서 M&A등 신롯데경영

이에 반해 신동빈 회장은 재판이 개시되기 전날, 지난 27일 호텔롯데 보유 롯데쇼핑 등 3개 계열사 주식 매입으로 순환출자고리 349개를 해소함으로써 약속했던 연내 84% 해소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창조경제 육성, 청년창업 지원, 신규고용 채용, M&A 승부수 등 신 롯데경영에 몰두하는 자세를 보여줬다. 롯데는 청년창업 활성화 투자 법인으로 ‘롯데 액셀레이터’를 내년 초까지 발족시키려는 목표로 신 회장이 사재 100억원을 출연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계열사 200억원, 투자유치 등을 합쳐 10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그룹의 핵심 성장축으로 설정한 화학계열 확충을 위해 삼성그룹 화학사업 3개사를 인수한다는 M&A 승부수도 공표했다. 신 회장이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게 먼저 제안하여 성사됐다는 삼성의 화학사업 인수는 삼성SDI의 케미칼 부문,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 등 3개사로 3조원 규모에 달한다.
신 회장은 지난 1990년 한국롯데경영에 참여하면서 롯데케미칼(당시 호남석유화학)로부터 출발하여 화학분야에 관심이 높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영 마인드가 높은 신 회장은 최근 저유가로 석유화학 산업이 부진할 때가 M&A 승부의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또 신 회장은 연말 면세점 선정 격돌전에 쫓기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신격호 총괄회장이 관심을 갖고 있는 잠실 제2 롯데월드 현장을 자주 방문하며 여기에 면세점을 유치함으로써 세계 최고층 면세점 기록을 세우겠다는 방침이다.
제2 롯데월드 123층, 555m 타워가 내년에 완공되면 연관 경제효과 9조원에 대한민국 랜드 마크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곳 롯데월드몰의 경우 인허가 절차난으로 고심했지만 개장 1주년을 맞아 요우커 150만명을 비롯하여 누적 방문객 2,820만명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했다.
신 회장은 대국민 약속이행 차원에서 기업문화개선위원회를 구성, 일하는 방식이 군대식 문화와 같다는 쓴 소리를 청취하고 유연 근무제 도입 등 일하는 방식의 개선, 상생협력 등을 약속했다. 이어 스스로 “오너가 아닌 전문 경영인 자세”로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같은 신 회장의 롯데경영이 바쁜 일정에 쫓기고 있는 가운데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권 탈환작전이 전개되고 있으니 롯데경영의 안정이 보장되겠느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경영권 쟁탈 위한 면밀한 준비

동생 신동빈 회장의 한·일롯데 통합경영에 밀려난 신동주 전 부회장은 그동안 면밀하게 경영권 탈환을 위한 소송전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동주 씨는 SDJ코퍼레이션 회장으로 동생을 상대로 한 한·일 양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후 귀국하여 이를 공표한 기자회견에 막강한 법률지원단을 동반했다.
산은총리와 KDB산은금융지주 회장을 지낸 민유성 씨가 SDJ 고문으로 얼굴을 내고 그의 고교 동창인 조문철, 김수창 변호사도 신격호 그룹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명예회복을 위한 소송전에 참여키로 했다는 사실을 공표했다.
이보다 앞서 신동주 측은 한·일 롯데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광윤사(光潤社)의 대표이사에 취임하는 수순을 밟았다.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 등을 합쳐 광윤사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등기부등록에 일본명 ‘시게미쓰 히로유키’(重光宏之) 대신에 한국명 신동주(辛東主)로 바꾸고 거주지 주소도 도쿄 시부야에서 서울시 성북구로 바꿔 서울에 사업터전을 잡아 롯데경영권 법정투쟁을 벌일 준비를 해왔음이 드러났다.
지난 10월 16일에는 롯데호텔 34층,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을 점거, 신동빈 회장측 사람들을 내쫓아 사무실 공방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어 신격호 총괄회장의 인터뷰를 통해 그룹경영 후계구도가 신동빈 아닌 신동주라는 창업주 입으로 공표했다.
이때 신격호 총괄회장은 “후계자는 장남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것은 “일본이나 한국에서 당연한 풍습이 아니냐”고도 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창업회장의 순수한 뜻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인터뷰 현당에는 장남 신동주 씨뿐만 아니라 창업주의 동생 신선호 일본 산사스 회장과 민유성 고문이 배석한 사진이 공개됐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자신의 건강문제 제기에 대한 반론으로 건강에 이상이 없음을 강조한 후 “앞으로 10년, 20년간 더 일할 생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장남 신동주 씨의 부축으로 신격호 총괄회장이 서울대병원을 방문, 혈압측정 등 간단한 체크 후 건강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한 번 더 강조했다.

노 창업주 앞의 두 아들 부도덕 분쟁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집요한 경영권 탈환소송전은 민유성 고문과 함께 주요 언론사들을 방문, 동생을 상대로 한 소송전의 배경을 설명하고 동생이 아버지 창업주와 형인 자신을 배척한 부도덕한 사실에 관해 설명하는 등 홍보전과 병행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이 같은 대외 홍보전 다음에 신격호 총괄회장 이름으로 14개 계열사에게 공문을 띄워 ‘경영보고’를 요청하고 만약 이에 불응하면 문책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롯데 측은 신 총괄회장 집무실을 신동주 측 사람들이 차지하여 “회사와 관계없는 제3자들이 배석하여 회사경영 기밀사항의 유출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보고하지 못하겠다고 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형제가 창업주 생존 시에 경영권 공방 소송을 제기하면서 롯데경영이 불안해 보이는 것은 부끄럽고 불행한 사태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게다가 아흔넷의 창업주가 두 아들 간 법정 소송의 중간에 위치한 모양새는 보기에도 민망하다. 노 창업주가 좀 더 일찍 경영권 승계절차를 끝내고 경영은퇴 했더라면 이런 불상사가 빚어져 국민 앞에 알려지는 사태를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이다.
또 하나 롯데 형제간 경영력으로 비교하면 한국롯데를 경영해온 동생이 월등한 실적으로 비교되지 않느냐고 보여진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중국투자 사업의 대규모 손실을 강조하지만 롯데 측은 중국 유통시장의 여러 가지 요인이 겹체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신격호 총괄호장에게 사전에 보고한 사항이라고 해명한다.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한국롯데는 계열사 81개사, 종업원 12만명에 매출액 81조원에 영업이익 3조 2천억원, 일본롯데는 계열사 37개사, 종업원 4,500명에 매출액 3조원, 영업이익 2천억원 규모로 한국롯데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 같은 자료만을 근거로 볼 때 신동빈 회장의 경영력에 대한 비판은 설득력이 없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법정소송이 어떤 결론을 가져올는지 모르지만 최대한 빨리 매듭지어져서 롯데경영의 투명성과 안정성이 조기에 확립되는 것을 바란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196호 (2015년 1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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