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공병호, 동원그룹· 한국투금 창업자이야기

▲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

파도를 헤쳐 온 삶과 사업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
김재철(金在哲) 평전

글 /공병호, 동원그룹· 한국투금 창업자이야기

선장 출신으로 원양어업 회사를 창업하여 세계적 참치선단을 이룩한 동원(東遠)그룹 창업자의 이야기가 기업작가 공병호 박사의 글로 나왔다. 동원그룹과 한국투자금융지주 창업자 ‘김재철(金在哲) 평전’이란 제호 아래 ‘파도를 헤쳐 온 삶과 사업 이야기’로 813 페이지에 달하는 대작으로 엮어졌다.

어둡고 가난했던 시절에 바치는 헌사

김재철 회장이 남태평양으로 출어한 것이 올해로 58년째, 여든이 넘는 창업자의 발자취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한국 수산업과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뜻 깊은 일이다. 동원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 본인은 평전 출간을 사양했지만 자녀들과 주위의 권고로 출판했다고 한다.
작가 공병호 박사는 원고지 1000여 매 정도로 생각하고 집필하려다가 3000매를 넘어섰다고 했다. 그리고 이 책이 김재철 회장에 관한 인물평전이지만 어둡고 가난했던 시절, 힘껏 살았던 아버지 세대에게 바치는 헌사라고 설명했다.
평전은 김 회장이 국립 부산수산대 어로학과를 나와 일등 항해사로 지남호에 선승하여 사모아로 출어한 후 동원그룹을 축성하기까지 길고 험한 여정이 제1부에서 제6부까지 펼쳐진다.
제1부, 인생의 자취로 시작하여 제2부, 기업가의 길, 제3부, 사업확장과 위기, 제4부, 김재철 경영의 원칙과 방법들, 제5부, 사익을 넘어 공익을, 제6부, 김재철의 경제사적·경영사적 의의로 구성됐다.

1970년대 수출주역 경제사적 의의

작가가 요약 정리한 김 회장의 창업과 경영의 경제사적 의의가 10여 항목이다.
제일 먼저 경제사적 의의가 1970년대의 수출주역이다. 동원산업이 1970년에서 75년까지 참치 전량을 수출한 것은 외화가득률 100%로 당시 시대상황에 비춰보면 그 의의가 너무나 높다. 작가는 파독광부와 간호사들의 국내 송금액과 비교하여 동원산업이 1970년에는 862명, 75년에는 1,341명의 파독광부와 간호사들의 몫을 담당한 셈이라고 비유했다.
두 번째, 기업가정신의 표본으로 꼽은 것은 일본의 원양어업이 사양화 길을 걷고 있을 때 기회포착의 순발력으로 설명된다. 동원산업 창업 무렵 일본은 고도성장으로 인건비가 상승하여 원양어업이 점차 사양화 추세인 반면 참치수요는 급증하고 있었으니 한국의 원양어업 비전과 미래상을 포착할 수 있는 시기였다는 해석이다.
이어 ‘적자를 남기지 않은 기업인상’으로 나라와 국민에게 피해를 끼친 적이 없고 전 수산인들의 열망을 대변한 ‘해수부의 신설 기여’, ‘국내 제1세대 벤처 대표주자’, 신어장·신어법·신기술 도입에 의한 ‘프론티어 정신’, 국민의 새로운 ‘단백질 영양공급’, 해양개척의 중요성 ‘계몽자’, 증여세 62억 원의 자진납부로 ‘새로운 납세자상 수립’, 한국무역협회장 시절 경영혁신 모범사례 및 여수박람회 유치위원장으로 ‘공익헌신’ 등을 경제사적 의의로 올렸다.

1960년대 창업 생존·번영 경영사적 의의

또 경영사적 측면에서는 원양어업 초기인 1960년대에 창업하여 생존 번영한 성공을 가장 우선으로 꼽았다. 원양어업사를 더듬어 보면 이 무렵에 창업하여 부실, 도산한 기업이 한 둘이 아니었다. 동원산업이 거의 유일한 특례라고 볼 수 있다.
원양어업을 기반으로 종합식품회사를 이룩한 것은 ‘경영체계화에 의한 도약 모델’로 평가되고 새로운 성장축으로 금융업을 창업한 것도 경영사적으로 큰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이어 김 회장이 위험을 무릅쓰고 참치 선망업을 개척한 것은 ‘국내 원양어업의 미래상의 제시’이며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한 것은 ‘선진 지배구조 모범사례’로 평가된다.
동원산업이 스타 키스트를 인수한 것은 획기적인 결단으로 ‘글로벌시장 진출의 쾌거’로 높이 평가된다. 김 회장은 선장 출신으로 어로 현장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창업 기업가’이며 국내 원양어업을 선도해 온 ‘혁신가’로서 경영사적 발자취를 남겼다.
이밖에 1·2차 오일쇼크, 200해리 경제수역 선포 등 ‘최악의 상황과 맞서 이긴 승리자’, 읽기·쓰기·듣기교육 등 ‘인재양성의 특별 모델제시’, ‘정도경영의 모범사례’ 등도 경영사적 의의로 평가된다.

힘이 들더라도 이겨내야 하는 삶

작가 공병호 박사는 (재)자유기업센터, 자유경제원 원장을 거쳐 지금은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으로 활약하며 수많은 저술로 애독자들을 거느리고 있다.
작가는 ‘김재철 평전’의 에필로그를 통해 “힘이 들더라도 이겨내야 하는 것이 삶”이라고 규정하며 “그는(김재철 회장) 치열하게 살아냈고 나는(공병호) 진실되게 기록하고 평가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뜻밖에도 작가도 선친이 연근해 어업에 종사하여 수산업계의 흥망을 직접 목격하며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의 사업과 삶을 집필하게 됐을는지 모른다.
작가는 김 회장이 참으로 ‘잘 살아낸 인생’이라고 말했다. 그의 평전에는 감동이 있고 감격이 있고 스토리가 있고 교훈이 있다는 설명이다. 작가는 이 책이 김 회장의 인생이나 사업을 이해하는데 그치지 말고 그 무렵 달러 한 푼을 벌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한 많은 원양 전사(戰士)들을 함께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책에 담긴 교훈이라면 어려움이나 고난의 순간들조차 인생에서 버릴 수 없을 만큼 귀중한 시간이라는 점을 상기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00호 (2016년 4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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