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한마디에 2007년이 캄캄 지경
국방비 없어 월남전 대가로 철책 방어망

‘군대 가서 썩히지 말고’
군에서 나라 소중 배웠다
대통령 한마디에 2007년이 캄캄 지경
국방비 없어 월남전 대가로 철책 방어망

대통령 말씀이 갈수록 태산이다. “나 제정신이요”라고 했지만 순간적으로 제정신을 깜박했을 것이다.
국군 통수권자가 국군을 비하하고 지휘관들을 조롱하는 막말을 할 수는 없다. “군대 가서 몇 년씩 썩힌다”는 말에 김정일이가 “남조선 군대 다 썩었으니 처 내려가자”고 화답하면 어쩔 셈인가.

대통령 말씀에 2007년이 캄캄

대통령 말씀 듣고 눈앞이 캄캄하니 첩첩칠흑이다. 2007년도가 한치 앞이 안보인다.
“별 달고 거들먹거리며 직무유기 했으니 부끄러운 줄 알라”, “국방비는 떡 사먹었나”, “미군한테 바짓가랑이 매달려 가지고 미국 엉덩이 뒤에 숨어서 형님, 형님 빽만 믿겠다” 이쯤 됐으면 “나 제정신이요”가 결코 제정신이 아니다.
“나도 군대 갔다 왔고…” 대통령이 군대 다녀온 것은 알려진 사실이지만 군대 가서 뭘 배우고 제대했을까. ‘이놈의 군대’서 썩히고 지내면서 별들이 거들먹거리며 국방비 떡 사먹는 것만 보고 나왔는가. 아무리 국가 원수의 말씀이지만 지나치면 국민의 비판을 면할 길이 없는 법이다.
1960년대, 가난한 군대시절을 GOP에서 보낸 경험에 비춰보면 대통령의 말씀은 너무 국군을 비하하고 모욕했다. 당시 나라살림이 얼마나 어렵고 김일성 일당에게 얼마나 당했는데 거들먹거리고 떡 사먹을 처지였는줄 아는가.

적진은 전깃불, 우리는 호롱불

그때 그 시절 최전방 GOP에서 적진을 지켜보는 20세 초반의 소대장 심정은 온통 울분이었다. 적진은 콘크리트 막사에 전깃불 번쩍이고 우리 소대는 토막사에 희미한 호롱불이고 빈대와 이 때문에 고단한 잠을 설치며 뜬눈으로 지샜다. 하오 5시가 넘으면 적의 대남방송이 전선을 지배한다. 우리 라디오에서도 북한 방송만 나온다.
병사들의 소원을 수리하면 눈물겨운 사연들 뿐이다. “우리는 언제쯤 전깃불 켤 수 있는가”, “우리는 언제쯤 쌀밥 배불리 먹을 수 있는가”, “우리는 언제쯤 대남방송의 공포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가”
북의 대남방송에 꼬여 월북한 병사가 있었다. 이때 적의 아나운서가 “아무개 병사는 언제 어떤 길로 월북했느냐”고 물으니 “저녁 먹고 소대장이 잠든 사이에 성큼성큼 걸어 철조망 구멍으로 넘어왔다”고 대답했다.
30분 만에 넉넉히 월북하여 자수할 수 있었다고 했다. 요즘처럼 튼튼한 철책방어망이 구축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남방송에 속아 월북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이런 허술한 방어망을 누가 무슨 돈으로 지금처럼 튼튼하고 물샐틈 없이 꾸며 놓았는지 아는가.
국가안보와 경제개발을 책임지겠다는 사명감을 불태운 당시 대통령께서 월남파병 대가로 방위비 원조 받아 155마일 전 휴전선에 철책 세우고 기관총 벙커 구축하여 김일성 군대가 넘보지 못하게 만들었다.
별들이 거들먹거리며 떡 사먹을 국방비가 없어 미국 원조 받아내어 국방을 튼튼히 했기에 김일성이 기가 죽어 땅굴 파고 무장공비 침투 시키며 안달했던 일을 모르고 군대 이야기를 해서는 안된다.
그때 군대가 나라 지키고 대통령이 경제개발 진두지휘하여 오늘의 대한민국이 탄생했다. 그리고 지금 대통령은 그때의 안보와 경제의 성과를 누리고 있으니 별들이 거들먹거리고 국방비로 떡 사먹지 않았음이 분명한 것이다.

썩힌 것 아니라 인내와 극기 배워

그때 그 시절 김일성은 남조선을 거지천국이라고 떠들었다. 북한이 경제가 앞서고 군대도 앞서고 있다고 호언장담 했었다. 실제로 GOP에서 지켜본 적진은 우리보다 강해 보였다.
그렇지만 차츰 희망이 보이고 확신이 생겼다. 경제개발 성과가 신문에 보도되고 군대 주·부식도 개선되었다. 이때 나라가 소중하고 군대가 큰일을 맡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전선이 튼튼해야 후방이 안심하고 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전선근무 2년을 마치고 전역하여 직장생활을 할 때 어렵고 괴로운 일들이 많았지만 GOP 시절을 생각하면 참고 견딜 수 있었다. 국가가 의무복무를 명령했지만 지나고 보니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을 길러 주었다. 조직의 규율을 지키고 사사로운 고통을 참을 수 있는 내구력도 길러 주었다.
군대서 몇 년간 썩힌 것이 아니라 나라가 먹여주고 입혀주며 인내와 극기를 훈련시켜 줬다는 소감이 남아있을 뿐이다. (烋)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90호(2007년 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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