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서 땀내고 2007년 돌진

[2030목소리-어른들은몰라요]

졸업하자니 눈앞 캄캄
일자리 어디 있을까
찜질방서 땀내고 2007년 돌진

글/노진아 (대학생, 21세)

2006년 12월 31일, 나는 22살이다. 하지만 고작 몇 시간 후면 23살이 되며 더 이상 학생이 아닌 사회에 뛰어들어야 하는 사회인 또는 취업 준비생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서 2006년의 마지막을 친구들과 함께 우리들의 아지트인 찜질방에 모이기로 했다.
우리들이 장난삼아 쓰는 표현으로 이지(Easy)한 복장에 뇌출혈(Natural)한 모습으로 맥반석 계란과 식혜로 배를 채우고, 목을 축여가며 목이 아프게 소리 높여 이야기 하는 것은 바로 ‘2007년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바로 취업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는 어른들의 말씀처럼 마냥 겨울방학을 즐기기만 하고 단지, 벌써 졸업반이야? 라며 엄살을 피우던 작년 이맘때와는 달리 이번 2006년 12월 31일은 정말로 졸업을 하기 때문인지 이제는 더 이상 어리광을 피울 나이가 아니라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친구들과 자신들의 이야기와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며 느낀 것은 ‘2007년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에 대한 몇 가지 유형이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유형으로는 노력형이다. 즉, 준비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오래 전부터 계획을 세워가며 꾸준히 준비를 해오는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알고 지내는 한분은 1월 1일이 되면 우선 한해의 목표를 세운 후 일 년 동안 꾸준한 노력으로 목표를 이루는 사람이 있다. 2006년에는 취업을 위한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삼고는 결국에는 자격증 취득과 함께 자신이 원하는 직장에 취업을 하게 되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노라면 그리 어렵고 힘든 목표가 아니더라도 보통 작심삼일(作心三日)이 되기 일쑤인데 일 년 동안 그 긴 시간을 꾸준히 자신과의 약속을 위해 노력하여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모습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두 번째로는 물질형. 자신의 적성은 생각하지 않은 체, 회사의 네임밸류(name value)와 연봉을 보고 취업을 하는 유형이다.
유명한 회사에 높은 연봉도 물론 중요하지만 자신의 적성은 너무나 배제 한 채, 돈을 따라가다 보면 업무에 쉽게 흥미를 잃고, 회사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등의 부작용이 많이 있다.
하지만 내 주위에도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적지 않게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대학이건 직장이건 아직까지 우리들의 인식개선이 조금은 덜 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 번째로는 비전형. 이 유형은 당장 앞을 보기 보다는 멀리 내다보는 유형으로 회사가 자신에게 얼마만큼의 투자를 지원함으로 인해 자신에게나 얼마만큼의 이득을 줄 수 있는 지를 따져보고 당장 지금의 연봉보다는 실무와 기술을 습득하는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현실을 회피하고 싶어 무작정 유학이나 해외연수를 떠나는 현실도피형과 우선 취업만 하고 보자는 식의 막무가내형이 있다.
무언가 확실한 목표 확립을 하고 나서의 유학이나 해외연수라면 자신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단지 자신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맹목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면 시간낭비와 외화낭비를 하게 될 것이다.
막무가내형의 경우에도 목표 의식 없이 취업만을 목적으로 직장엘 간다면 물질형에서처럼 직장생활의 부적응과 함께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떠돌이 생활을 할 가능성이 크다.
더군다나 요즘에는 극심한 취업난으로 한번 하기도 힘든 취업을 여러 번 하기에는 더더욱이 불가능한 일. 그러므로 힘들지만 꾸준한 자기관리와 함께 장기적인 취업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어느 조사에 따르면 구직 등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대학 졸업 이상의 비경제활동인구(비경활 인구)가 6년 동안 40% 이상 늘어났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뎌야 할 20대 비경제활동인구도 대폭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에는 ‘비경제활동인구’가 더 이상 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을 담아본다.
이렇게 나의 2006년의 마지막을 서울의 어느 한 찜질방에서 보낸다. 드디어 다가온 2007년아, 우리 잘해보자!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90호(2007년 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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