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계획 환영하며 몇가지 추가 제안

서울대 주변 신림동 고시촌
한국형 실리콘 밸리
서울대 계획 환영하며 몇가지 추가 제안

글/ 진진형 경제학박사, 초대 민선 관악구청장, 한·중·미 경제문화교류센터회장

서울대학교 성낙인 총장이 지난 8월 16일자 동아일보와의 회견을 통해 신림동 고시촌을 청년창업 한국형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로 만들겠다는 방침을 밝힌 점에 감동을 느끼며 이를 적극 환영한다. 필자는 관악구청장 재직시부터 지금껏 20여년에 걸쳐 이 같은 방침을 수십 차례나 건의했었지만 관악구나 서울대학교 당국에서 별 다른 반응이 없었다가 최근 성낙인 총장께서 구척적인 실행계획을 발표했기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서울대의 청년창업 밸리 계획

성 총장께서 발표한 내용을 요약하면 관악발전과 한국경제 발전을 위해 매우 혁신적이고 역사적이다.
① 서울대학교 캠퍼스 주변에 한국판 실리콘밸리를 조성한다. ② 서울대가 500억원 규모의 창업펀드를 조성하여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에 ‘관악큐브 청년창업 밸리’를 만든다. ③ 2017년 사법시험 폐지로 상권이 몰락하는 고시촌 일대 건물들을 입차하여 창업카페, 교육공간, 스타트업 사무실 등으로 청년 창업자들에게 제공한다. ④ 서울대가 관악구와 함께 10년 내에 1,000개 이상 벤처기업을 육성, 1만5,500명 이상 벤처기업 임직원과 창업 희망자들이 상주하도록 타운을 조성한다. ⑤ 종전에는 고시를 통해 출세하려는 청년들이 이 곳에 모여들었지만 이제 창업하려는 청년들이 밤새워 연구하고 토론하며 활기를 모으는 역동적인 공간으로 미국의 Stanford대학과 실리콘밸리, 중국의 베이징대학과 중관촌밸리처럼 서울대학의 연구역량과 기업벤처 캐피탈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클러스터(cluster) 공간으로 제공할 것이다.

연구인력, 재정지원 한곳에 집중원칙

필자는 스탠포드대학과 실리콘밸리를 4차례 탐방한 후 한국형 실리콘밸리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여 2016년 3월 21일 서울대 공대학장 및 기획실장과 협의한 바 있으며 그 뒤 서울대 본부 차원에서 이를 검토한 후 채택하여 실행방침을 발표했다고 보기에 서울대 당국에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 이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추가 요망사항이 있기에 여기에 이를 제시한다.
① 앞으로 원천 첨단기술과 선도기술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연구인력과 재정지원을 분산시키지 말고 한곳에 집중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국 17개 시도의 창조경제혁신센터, 판교, 상암 및 각 대학 Prime, 분야별 창조기술육성 지원책을 재검토해야 한다.
미국은 51개주에 400~500개 대학이 있지만 유독 캘리포니아 산호세시에 위치한 스탠포드대학과 실리콘밸리에 집중 지원한 결과 세계적인 첨단 과학기술 메카로 육성할 수 있었다. 최근 방한했던 스탠포드대학 존 헤네시 총장이 “스탠포드대학 없는 실리콘밸리는 없다”고 말한바 있다. 전문가들도 판교와 상암의 산학연구단지에 “유명대학이 없는 곳에서는 원천기술과 선도기술을 창조할 수 없다”고 말했으니 같은 의미에서 보면 “서울대학 없는 한국판 실리콘밸리는 없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창업펀드는 최소한 2,000억원 규모

② 500억원 규모의 창업펀드로 창업 밸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은 너무 부족하다. 첨단산업 창업 클러스터란 산·연·학·금이 한 송이 포도처럼 어우러져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산업단지를 말하는데 적어도 2,000억원 규모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관악구와 협의 특별법을 만들어 국고지원을 받아야 한다.
미국은 1995년 연방정부에서 6,000억원 상당을 교육정책 아닌 산업정책 차원에서 스탠포드대학과 실리콘밸리에 IT관련 연구와 창업지원금으로 지원한 결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IT첨단기술의 메카로 성장할 수 있었다.
③ 신림동(대학동) 고시촌에서 로스쿨 때문에 빠져 나간 임대건물 문제와 1,000개 이상 벤처기업과 1만5천명 이상 임직원 및 창업 희망자들이 상주하는 문제는 관악구와 합동협의회를 만들어 논의해야 할 사항이다. 관악발전협의회는 앞으로 사법시험제도 부활을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신림동 벤처밸리 성공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
④ 한국형 실리콘밸리 성공을 위해 국내외 전문가와 관계기관 합동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여 좋은 의견이 도출되면 이를 제도 발전과 운영에 반영해야만 한다. 심포지엄 개최 문제는 필자가 금년 말까지 서울대학교와 관악구와 협의하여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필자는 관악구 초대 민선 구청장으로서 퇴직 후에도 관악발전을 위해 노심초사 해왔지만 이제 한국형 실리콘밸리 계획이 빠른 시일 내로 성공한다면 여한이 없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최후까지 미력을 다해 헌신할 계획이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06호 (2016년 10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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