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악재, 귀족노조 총파업, 대란첩첩
대선정국 조기개막… 정치외풍 경제타격

고립무원, 고군분투 꼴
경제계 말못하는 울상
글로벌 악재, 귀족노조 총파업, 대란첩첩
대선정국 조기개막… 정치외풍 경제타격

▲ 더불어민주당은 9일(한국시간) 미르· K스포츠재단의 박근혜 정권 실세 개입 의혹과 관련, "전경련은 해체돼야 한다. 스스로 자정의 길을 찾아야 한다"며 전경련 해체를 재차 촉구했다.

누구나 입으로는 경제가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경제를 아껴주고 달래주는 행동가는 없다. 연구기관이나 전문가들의 경제분석이나 예측도 믿을 수 없고 빗나간다.
경기침체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돌아선다더니 수출과 내수가 모두 찬바람을 맞고 있다고 울상이다. 시중에서는 IMF 때보다 더 어렵다고 아우성이니 민생경제가 고달픈 것은 사실이다.

글로벌 악재에 외풍과 천재 겹쳐

내성(耐性)이 강한 편인 우리 경제를 타격한 글로벌 요인들은 퍽 오래됐으니 지금쯤은 극복, 탈출할 시기가 됐을 터인데 그 사이에 새로운 악재와 외풍이 겹친 탓인 모양이다. 전문가들도 돌발 악재나 정치권과 사회의 신종 외풍이야 어찌 진단할 수 있겠는가.
일부 관측자들은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이 파장을 몰고 왔다고 지적하지만 과장되거나 사실왜곡이라고 본다. 이 보다는 해운·조선업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해고조정,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따른 글로벌 물류대란, 철도노조와 자동차 노조의 총파업에 따른 물류대란과 여기에 편승하려는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 사태 등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경제활성화 시점을 고대하고 있을 때 천재(天災)의 형벌이 이 땅에 몰려오는 불상사를 어느 누가 예측할 수 있었을까. 경주지진 사태를 겪고 보니 “지진이란 일본열도의 태생적 형벌 아니냐”는 믿음이 깨지고 말았다. “한반도가 결코 지진의 예외지대가 아니다”라는 지질학자들의 예언이 적중했으니 너무나 두려울 뿐이다.
태풍이 10월에 자주 오는 법이 없는데도 부산 해운대 일대를 쑥밭으로 만든 참혹한 피해를 보니 기후변화의 형벌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바다 조망권 보존을 위해 방파벽을 지나치게 낮춰 시공한 탓도 작용했다니 천재에다 인재(人災)마저 겹친 셈이다. 인간의 과욕을 다스리려는 자연의 형벌 앞에 어찌 항변할 말을 찾을 수 있겠는가.

거야(巨野) 압박에 재계기상 혼비백산

▲ 상심에 빠진 듯한 롯데 신동빈 회장. <사진=왕진오 기자>
▲ 공시사태로 물의를 일으켰던 한미약품. 이관순 대표이사.

재벌이나 중견·중소기업이나 모두가 좌불안석이고 기업인 대다수가 죄인 심정인 것으로 느껴진다. 글로벌 시장경제의 치열한 경쟁을 거쳐 국가발전과 민생안정에 기여한 기업인들이 죄인 심정을 느껴야 하는 것이 정상일까.
롯데그룹은 오너 일가와 CEO 등이 압수수색, 소환조사 받고 숨죽이고 있다가 신동빈 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겨우 안도하는 표정이다. 그러나 비자금, 횡령, 배임혐의 등으로 불구속 재판을 받더라도 어떤 형벌을 받게 될는지 안심할 처지가 못 된다.
글로벌 초일류 삼성전자의 갤노트 7의 리콜사태는 실로 천만뜻밖이었다. 비록 삼성의 저력으로 충격은 조기 극복한 것으로 보이더니 일시 생산중단으로 다시 악화되어 시중의 민심이 “삼성, 너마저…”라고 한탄했었다. 더구나 헤지펀드 엘리엇이 삼성의 후계구도 승계를 도와줄 테니 “30조원의 배당금 내놔라”는 주주제안으로 어떤 거사를 꾸미고 개시했는지 알 수가 없다.
한미약품의 신약 기술수출 8조원의 신화마저 리콜사태이니 실망이나 체면손상이 말할 수 없다.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후 늑장 공시혐의에다 내부정보 유출에 의해 부당내부거래 혐의까지 겹쳤으니 금융위의 벌칙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 삼성전자 갤노트7 리콜사태로 난관에 봉착한 이재용 부회장.

박근혜 정부의 ‘문화융성’ 프로그램이 중동, 아프리카 등지로 잘 확산되고 있노라고 믿었지만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의 설립과정과 인허가 절차상 비리혐의가 정치권으로 비화되어 전경련 해체론까지 제기되니 재계의 기상이 울상 아닐까. 중요한 경제단체를 정치권이 해체토록 압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보지만 이를 계기로 ‘반재벌 정서’가 다시 요동치면 무서운 외풍일 수밖에 없다.
글로벌 시장경쟁에서 성공한 대기업은 악(惡)이고 중소기업은 선(善)이라는 이분법이 거센 풍토에서 정치권은 표심을 의식하여 형평성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니 반재벌 정서가 확산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본다.
20대 국회 여소야대 구도는 거야(巨野) 3당의 독무대로 비친다. 이번 국감에서도 기업인 증인들에게 호통 치는 모습이고 전경련 활동을 청와대와 연결시켜 권력형 비리 게이트로 몰고 가려는 기세이니 누가 감히 이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야권주도 대선정국 조기개막 파장

▲ 10월 6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국가 대개조'를 내걸고 대선 싱크탱크를 발족했다. <사진=문재인 블로그>

야권은 대통령과 경제단체가 수없이 호소하고 절규했던 경제활성화 관련 입법지원에 인색해 놓고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의 총체적 실패만을 강조한다. 청와대와 경제계도 입법호소에 지쳤는지 지금은 거의 포기한 모양이나 다름없다.
반면에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을 재촉하며 내년도의 대선정국이 조기 개막되어 야권의 대선주자들의 천지로 비쳐진다. 북핵 도발에 쫓기고 있는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하니 야권주자들이 호재를 만난 듯 ‘정권교체를 넘어 경제교체’라고 주장한다.
이 판국에 노동개혁법, 서비스산업육성법, 의료법 개정 등 정부법안들은 물 건너간 신세다. 20대 국회 초반 의원들의 입법 발의안은 각종 규제강화 내용이 수천 건에 달한다는 집계이다.
야권 선두주자인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는 가장 먼저 싱크탱크를 발족시키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 대안으로 ‘국민성장’ 경제를 내세웠다. 지금까지 국가와 기업 위주의 경제정책 대신에 국민 개개인과 가계(家計)부문 위주의 성장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니 우리네가 듣기에는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다.
여기에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뜯어 고치겠다는 개헌론에 20대 국회의원 절대다수가 호응하고 있다지만 여야를 합쳐 수십 명에 달하는 잠룡들의 이해가 엇갈려 개헌론을 어디로 끌고 갈는지도 알 수 없다. 경제를 달래주고 기업인들의 사기진작에 나설 구원자는 찾아볼 수 없는 ‘정치만능 시대’의 우리 경제의 신세가 너무나 외롭고 쓸쓸한 지경 아니고 무엇인가.

대선주자 박원순시장 공공연히 ‘귀족노조’편

▲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성과연봉제에 대해 귀족노조편을들고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박원순 서울시장 블로그>

집단시위 만능, 총파업 천국 아닌가. 어디 배고픈 근로자들의 시위이고 파업인가. 억대의 고연봉 ‘귀족노조’가 기득권 수호를 위한 이기주의 집단행위이지만 정치권이 한마디라도 만류한 적이 있는가.
쌀은 올해도 국민세금으로 지원하여 풍작을 이뤄 수십만 톤이 남아돌게 되어 있다. 묵은 쌀을 합치면 200만 톤 이상 과잉생산이니 처리할 방도가 없어‘사료용’으로 전환하고 대외 원조용으로 처분해야 할 판이다. 그런데도 농민단체들은 국민세금으로 쌀값하락을 추가로 막아달라면서 상경시위로 정치권을 압박했다.
국민세금으로 ‘직불금’ 지급하여 과잉생산 된 쌀을 다시 세금으로 수매해 달라는 시위이지만 이를 거부 못해 당·정이 35만 톤 수매를 약속했다.
농민운동에 참여했던 백남기 씨가 민중 총궐기 때 앞장서서 경찰의 물대포 맞아 사망했지만 법원의 부검 영장도 집행하지 못하게 시위하며 ‘국가폭력’ ‘살인정권’이라 규탄하지만 말릴 힘이 없다. 거야 3당은 다시 ‘백남기 농민 특검’을 추진하고 있다.
청년실업, 인구절벽 앞에 귀족노조들은 성과연봉제와 임금피크제를 ‘해고연봉제’, ‘성과퇴출제’라는 억지 주장으로 총파업하고 있다. 이를 공공연히 부추기는 대선주자마저 등장했다.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안철수 의원의 지원으로 시장에 당선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선행보를 보라. 그는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과 관련 “데모 진압용 살수차의 물 공급을 거부한다”고 공언했다. 농민단체들의 입맛에 꼭 맞는 말을 찾아 방송했을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또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성과연봉제에 대해 “대통령, 국회의원, 장관 등 힘쓰는 사람들은 안하고 노동자만 하자는 말이냐”고 귀족노조 편을 들고 나섰다. 이런 사람이 내년 대선에서 당선이라도 되면 나라가 망하지 않고 견딜 수 있을까.

코리아 세일 페스타 반짝기운이나마…

▲ ‘코리아세일 페스타 2016’ 서울 중구 명동에서 수많은 인파들이 모여있다. <사진=코리아세일 페스타 공식홈페이지>

도대체 경제는 누가 걱정하고 누가 살려갈 수 있다는 말인가. 유일호 경제부총리 팀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지만 늘 국회에 불려가 야단맞고 절절매는 꼴 아닌가.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매달려 겨우 통과시킨 추경예산을 4분기 중에 16.6조원을 집행하여 내수와 수출을 최대한 회복시키겠다고 약속했지만 경제주체들은 기(氣)가 빠져 별다른 응답이 없다.
사드배치 관련 중국의 보복위협설 속에 코리아 세일 페스타 반짝 기운이나 기대할까. 중국 관광객 ‘유커’들이 일본이나 홍콩보다 많이 몰려오고 있다니 다소 위안꺼리다.
그렇지만 한진해운 법정관리 후유증, 조선산업 구조조정, 귀족노조 총파업, 물류대란 등 우리 경제를 압박하는 거대한 악재와 외풍을 무슨 수로 극복하고 탈출할 수 있을는지 암담하게 느껴지는 입장이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07호 (2016년 1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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