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관파천은 고종황제 결단

글/알렉산드로 제빈 러시아극동연구소 한국학 연구센터장

올해는 한·러 수교 26주년으로 양국간 국제무대에서의 협력이 활발하다. 그동안 푸틴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이 상호 방문하고 모스크바와 서울에서 양국 전문가들이 참석한 학술대회 교류도 있었다.
19세기 후반 한반도에서 열강들이 경쟁할 때 대한제국이 일본의 침략에 대응하여 러시아의 도움을 요청했던 아관파천(俄館播遷)이 올해로 120주년이다.
일부 학자들은 아관파천을 러시아의 음모니 고종황제의 유괴라고 지적하기도 했지만 사실과 전혀 다르다. 명성황후가 일본 낭인들에 의해 시해된 후 고종황제가 포로가 된 심정으로 러시아 공사관에 도움을 요청했었다.
1896년 1월 고종이 밀서(密書)를 통해 “나는 배신자들 집단에 둘러싸여 있다. 머리스타일 변화(단발령) 이후 곳곳에서 반란이 일고 있다. 배신자들은 나와 내 아들을 죽일 수 있다”는 요지였다. 이 시기의 러시아 외무부는 조선과 러시아 관계에 불이익을 초래할 외국의 조선 지배를 못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오늘의 러시아는 한반도 통일문제에 관해 어떤 군사적, 정치적 동맹체에 가입하지 않는 ‘통일 코리아’의 탄생을 원한다. 지난 2013년 푸틴 대통령은 방한시 한민족의 통일지향을 지지하며 통일과정은 평화로운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극동 국경지역의 긴장완화 및 남북과 경제적 프로젝트 시행에 방해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목표로 남북 관계개선을 바란다.
러시아는 북핵 문제는 6자회담을 통해 풀어나가야 하며 앞으로 정치적 선언을 넘어 실용적인 단계로 나아가 한·러간 추진하는 유라시아 경제통합 실행으로 러시아의 무역, 경제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강한 독립국’이 될 것에 관심을 갖는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07호 (2016년 1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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