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경영', 기업이 앞장서자

청탁금지법의 시행으로 ‘윤리경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경제잡지 포춘(Fortune)이 선정한 500대 기업 중 95%가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있지만 국내의 많은 기업들은 수익창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동안 소홀히 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청탁금지법의 시행됨에 따라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도 윤리경영이‘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이 점차 자리 잡고 있다.

“윤리경영이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물음에 대해서도 기업 이미지가 좋아져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카고 드폴대학의 커티스 버슈어 교수는“S&P 500지수에 편입된 기업 중 윤리적 책임을 진지하게 고려한 기업은 지수 내 다른 기업들보다 양호한 장기 재무성과를 나타냈다”고 말하고 있다.

7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에 선정된 포드자동차의 사례를 통해서도 윤리경영과 기업실적간의 상관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세계적 기업윤리 연구소인 에티스피어 인스티튜트의 최고경영자인 티모시 어블리치는“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으로 선정된 것은 윤리적인 경영과 기업 실적간의 상관관계를 모두 포괄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반면, 윤리경영 소홀로 인해 실적악화는 물론 기업의 존립자체가 위태로운 사례를 올해 들어 직접 목격하기도 했다. 독일 자동차회사의 배기가스 조작사건이나 다국적기업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하나같이 눈앞의 작은 이익 때문에 윤리경영을 소홀히 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들이다.

윤리경영 문제에 있어 금융회사도 자유롭지 않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온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부터 KIKO사건, 후순위채 사태 및 회사채 불완전판매 사건 등이 모두 윤리경영 소홀에 따른 결과가 아닐까 싶다. 최근에 발생한 미국 최대 소매은행인 웰스파고와 독일 도이치뱅크의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사건도 윤리경영 소홀 사례에 해당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미국의 주요 경영대학원들이 윤리교육을 강화한 것도 금융회사 임직원에게는 누구보다도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윤리의식이 요구된다는 것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전국민이 적용대상인 청탁금지법의 시행으로 윤리경영은 이제 국가적 관심사가 되었다. 독일 자동차회사의 배기가스 조작사건을 통해 “기업의 윤리경영 실패는 해당 기업의 브랜드가치 훼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이미지까지 추락시킨다”는 사실도 이미 확인했다.

한국법제연구원이 발표한 2015년 국민법의식 조사연구에서 따르면 국민들이 법을 지키는 않는 이유에‘ 법대로 살면 손해를 보니까’라고 응답한 비율이 2008년 34.3%에서 42.5%로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결과의 원인으로는 기업들의 비윤리적인 행위에 대한 처벌수준이 현저히 약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138개국 가운데 종합순위 28위를 기록했으나 기업경영윤리는 98위로 후진국 수준이다.

기업들의 윤리경영이 국민들의 준법의식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울러 단기성과가 아닌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라도 윤리경영은 꼭 필요하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모처럼 조성된 윤리경영 확산분위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생존의 관점에서 윤리경영을 바라보고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필자소개 : 김주원>

필자는 현재 NH농협금융지주에서 윤리경영과 컴플라이언스 담당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금융감독원 금융교육 전문강사 및 금융소비자보호상담역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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