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촛불때 서울역 광장에서 함성
신문, TV 신바람 편중으로 균형상실

언론보도에 빠지는 민심
탄핵반대 보수목소리
광화문 촛불때 서울역 광장에서 함성
신문, TV 신바람 편중으로 균형상실

▲ 박사모 등 단체들은 성탄 전야인 24일 청계광장 등에 모여 태극기를 흔들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무효를 주장했다.

국민의 분노와 함성을 신문과 방송을 통해 듣고 보고 놀란다. 언론보도는 신바람이 나고 살판을 만난 모양이다. 최순실 게이트 관련 분노한 민심이 비단 촛불시위 뿐이랴. 언론보도에 빠진 민심은 무엇인가. 광화문 촛불시위와 거의 같은 시각에 서울역 광장에서 보수계의 함성이 울려 퍼졌지만 신문과 방송에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끝까지 깽판정치 고집하려는가

언론보도가 광화문 100만 인파에 초점을 맞춰 박근혜 대통령 하야 바람을 일으키는 속성을 보여 왔다. 같은 시각 서울역 광장의 보수계 목소리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반대하니 보도할 가치가 없다고 언론이 속단했을 것이다.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촛불정국이 활활 타 오르면서 차기정권이 절로 굴러들어온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판국에 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무슨 이야기를 하건 듣지 않기로 작심한 모양이다. 탄핵을 밀어붙이겠다는 속셈이 뻔히 보이지만 언론보도는 이에 대한 비판은 고사하고 우호적이다. 이에 야권이 고무되고 우쭐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같은 시각, 규모는 다소 작지만 서울역 광장에서의 보수계 목소리는 매우 절실하다. 최순실 게이트를 비난하고 박 대통령의 실정(失政)에 실망감을 느끼는 데는 일치하지만 거야 3당이 촛불 민심을 이용하여 정권을 거저 획득하겠노라고 몰두하는 자세에 대해서는 강력 반대다.
지난 3일 하오 광화문 촛불시위가 시작될 무렵 동대문, 서울역,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보수계의 구국 애국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보수대연합은 이날 동대문 디자인 프라자에 모여 야권의 탄핵주도 세력에게 “끝까지 깽판정치 하겠다는 뜻이냐”고 물었다. 보수대연합은 박 대통령이 자신의 진퇴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약속했는데도 이를 ‘꼼수’라고 비난하고 걷어 찬 것을 ‘깽판정치’라고 비난한 것이다.
보수대연합은 지금껏 검찰수사 결과 대통령이 단돈 1원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을 들어 탄핵의 대상이 될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탄핵주도 세력의 수법이 과거 광우병 촛불시위와 유사하다고 비판했다. 보수대연합은 동대문 디자인 프라자를 출발하여 광화문까지 행진하겠다고 밝혔다.

법치주의 원하는 침묵하는 다수

▲ 보수계의 탄핵반대 성명

이날 같은 시각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나라 지키기 한마음 국민대회’가 구국기도회를 주최하고 법치주의(法治主義) 확립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자 촉구했다. 구국기도회는 “광화문 촛불시위만이 민의냐”, “법치를 원하는 침묵하는 다수의 진정한 민심도 있다”고 선언했다.
또 국민대회는 만약 군중시위로 정권이 교체될 경우 북핵 대응 사드배치 반대하고 전작권 전환, 한미연합사 해체,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계, 대북 식량 퍼주기, 6.15 및 10.4 선언 이행을 위해 연방제 통일방안 등을 추진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표시했다. 이 때문에 비록 대통령이 물러나는 경우에도 박근혜 정부의 주요 정책은 변동 없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북핵대응 사드배치, 한미군사방위체제 강화, 북핵 폐기 압박, 국가정통성 확립을 위한 교육개혁,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동개혁, 규제개혁, 산업권 개혁 및 자유시장경제 확립 등을 제시했다.

애국시민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또 이날 서울역 광장에서는 탄핵반대 국민연대가 ‘개헌찬성’, ‘질서 있는 퇴진’을 촉구했다. 국민연대는 최순실 게이트 혐의가 언론의 거짓선동, 마녀사냥 등으로 확대된 측면을 지적하고 침묵하고 있는 다수가 행동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국민연대는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이 공익성을 앞세워 설립됐으며 기금을 횡령, 사용(私用)한 사실이 없는데도 탄핵의 대상이냐고 반문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정일과 정상회담을 위해 4억5천만 달러를 밀송금한 사실과 비교해 보라고 지적했다. 또 박근혜 정책에 대해서는 △ 통진당의 해산 △ 전교조 불법화 △ 한미연합사 해체 무기연기 △ 좌편향 역사교과서 바로잡기 △ 북핵 대응 대북제재 정책 등 대한민국 국가정체성 확립 등을 평가했다.
조갑제닷컴도 이날 서울역광장 시위에 참가하여 ‘애국시민들의 반격이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조갑제닷컴은 시위에 앞서 신문광고 성명을 통해 “좌파와 결탁하여 그들의 집권을 도우려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당 해체공작을 분쇄하자”고 강조했다.
조갑제닷컴은 박 대통령이 공조직을 외면하고 비선 사조직을 이용하여 국정농단을 방조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상실했지만 그렇다고 탄핵감이냐고 되물었다. 조갑제닷컴은 2개 재단 설립이 공익 목적인데다가 기금을 횡령하거나 사용한 흔적이 없지 않느냐는 점도 지적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정일에게 4억5천만 달러를 밀송금한 것처럼 국사범(國事犯)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조갑제닷컴은 서울역광장 시위에 앞서 “김무성 세력이 좌파와 결탁하여 자당(自黨) 대통령을 몰아내 정권을 사드배치 반대세력에게 넘겨 피땀과 눈물어린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의 종지부를 찍게 했다는 역사적 책임을 질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성명은 보수계가 박 대통령을 비판해도 탄핵은 반대한다고 말하고 새누리당이 바보짓은 많이 했지만 나쁜 짓은 별로 한 적이 없다면서 민자당,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국가 정체성과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에 기여해 왔다고 평가했다.
이 성명은 김무성과 비박(非朴)계에 대해 탈당도 하지 않고 좌파세력과 내통하는 것은 ‘정치적 간통’이며 이 같은 배신극으로 보수계의 분노를 폭발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질서있는 퇴진’보다 더이상 무엇이 필요한가

대한민국재향경우회, 한국자영업자총연대, 국회개혁 범국민연합, 해병대전우 전국총연맹은 박 대통령이 자신의 진퇴문제를 국회에 맡기겠다고 발표한 후 “이것도 못 받겠다면 국회도 퇴진하라”고 성명했다. 이 성명서는 야당이 줄곧 주장해온 ‘질서 있는 퇴진’ 요구를 대통령이 받아들이자 이를 걷어차고 탄핵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강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한가”라고 반문했다.
국민행동본부는 검찰에게 문재인 전 대표를 내란선동 혐의로 영장을 청구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은 문 전 대표가 청계광장 촛불시위에 참가하여 “내 한 사람의 촛불을 보태 박근혜를 끌어 내리자”고 선동하고 “거대한 가짜 보수 정치세력을 횃불로 모두 태워버리자”고 주장했으므로 내란선동 혐의 적용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 주말 서울 도심을 마비시키는 촛불시위와 이에 맞선 보수계의 서울역광장 시위로 국론분열과 계층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이제 언론도보와 논평도 촛불시위를 부추기듯 확대 선동할 것이 아니라 정국 수습을 위해 자제와 안정을 호소하는 역할을 보여야 할 것이 아닐까.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09호 (2017년 1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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