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창규 회장(사진=KT).

[이코노미톡] 황창규 KT 회장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을 막아 달라’는 민원을 청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사정 당국과 박영수 특검팀 등에 따르면 황 회장은 지난해 2월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에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을 막아 달라’는 민원을 넣었다고 국민일보가 11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KT가 설을 전후해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청와대 경제수석실에서 동시에 ‘대통령과 황 회장의 독대가 예정돼 있으니 준비하라’는 취지의 연락을 받았고, 전경련은 KT 측에 “건의사항이 있으면 제출해 달라”는 요청도 했다고 전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의 합병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지만 그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합병금지’ 결정을 내려 많은 추측을 낳았다. 당시 SKT-CJ헬로비전 합병은 통신업계 최대 이슈였다. 경쟁업체인 KT는 이들의 합병을 적극 반대하며 청와대에 ‘합병을 막아 달라’는 민원을 전달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KT는 합병반대 논리를 담은 30∼40쪽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해 대통령과 독대 전 전경련과 청와대 경제수석실에 동시에 전달했고, 5개월 뒤인 2016년 7월 공정위는 ‘유료방송 독과점 심화’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합병금지를 결정했다.

KT는 인사 민원을 통한 68억원의 광고 몰아주기 등으로 ‘비선실세’ 최순실에게 이권을 챙겨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KT가 최씨의 위세를 이용해 경쟁 사업체의 합병을 막았다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 같은 보도에 KT는 입장자료를 내고 “전경련으로부터 건의사항이 있으면 제출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또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반대하는 논리를 담은 30~40쪽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해 전경련과 청와대에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 사진=포털사이트 게시판 갈무리.

누리꾼들은 특검이 공개한 최순실 태블릿 PC 등에 삼성이 연루된 정황이 포착되고, 특검팀이 국조특위에 이재용 부회장 고발 요청을 한 것 등을 들어 삼성전자 출신인 황창규 회장의 연임 의지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국민의당, 정의당 등 정치권도 앞서 68억원의 광고 몰아주기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임 의사를 밝힌 황 회장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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