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정이란 영원을 향한 순례길

[이코노미톡 생활수필]

디지털 고속 삶 시대
소통, 이해시키는 기술
삶의 여정이란 영원을 향한 순례길

글 / 최수권(전 세계문인협회 부이사장, 수필가)

소통하는 수단은 여러 유형이 있다.
SNS, 핸드폰의 문자, 이메일등의 정보 나누기가 일반적인 수단으로 자리 잡혔다. IT기술, 정보통신의 발전은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지구 반대편 오지의 소식이 실시간으로 지구촌 전역에 생중계되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도 디지털화 되어가고 있고, 사고도 디지털화 되어가고 있다.

삶의 방식 스피드시대 대화 난

디지털의 특성이 속도가 빨라지듯, 사람들의 삶의 방식도 빨라지고 있다. 정(情)이나 감성이 메마른 소통의 시대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지하철의 승객 중에 80% 이상은 스마트폰에 빠져있고, 묵직한 백팩(backpack)을 맨 젊은이들을 마주 하면서, 잠시 이런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원시의 조상, 유목민들이 사냥감이나 먹잇감을 찾아 창이나 생활도구를 들춰 메고 먼 길을 재촉하는 착각에 잠겨 보기도 한다.
-먹잇감을 찾아 떠돌아다니는 원시인들 같은…
너나 할 것 없이 우린 그렇게 분주하다. 부유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처럼...
그래서 삶의 방식도 빨라지고, 인간관계도 건조해지며, 심지어 말의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ARS에서 안내하는 짜증나는 기계음보다 더 빨라지고 있다.
일전에 어느 햄버거 가게를 들렀다. 시간도 없고 하여 적당히 한 끼를 해결하려고 여자종업원에게 주문을 하는데 종업원의 말이 너무 빨라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말을 천천히 하라고 했더니 “별꼰대” 취급을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불쾌했지만, 참았다. 내가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일까?
커뮤니케이션은 서로의 생각, 느낌을 주고받는 말이나 글, 소리, 표정, 함축되어 표현되는 몸짓 등으로 의사소통, 의사전달을 하는 것이다.
특히 아랫사람이 문자나 카톡 등의 디지털 수단으로 소식이나, 정보 등을 전해 올 땐 불쾌한 감정이 앞서는 것은 나만이 갖는 감정만은 아닐 것이다.
규모가 큰 조직일수록 전자문서로 대신하는 게 시대의 흐름이고, 대면 보고가 없다고 하니, 조직의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개인의 지식, 경험, 노하우는 한계가 있다. 더 많은 전문지식을 가진 이나,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상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조직의 성과를 이루어 낼 수 있는 입안만(보고서)을 했을 때 결과는 배가 될 수 있다. 설령 결과가 흡족하지 않더라도, 그것은 조직의 파워고, 수준이다.
우리나라 월드컵 영웅으로 불리는 히딩크 감독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게임 중에 팀원 끼리 대화를 많이 해라” 했다. 이는 순간순간에 소통을 하라는 주문이다. 사실 현장에 모든 답이 있다.

고대인물의 골계열전을 보소

중국 고대 여러 인물들의 행적을 기록한 전기집 골계열전(滑稽列傳)이 있다.
골계란 뜻은 쉽게 말해 익살이다.
골계가는 익살꾼 풍자가로 풀이할 수 있다. 이들은 기지와 재치 웃음을 통해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한다. 왕의 심기를 거슬리지 않고 왕이 자신의 실정을 반성하게 하고 잘못을 바로 잡는 지혜가 뛰어난 사람들이다. 이들의 말은 쉽고 부드러우면서 해학이 넘쳐 든는 이 로 하여금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는다. 올바른 지적이라 할지라도 상대가 심한 모멸감을 느낀다면 오히려 반발을 사기도 한다. 인간관계는 상대적인 것이기에 상대에 따라 처신을 달리해야 성공할 수 있다.
제(齊)나라의 골계 순우곤(淳于)이 있었다. 그는 데릴사위 출신이었다. 그 시대 데릴사위는 대우를 받지 못했다. 사회적이나 법적으로 무시당했던 시대였다. 순우곤은 그런 시대에 신분의 약점을 잘 극복하여, 재상까지 역임했다.
그야말로 입지적인 인물이었다. 그가 출세할 수 있었던 것은 시의적절하게 구사하는 유머와 해학 덕분이었다.
“나라 안에 큰 새가 있는데, 대궐 뜰에 멈추어 있으면서 3년이 지나도록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습니다. 왕께서는 이것이 어떤 새인지 아십니까?”
순우곤이 이 수수께끼를 제나라 위왕에게 낸 것은 위왕이 국사를 돌보지 않고 방탕한 생활을 하는 바람에 나라가 엉망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라의 존망이 위태로운데도 대신들이 직언을 하지 못하고 보고만 있을 때 순우곤은 왕이 평소에 수수께끼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때를 기다려, 하고 싶은 말을 수수께끼로 묻는 기지를 발휘한 것이다.
왕은 순우곤이 낸 수수께끼를 생각해보니 “이자가 내가 3년동안 정사를 돌보지 않고, 방탕하게 생활을 해서 불만이 많다는 이야기 아닌가, 하지만 재미있다. 그렇다면 멋진 답을 주어야지” 그리고 이렇게 답했다. “이 새는 날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한번 날았다 하면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울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한번 울었다 하면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이다.”

타인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일

위왕의 해답에는 이제 정신 차려 올바른 국정을 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위왕은 자신이 국정을 소홀히 했을 때 각 지방의 책임자를 다 불러 모아 심사 한 뒤, 모범관리는 노고를 치하하고 상을 주고 횡포를 부린 자들은 처단하여 국정을 챙겼다.
순우곤이 직언을 이렇게 했다면 어떠했을까?
“왕이시여, 당신이 방탕한 생활을 하는 동안 국정은 문란해지고, 백성들의 삶은 도탄에 빠졌습니다.”
그는 무례한 인물로 찍혀 엄벌을 받았을 것이다.
순우곤은 병사를 움직여, 제나라 땅을 빼앗았던 주변국들로 부터 땅을 되찾았고, 이후 36년간 제나라는 번성했다.
술을 좋아하는 위왕의 물음에 이렇게 답한다.
“술이 극도에 이르면 어지럽고 즐거움이 극도에 이르면 슬퍼진다고 하는데 모든 일이 이와 같습니다. 사물이란 지나치면 안 되며, 지나치면 반드시 쇠합니다.”
이 말을 듣는 왕은 술을 밤새워 마시지 않았다. 주색을 멀리하고 주연이 열릴 땐 늘 순우곤을 곁에 두었다.
소통은 상대를 알려는 노력과 배려에서부터 시작된다. 타인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일이 참으로 어려운 시대다. 불통의 시대이다.
모두가 잘난 시대다.
“우리 삶의 여정은 영원을 향한 순례의 길이다.
그리고 그 길의 동반자는 같은 시공(時空)을 사는 우리들이다.
마음을 열고 사랑을 노래하자.” 봄날을 기다리며...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10호 (2017년 2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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