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복의 노래와 삶(3)]

나의 음악 이야기(3)
노래(음악)이 꼭 필요한가?
노래가 운동이 되다고?

글 / 이준복 노래하는 농부 (서울 영신여고 퇴직 후 충남 예산 삽교에서 과수원농사)

[인터뷰]

나 ~ 플라톤선생님! 안녕하십니까! 혹시 음악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 게 있을까요?
플라톤~ 흠, 자네 평생에 가장 쓸만한 질문을 하나 하는 군~ 음악은 정말 위대한 것이지~ 자네 속에 영혼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나 ~ 그야 당연하죠, 저도 사람으로 태어난 존재니깐요~

플라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자신에게 영혼이 없다고 우기는 사람이 있어서 물어본 것일세. 우리의 영혼은 말이야~ 좋은 음악을 통해 조화와 운율을 배우고, 정의를 추구하는 기질을 습득하게 된다네. 음악이 귀중한 것은 감성과 인품을 세련되게 한다는 점에서뿐만 아니라 사람의 건강을 지켜주는 큰 힘이 있다는 것이지~ 자네도 말이지 기타 메고 다양한 사람들 만나 노래하며 쏴 다니던 시간들이 꽤 좋았을 걸?

[어느 환경 운동가이자 최고의 사진작가님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기억하며]

“위험한 사람이 주변에 많이 있을 것입니다. 하루 종일 한 번도 노래를 안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사람 참 위험한 사람입니다. 흥얼~흥얼~ 호흡을 맞춰가며 노래하다 보면 그 소리가 귀청을 울리고 골을 때리고 온 몸의 세포를 진동시킵니다. 노래는 단순히 몸의 호흡을 넘어 정신의 호흡으로 넘어갑니다. 미국에서 ‘매기의 추억’ ‘올드 블랙 죠’ ‘스와니 강’ 이런 고상한 민요들이 불려지던 시절만 해도 그들은 개척정신과 함께 정직한 사회구조를 지탱하고 있었습니다. 또, 음악마다 어떤 힘이 서려있습니다. 전장에서 군가나 행진곡이 병사들의 사기에 영향력이 없다고 보십니까? 피겨스케이트나 발레에서 음악이 없다면, 그건 죽은 스포츠가 될 것입니다.”

[엿듣기 1]

세종 ~ 악(樂-음악)이란 도대체 무엇이오? 또, 樂이 하는 일이 무엇이라 보시오?

맹사성 ~ 예~ 樂이란 예로부터 예법과 함께 백성들의 마음을 즐겁게 하고 그 성격을 부드럽게 하며 나라 안에 화평한 기운이 가득 차게 하는 일을 하옵니다.

세종 ~ 樂이 승하면 어떻고 쇠하면 어떠합니까?

맹사성 ~ 樂이 번창하면 백성들의 마음이 순해지므로 도둑과 범죄가 멸하며 외환이 줄어들어 요순시대와 같이 문물은 자연히 번창하고 나라는 강해지옵니다. 樂이 쇠하면 백성들의 마음이 박하게 되고 도둑이 창궐하게 되고 범죄가 끊일 새 없이 발생하고 성정이 거칠어져 전쟁을 좋아하므로 외환이 일어나게 되옵니다.

- 한정희 선생의 음악교육 에세이에서 -

[엿듣기 2]

“모든 감각 매체 중에서 소리는 감정과 가장 가깝게 연결됩니다. 따라서 모든 예술 중 음악이 가장 순수하게 감정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음악은 개인에게 있어 가장 높은 가치를 가진 보배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성장을 위한 매체로서 필요 불가결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음악의 가치는 여가 시간의 활력을 주는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전 생애를 통하여 계속적인 영향을 지닌 감정을 샘솟게 하는 원천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교육학자 제임스 머셀 교수(James Mursell 1893~1963)의 교육학 강의에서-

[훔쳐보기]

“음악은 만질 수도 볼 수도 없지만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부드럽게 해준다. 나아가서 인류문명의 밑받침이 되어주는 경이로운 예술이다. 이러한 좋은 음악을 평생친구로 동행한다면 마음이 괴로울 때나 외로울 때 따뜻한 위안이 될 것이다.

2차 대전 후, 전쟁으로 인해 독일의 많은 도시가 폐허로 변했을 때 가장 먼저 복구사업을 벌인 것은 콘서트홀과 오페라 하우스였다. 이는 전쟁으로 황폐해진 인간의 심성을 회복하는데 음악이 무엇보다 효과적임을 알고 있었던 독일인의 지혜라고 하겠다.”

- 한정희 선생의 음악교육 에세이에서 -

[ 경험담 ]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내 아내와 함께 기타를 퉁기면서 듀엣으로 노래를 마쳤는데 작은 홀은 의외의 큰 반응으로 다가왔다. 남미 사람들이 함께 한 자리인지라 멕시코 민요 ‘Cielitolindo’를 열창하였는데 칠레에서 온 한 사람은 덥석 다가와 찐하게 허그하며 환하게 웃었다. 음악 마니아 캐나다 영어선생 ‘BILL’이 다가와 그 한국 동요를 언급하며, “내 듣기론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섞여 나옴직함 묘한 향수를 느끼게 해줍니다. 다음에 한번 그 노래 더 듣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아무튼 그 짧은 공연 한번으로 우리 부부의 이미지는 매우 좋아졌고 밴쿠버에서의 생활에서 커다란 활력이 되었다

첫 번째 ‘나의 음악이야기’에서 나는 딱딱한 수업시간을 극복하기 위해 음악을 어떻게 활용하였는지 사례를 들어 자세히 소개한 바 있다. 5,6월엔 어느 회사의 고객 세미나에 초대되어 30분간의 공연을 40여 회에 걸쳐 전국을 투어하며 진행한 일이 있었다. 세미나 중간에 노래가 들어가니 지루할 수도 있는 순간에 행복을 충전하는 시간이 되었다. 노래 시간마다 강조한 것은 음악이 건강에 미치는 힘에 대한 것이었다.

[노래가 운동이라고? 병을 이기는 약이라고?]

노래를 시작하면 호흡기관에 신호가 전달되어 횡경막과 폐를 싸고 있는 근육은 물론 허벅지 장단지 근육까지 긴장상태에 들어가며 더 많은 양의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심폐운동을 더 크고 깊게 확장시키게 된다. 온 몸의 근육이 움직이다 보니 모든 장 기관이 저절로 바빠지고 소화가 빨라진다. 이는 내가 노래할 때마다 느끼는 몸의 반응 중 하나이다.

좋은 노래가 귀를 자극하는 순간 뇌의 즐거움 중추에서 온 몸의 신경망으로 파란 신호등이 켜지듯이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과 ‘도파민’을 분비한다. ‘앤 블러드’ 박사 팀은 좋은 음악이 들릴 때나 노래할 때 중뇌, 선조체, 피질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관찰되었는데 이 부위는 아주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나 사랑할 때의 쾌감이 자극하는 뇌의 부위와 일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노래를 통해 우울함, 분노 같은 감정들을 날려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노래를 부를 때 ‘옥시토신’이 분비되어 기억을 돕는다. 노래를 많이 부르는 사람은 청각 기억력이 높아진다. 우울증이 해소되면서 실제로 치매환자 치료에 음악이 큰 효과를 주는 것은 이미 상식이 되었다. 스트레스는 인체의 면역기능을 악화시키는 주범인데 UCI의 ‘로버트 벡’ 교수팀은 모 합창단들에게 공연 전과 후의 ‘면역 글로불린 항체’인 ‘IGA’ 수치를 검사한 결과, 리허설 후에는 150% 공연 후에는 240%나 증가하였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음악과 관련된 좋은 정보가 쏟아져 나온들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내가 하루 10분이라도 노래를 하며 호흡을 가다듬어 본적이 언제였던가? 좋은 음악을 들으며 깊은 명상에 젖어 평정의 바다에 빠져본 적이 언제였던가? 노래를 부르며 그 노래에 얽힌 아름다운 추억으로 달려 가본 적이 언제였던가?

“구슬이 서 말 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멋진 우리 속담이 있다. 세월을 좀 지내다 보니 인생이 생각보다 길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며 산다. 그래서 오늘도 시간을 내어 황룡산을 오르며 흥얼흥얼 외워야 될 곡을 한 곡 정성껏 적어 비닐 팩에 소중히 집어넣는다.

곡목 ~ ‘존 덴버’의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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