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반대자는 안돼요"
자유 대한민국 수호할 각오가 있어야…

[이코노미톡]

[김동길 박사 '이게 뭡니까']


“차기 대통령 누가 되느냐”고
태극기 반대자는 안돼요
자유 대한민국 수호할 각오가 있어야…

글/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태평양위원회 이사장)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고 궁금하게 여기지만 국민의 마음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에 누구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45대 대통령 선거 때 힐러리 클린턴이 패배하리라고 내다 본 사람은 별로 없다. 도널드 트럼프를 찍은 사람들 중에도 그가 대통령이 된다고 믿은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1월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민중총궐기 촛불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태극기와 애국가 비웃는 자

예상을 뒤엎고 부동산 억만장자 트럼프가 당선이 되고 취임 100일에 엄청난 모험을 감행하자 그가 소속된 공화당도 어리둥절하고 있다. 반면에 290만 표나 더 받고도 선거전에서 패배한 클린턴은 미국의 대선제도를 원망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19대 대통령 선거는 미국의 경우보다 혼탁하여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선두주자가 있다고는 하지만 “반미가 뭐가 나쁘냐”, “일본에서는 공산당이 합법화되어 있어 참 부럽다”는 막말 무리들 중에서 대통령이 나온다고 믿기는 어렵다.
‘친북’을 넘어 ‘종북’을 진보로 착각하는 얼간망둥이 가운데서 대통령이 나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 민주주의를 사수할 각오가 있는 사람만이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태극기를 비웃거나 애국가를 4절까지 다 불러도 아무런 감동을 느끼지 않는 자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음을 밝혀둔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지만…

문명한 나라 정치판에도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진다.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가 바로 그런 해프닝 가운데 하나였죠. 그러나 당선자를 대통령으로 맞이하는 미국 국민들이나 정계인사들이 모두 상식을 가지고 대응하는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미국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국회가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가결하여 대통령을 업무정지 시켜놓고 헌재가 탄핵재판을 진행 중이라 나라 안팎이 어수선한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업무를 못하게 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무료한 날들을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헌재의 재판이 유리하게 전개되도록 변호인단과 함께 악전고투하고 있는 것이 국민의 눈에도 뻔히 보인다. 경건한 마음으로 헌재의 판결을 기다리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요.
질서정연하게 진행되던 촛불시위는 ‘박근혜 무죄’를 주장하는 태극기 집회 때문에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대통령 자리를 노리는 많은 정치꾼들이 이 혼란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고 5만가지 술수를 다 동원하고 있으니 우리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헌재의 판결에 영향을 미치려는 모든 노력은 나라의 헌법과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한다. 모두가 자제하지 않으면 매우 고약한 놈이 나타나 이 겨레를 망국으로 인도할 것이 뻔하지 않는가.

여당이 없는 대통령 선거?

여당 없이 대통령 선거를 치른 일은 헌정 사상 없었던 것 같다. 1997년 대선에선 김대중 후보가 처음 승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야당이 단독으로 이긴 선거가 아니었다. 당시 대통령 김영삼이 여당후보인 이회창을 밀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당시의 속사정을 여기서 다 밝히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어쨌든 정당정치의 이변으로 김대중, 노무현이 청와대의 주인이 되고 한국의 의회정치는 몸살을 앓게 된 것이다. 그 뒤 이명박 서울시장이 압도적 표차로 청와대를 탈환한 것은 전통적 여당정치로의 복귀였을 뿐이다.
박근혜는 ‘선거의 여왕’으로 군림했을 뿐이지 한 번도 정치다운 정치를 해본 경험이 없었다. 새누리당이 양분되어 친박과 비박으로 갈라져도 친박만 건재하면 박근혜는 안일 무사주의로 일관할 수 있었고 청와대가 당 지도부를 무시하고 패배를 자초했을 때도 박근혜는 괴로워하지 않았고 오히려 비박인 김무성의 몰락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청와대는 정치를 외면하고 무당놀이 같은 비선놀음에 놀아난 셈이다. 지금 당장에는 문재인의 대항마가 없다. 그러나 자유 민주주의를 사수하겠다는 인사들이 나와서 똘똘 뭉치면 여당 없는 정치판에서 여당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위기의식이 팽배하지만 승리는 자유 민주주의가 차지하게 될 것이다.

▲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 <사진=경제풍월DB>

정당정치가 막을 내리려나?

대한민국의 정당정치가 막을 내리려는 인상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그동안 정당 정책을 제대로 갖춘 ‘정당다운 정당’이 있었느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곤란하다. 그런 정당이 없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선거나 대통령 선거 때 나타나 잠시 기승을 부리다가 사라지는 군소정당들은 거론할 여지도 없지만 10년 이상 집권한 정당을 꼽으면 둘이 있는데 이승만의 자유당과 박정희의 공화당이다.
자유당은 4.19 학생혁명으로 문을 닫았고 공화당은 김재규가 총질한 10.26 사태로 막을 내렸다. 자유당은 14년, 공화당은 18년간 장기 집권했지만 ‘상처뿐인 영광’이다.
그렇지만 자유당은 소속 당원들이 아니라 이승만이라는 탁월한 지도자가 있었기에 6.25라는 국난을 극복할 수 있었고 자유진영의 일원으로 살아남았다. 공화당은 박정희라는 유능한 군인이 국가원수 자리를 지키면서 떠드는 자들의 입을 틀어막고 ‘한강변의 기적’을 낳은 것이 사실이다.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

김정은의 배다른 형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백주에 암살된 사건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온갖 억측이 난무한다. 김정일의 큰 아들 김정남은 평소 초점 잃은 바보스런 시선으로 여러 나라에 가끔 나타나 혹시 마약중독자가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도 했다. 그가 객지에서 피살됐다는 소식이 많은 한국인의 마음을 처량하게 만든다.
김정은은 고모부 장성택을 재판도 거치지 않고 하루 만에 처형했지만 그의 형은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외국 공항에서 독침으로 살해했다니 그 소식을 듣고 오싹하지 않았을까. 동생이 북한 왕조의 절대 권력자인데 그의 형을 그렇게 해치우다니 이태조의 아들 이방원의 ‘왕자의 난’ 꼴 아닌가.
사람 죽이기를 파리 목숨처럼 취급하는 냉혈 독재자라지만 그의 형을 암살하고도 충격을 받지 않았을까.
대한민국 안에도 친북, 종북을 넘어 김정은의 적화통일을 꿈꾸는 자들이 있다고 들었다. 그런 사람들과 한 솥 밥을 먹으며 살아야 한다는 그 자체가 말 못할 비극이자 희극이다. 이번에는 대한민국의 정계가 반드시 정화가 돼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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