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애 한 민국!!"

‘난 태극기 신도… ’
태극기 휘날리며
나라를 지켜낸다

글/ 宋貞淑(송정숙) 편집위원 (전 장관,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

난 태극기 신도다.
태극기는 세련된 서양의 국기처럼 날씬하지도 않고 그림 자체가 멋있지도 않다. 게다가 다소 복잡하고 너무 깊은 뜻을 담고 있어서 좀 어렵고 촌스런 느낌까지 든다. 그래서 언젠가 국기를 다시 디자인하자는 건의를 하는 패거리들이 있을 때—아주 오래 전 일인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도 일종의 음모의 시초였는지 모르겠다.— 그것에 동조해보고 싶은 느낌까지 지닌 적이 있었다.

태극기를 없애려는 ‘한반도기’ 패거리들

그러나 오래지 않아 나는 태극기 신도가 되었다. 가슴에 손을 얹고 국기에 대한 맹세를 듣는 동안 가슴에 끓어오르는 그 이상한 영감이 내게는 뿌리내려 버린 것이다.
그래서 국가가 어려운 국면을 당하면 문득 태극기를 보며 비는 버릇도 아주 질기게 자리 잡았다. 그러므로 스스로 생각한다.
나는 태극기 신도가 되었구나, 하고.
언젠가 남북이 한 팀이 되어서 올림픽에 나간다며 「한반도기(旗)」라는 것을 만들어 흔들게 한 일이 있었다. 흰 바탕에 퍼런 한반도 지도를 그려 넣은 깃발이었다.
그 깃발을 바라보면서 너무도 맥이 풀리고 신명이 나지 않아서 허망하고 불쾌했던 기억이 있다. 왜 그랬을까?
우선 이 깃발을 흔들어서는 아무 게임에도 승리를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극기를 하늘 높이 흔들며 『대애 한 민국!!』을 외쳐야만 승리의 혼이 선수들의 마음속을 파고들어 승리하는 힘을 부어줄 것 같았다.
허여멀겋고 허망한 그 한반도 깃발이라는 것을 무엇 하러 만든 것일까.
이것을 만들고는 경기장에 들어가는 시민들에게서 태극기를 뺏고, 심하게 태극기 지참하지 말기를 강제했다는 뉴스를 듣고는 분노가 끓어올랐다.
필경, 남북 단일팀이라는 발상은 한반도에서 태극기를 없애고 싶어 하는 패거리들의 음모로 출발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그 때 문득 들었다.
왜냐하면 태극기를 보면 몸서리를 치게 발작을 하는 것이 북쪽의 반응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지닌 망치인지 도끼인지를 새긴 인공기라는 것은 언제나 태극기를 누르지 못했다.

▲ 청와대 인근에 게양돼 있는 태극기의 모습.

전교조와 좌파세력의 태극기 거부

독립운동을 하며 만세 사건을 일으킬 때 우리 조상들은 태극기를 믿고 죽음을 무릅썼다.
태극기는 그분들을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육이오 전쟁을 일으킨 적들을 무찌를 때 우리 국군들은 피 묻은 태극기 한 장에 혼백을 휩싸며 스러져갔다. 태극기는 그것을 기억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나라를 세우며 태극기를 국기로 삼은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나라를 잃고 떠돌면서도 임시정부를 세우고 세계만방에 민족의 자결(自決)을 외치며 조국혼을 지켜온 우리의 모든 넋을 이어받았음을, 증거 하는 것이 태극기다. 그 국기가 대한민국 국기인 태극기다.
그 국기를 지닌 대한민국이 오늘의 번영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우연히 이뤄진 일이 아니다. 그래서 적들은 기회만 닿으면 이 국기를 없애고 싶어 한다. 학교 교실에서 태극기 걸기를 없애는 일을 일찌감치 부터 시작한 전교조의 의도도 거기서 출발했다. 좌파 지방자치단체장들은 태극기를 향해서 하는 국민의례 같은 것을 안 한다. 그것도 태극기 없애기 지령인 셈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태극기를 국기로 지녔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이 땅에 정통성을 지닌 나라 세우기에 그 때 이미 승리했음을 뜻한다.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하고 태극기를 국기로 하여 대한민국을 수립한 이승만 박사는 민족의 올바른 진화를 예칙 할 수 있었던 통찰력 있는 분이었음을 지금 확신하게 된다.

그러면 그렇지, 태극기가 나서 나라 지킨다

스탈린의 앞잡이가 되어 그가 써주는 연설문을 소련어로 읽으며 한반도 북쪽을 차지한 집단은 태극기가 지닌 그 민족혼의 정수(精髓)가 너무 무섭고 두려워서, 태극기가 지닌 그 당당한 국가의 면모가 너무도 증오스러워서 어떻게든 짓밟아 버리고 싶어서 그들이 배후에서 조종하는 남쪽의 세력들에게 태극기부터 없애라는 지령을 내리는 것이다.
가령 김정남이 태극기 앞에서 사진을 찍고 만세를 부르는 일이 생긴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피를 나눈—저희들은 그것을 백두 혈통이라고 부른다—제 형을 죽인 김정은의 뇌리에는 끊임없이 그런 두려운 그림이 따라다닌 것은 아닐까.
그렇다. 오랜 동안 그들이 그토록 노려온 남쪽 무너뜨리기의 핵심은 『태극기만 없애면!!』에 있었다.
우리는 모두 그것을 알고 있다.
태극기가, 돈을 주고 깔개를 주고 물도 한 병씩 주고 김밥도 주고 봉투도 주어서 어마어마하게 큰 버스를 세내어 실어 나른 촛불 부대가 아니라, 태극기가 오늘 자발적으로 우리 땅을 뒤덮고 있다.
내 옛 동료는 마누라가 태극기를 들고 나가는 날이면 3만원을 쥐어준다고 한다. 1만원으로는 햄버거나 설렁탕 같은 것을 사먹고 2만원은 헌금함에 넣도록 하라고. 또 내가 아는 가톨릭 신도 내외는 자신들의 교회가 정구사 신부의 강론으로 오염되는 때부터 교회 헌금 봉투에는 천원짜리 한 장만 넣고, 전부터 교회에 바치던 큰 헌금을 태극기 모임에 나와 모금함에 넣는다고 한다. 남자 동창들이 꼬박 꼬박 모여 한 번도 안 빠지고 태극기 모임에 나가 모금함 앞을 그냥 지나지 않는다는 결의에 찬 증언을 한 동창생도 있다.
이 모두가 태극기의 힘이다.
『그러면 그렇지. 태극기가, 나라가 당면한 이 어처구니없는 난국을 몰라라, 할 리가 없지.』하는 생각이 들어서 눈물이 난다.
나는 태극기 신도다.
어쩌면 태극기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태극기 지키는 일을 맡겼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지켜내면 태극기는 『고맙다!』고 치하할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도 그렇게 치하할 것이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11호 (2017년 3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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