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두 차례 전통 민족행사

강원도 삼척 해신당(海神堂)
세계적인 성(性)민속공원
매년 두 차례 전통 민족행사

글/ 장홍열(한국기업평가원 회장)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기 살기가 바쁘다는 핑계로 우리 생활관습과 밀접한 민속(民俗)을 등한시 하면서 살아온 경우가 비일비재(非一非再)했다. 민속은 우리가 알게 모르게 우리의 정신세계를 지배해 왔고 지금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 아니 할 수 없다.

민속은 무엇을 뜻하는가

민속이란 말의 사전적 정의는 한마디로 일반 서민생활과 결부된 신앙, 풍습, 전승문화를 총칭한다. 좀 더 부연(敷衍·敷演)해서 설명하면 이렇다. 민속하면 제일 먼저 부각(浮刻)되는 것이 놀이문화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서민집단생활(庶民集團生活)에서 발생하여 오랜 세월 전해 내려오는 그 지방만의 독특한 생활과 풍습(風習)을 반영하는 놀이다.
이 풍습놀이의 중심에 민속악(民俗樂)이 있다. 일명 민속음악(民俗音樂)이라고도 한다. 옛날부터 민간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여 전해 내려오는 그들만의 노래다. 이 노래에 결부(結付)되어 자연 발생한 것이 민간의 풍습, 신앙 등과 합쳐지면서 민족예술로 다시 태어난다. 그 범주(範疇)에 들어가는 것이 조각, 회화, 건축, 공예 등의 조형예술(造形藝術), 무용, 연극 같은 표정예술(表情藝術), 소리 음악을 통한 음향예술(音響藝術)로 재탄생한다.
틈 있을 때 국내 경향 각지를 돌아다녀 보면서 관심을 가져보면 각 지역마다 민속박물관, 민속사 자연사 박물관, 전통민속문화연구소, 민속연구원, 민속도예연구원, 민속예술연구원, 민속놀이 체험 등의 이름으로 자기 지역과 가장 연관 있는 풍습을 내걸고 만들어진 기념관들이 즐비하다.

해신당

강원도 동해안에 가면 삼척시와 울진군 사이에 행정구역상 삼척시 원덕읍 갈남리(葛南里)라는 오래된 작은 어촌마을을 만날 수 있다.
이 마을 이름도 재미가 있다. 처음에는 갈산(葛山)이라는 마을과 신남(薪南)이라는 조그마한 마을로 나누어져 있어 신남이라 불렸다가 동민들이 또 의견을 내어 두 마을 합친 이름 갈남리(葛·南里)로 태어난 곳이다.
이 마을 북동쪽에 위치한 야트막한 산에 올라가면 언덕바지에 망망 동해(茫茫東海)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등지고 아담(雅淡)하고 용모단정(容貌端正)하게 정좌(正坐)한 해신 초상화(海神肖像畵)가 걸려있는 제당(祭堂)으로 눈길이 자연스럽게 간다. 이 제당을 해신당이라 한다.

애바위 전설

해신당에 얽힌 전설이 독특하면서 오랜 세월 이 고장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아주 오랜 옛날 옛적에 이 마을에 심한 봄 가뭄이 들었다고 한다. 이때 산천은 헐벗고 마을사람들이 굶기를 밥 먹듯 하던 봄철에 호구지책(糊口之策)으로 마을에 사는 한 처녀가 장래를 약속한 이웃총각에게 바닷나물을 뜯으러 가고자 하니 마을 북동쪽 약 1km 지점에 있는 바다 가운데 작은 섬인 돌섬으로 태워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총각은 돌섬에 처녀를 데려다 주면서 한낮이 되면 데리러 오겠다고 약속을 하고 뭍으로 나와 밭일에 열중하였다고 한다. 처녀는 바닷나물을 열심히 뜯는데 열중하다 보니 어느덧 해가 중천을 넘어서고 있었다고 한다. 총각이 올 때쯤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바다에 높은 파도가 일기 시작하면서 저녁이 지나가고 밤이 와도 바다를 뒤집을 듯한 심한 풍랑으로 총각은 당초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다음날 새벽녘 파도는 잦았으나 돌섬에서 처녀의 모습은 찾을 길 없고 행방불명되었다고 한다.
이 참사가 있은 뒤부터는 신남리 마을에는 고기가 잡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고기 잡으러 나간 어부들이 풍랑으로 집에 돌아오지 못하는 사고가 계속되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온 마을에 애쓰다 죽은 처녀의 원혼 때문이라는 뒤숭숭한 괴소문이 꼬리를 물고 뭇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날 밤 이 처녀의 약혼자였던 총각이 꿈에 산발(散髮)을 하고 나타난 처녀로부터 자기의 원혼을 달래어 달라는 하소연을 들었다고 한다. 다음날 바다와 연하고 있는 해산(海山)의 틈새에서 굳건하게 바다를 향해 무성하게 가지를 드리운 채 바닷바람(海風)을 맞고 있는 향나무를 본다. 이 나무로 깎음질 한 남근(男根)을 매달아 놓고 처녀의 혼을 위로하는 제사를 올렸다고 한다. 이때부터 이 향나무는 신수(神樹)라는 별명(別名)이 뒤따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부터 신기하게 그 총각에게 고기가 많이 잡힌다고 하는 이야기가 동네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고 한다.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하던 마을 사람들에게 이 입소문이 전해지면서 이 마을에 고기가 잡히지 않는 것이 애쓰다 죽은 처녀의 원혼 때문이라 믿고 나무로 남근을 깎아 해신당 신수에 매달고 마을 공동으로 치성(致誠)을 드리면서부터 고기가 많이 잡혔다고 한다.
돌섬의 이름도 높은 파도에 휩쓸리면서 살려고 애쓰다 죽었다 하여 애바위라 부른다는 전설이 지금껏 회자되고 있다.

해신당 성민속공원(海神堂 性民俗公園)

매년 2차례 음력 정월대보름날(음 1월 15일)과 음력 10월 첫 오일(午日)에는 남근을 깎아 해신당에서 제사를 올린다.
이 행사는 마을의 전통적인 민속행사로 계속되고 있다. 이 해신당 일대를 성 민속공원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지구상에서 이런 공원은 여기가 유일한 곳이라 한다.
이곳에 가면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유명 미술건축 작가들의 남근조각 경연대회 입선 작품인 대형 남근 조각상(男根彫刻像)이 볼만하다. 그리고 우리나라 어업 변천사와 국내외 성 민속자료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어촌 민속전시관이 또 관심을 끈다. 또 습지생태공원과 땅에 사는 인간을 이롭게 하는 동물인 우리 인간들의 나이 띠를 상징하는 12지지(地支: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의 신상(神像)남근 조각상, 전통어가(傳統漁家), 바다품기 전망대 등 다양하고 이색적인 볼거리를 만날 수 있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11호 (2017년 3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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