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환경 두렵고 불안

[생활수필]

‘종일 편파’ , ‘가짜 뉴스’
언론환경 두렵고 불안

글 / 성귀옥 가정 CEO, 시인

카톡에서 친구들이 느닷없이 흘러간 영화를 소개하는 일이 많아졌다.
이유인즉 온 국민을 빠지게 만든 정치드라마가 너무 막장으로 흘러 지겨워서 라고 한다.
종일 편파 방송하는 것을 앉아서 듣고 있느니 차라리 순간순간 들어오는 소셜 미디어를 보는 것이 훨씬 정세 판단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요즘은 신문 머리기사를 흩어보며 ‘사회가 이렇구나!’ 라는 생각을 하기보다 ‘아, 이렇게 유도하고 주입하는구나! 우리를 바보로 아나?’하는 생각이 들어 구독을 중단할 것을 심각히 고민하고 있다는 사람들이 주변에 꽤 많다.
주 언론들이 핵심보다는 잡다한 신변잡기와 편파 보도를 하는 것에 지쳐서 차라리 소셜 미디어에서 정확한 정보를 얻는다고 하는데, 이런 생각에는 문제가 많다고 본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받는 내용 중에는 서로 상반되는 이야기가 많은데 사람들은 이중 본인들의 성향에 맞는 내용을 진실로 여기고 같은 성향의 주변에만 알리고 전달한다.
이렇게 소셜 미디어에 의존하다보면 진실하지 않은 정보를 사실로 받아들이게 되고 반대성향의 사람들과는 더 소통이 단절되고 자신들의 논리에 갇혀 사고가 경직되어 간다.
결과는 촛불과 태극기집회처럼 점점 더 양분되는 사회를 만들 뿐이다.
앞으로 대선을 생각하면 국민들은 정말 정직하고 정확한 기사를 접하고 제대로 된 판단력으로 대통령을 뽑아야 할 텐데, 이대로의 상황이라면 앞으로의 사회에 염려가 앞선다.
미국은 지난 대선기간 동안에 상위 20개의 가짜 뉴스에 대한 페이스북 내 공유와 반응, 댓글 등이 진짜 뉴스보다 더 많았다고 한다.
가짜 뉴스가 반복되면 일반 대중은 진실을 구분하기 어렵게 된다.
클린턴측은 패배의 중대 요인이 악의적인 가짜 뉴스와 선동이었다고 주장한다.
승리자 트럼프는 어찌했는가?
그는 아마 처음부터 미디어 폐해를 알고 맞붙어 싸웠는지 모른다.
기자들에게는 ‘패배자’ ‘쓰레기’ ‘3류’라고 비하하며 “당선되면 명예훼손법을 고쳐 의도적으로 엉터리 기사를 쓰는 기자들에게 소송을 걸어 큰돈을 받아낼 수 있을 것이다.”라며 언론을 위협하기도 했다.
그토록 언론과 싸우고도 대통령이 된 걸 보면 언론 불신의 전략이 통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는 대통령이 된 지금도 자신에 관한 기사 중 오보가 나오면 즉각 트위터로 정정하며 직접 소통하기를 즐긴다.
당선 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선거 당시 정직하지 않게 악의적인 기사 낸 기자를 향해서는 ‘당신들 뉴스는 실패한 쓰레기 더미’라며 질문 기회도 주지 않았다.
언론이 이런 최고의 추악한 대접을 받는 것은 비단 트럼프의 저돌적이고 공격적인 성격만으로 돌릴 수는 없다.
선거를 통해 가짜 뉴스와 악성 루머로 인한 미디어 폐해를 충분히 경험한 미국에서는 학교가 아이들에게 가짜 뉴스 판별법을 가르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고 한다.
미국 대선을 바라본 세계 각국이 ‘가짜 뉴스(fake news)’와의 전쟁에 나서고 있다.올 4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프랑스는 사실여부가 불투명한 뉴스를 신고했을 때에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8개 언론사가 이를 검증하고 가짜로 판명될 시에는 해당 뉴스를 차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독일에서도 소셜 미디어에 가짜뉴스를 방치하면 1건당 최대 50만유로의 벌금을 부과시키는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가짜뉴스에 어떻게 대처 할 것인가를 두고 세계 각국이 교육, 검증, 벌금 등의 방안을 논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찌라시 수준의 정보가 돌아다니고 메이저 언론사까지 아무런 검증 없이 그걸 받아 보도해서 연일 나라가 벌컥 뒤집혀도 아무런 대책 없이 수수방관 할 뿐이다.
최순실 사건의 발단이 된 태블릿PC 조작보도 의혹을 받고 있는 Jtbc의 홍정도 대표의 언론관을 가늠하게 하는 발언의 기사를 읽었다.
요지는 언론인들이 진실보도라는 도덕주의적 언론관을 버리고 뉴스의 흐름을 관리해야 변화하는 미래 언론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말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요즘과 같은 빠른 정보전달의 시대에서 그럴듯한 주장으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검증 없이 쏟아지는 보도가 사회를 얼마나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지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메이저급 언론사의 젊은 사주 생각이 현재도 물론이지만 미래 우리나라 언론풍토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대단히 우려가 된다.
(홍정도 대표는 1977년 생으로 할아버지 홍진기 전 회장과 아버지 홍석현 회장의 뒤를 이어 3세 경영자가 된 인물이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11호 (2017년 3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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