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사랑 태극기
호국(護國), 보훈(報勳) 표상

글/ 장홍열(한국기업평가원 회장)

오늘을 함께 살고 있는 지금의 70·80·90대 삼세대들은 많은 회한(悔恨)과 뜻을 함께하는 생생한 역사적 사건들을 직접 체험하고 간직한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한국인의 정신적 지주 애국가·태극기·무궁화

일본 제국주의 군화(軍靴)에 무자비 하게 짓밟힌 36년간 나라 잃은 망국(亡國)설움, 해방과 민족을 둘로 갈라놓은 분단(分斷)의 반쪽자리 독립, 북한공산 집단에 의해 무모(無謀)하게 저질러진 3년간의 피비린내 나는 동족상잔(同族相殘)의 처참한 살육(殺戮) 속에 수많은 선배, 동료, 아우들이 꽃다운 나이에 청운(靑雲)의 뜻을 펴보지도 못하고 이름 없는 전장의 이슬로 사라진 슬픔과 한(恨)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조국근대화를 위해 뜻 있는 젊은 세대들이 일으킨 4.19, 5.16이라는 혁명으로 민주화의 싹을 틔우고 배양하는데 이를 뒷받침한 산업전사들의 피·땀을 잊을 수 없고 잊어서도 안 된다. 그들은 낯설고, 말도 통하지 않는 1000m 지하갱도의 광산과 병원에서 광부로 간호사로 청춘을 불사른 우리들 이웃의 형이고 누나이며 동료이고 누이, 동생들이었다.
또 베트남과 열사(熱砂)의 나라 중동(中東)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어려운 여건과 위험 속에서 한 푼, 두 푼 모은 외화(外貨)벌이가 이 나라의 산업화, 민주화의 종자(種子)돈이 되어주지 않았던가.
그들 젊은 청춘들이 김포공항을 떠날 때 언제나 그들의 정신적 지주(精神的支柱)가 되어준 것이 바로 나라사랑 애국가요, 태극기 그리고 무궁화가 아니었던가요?
그중에서 요즈음 우리 시대상(時代相)에 걸맞지 않은 일부 편향된 집단들의 태극기 하대(太極旗下待) 행위를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어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 청와대 인근에 게양돼 있는 한국인의 정신적 지주 역항을 하는 태극기의 모습. <사진=이코노미톡뉴스DB>

나라사랑 국기

한 국가의 존립을 표상(表象)하는 데는 국가상징(國家象徵)이라는 것이 있다. 국가를 상징한다는 것은 오랜 세월 면면(綿綿)히 이어온 가치관과 신념 등 국가정체성의 본질적인 요소가 담겨 있어야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나라이름 국명(國名), 나라의 표지(標識)인 나라기 국기(國旗), 나라의 이상과 정신을 노래로 나타내는 국가(國歌), 나라의 상징으로 온 국민이 애중히 여기는 나라꽃 국화(國花)다.
우리나라 이름은 대한민국, 나라기는 태극기, 노래는 애국가, 나라꽃은 무궁화라는 것을 의무교육인 초등학교 이상 교육을 받은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다고 하겠다.
이번 달 본 칼럼에서 주제로 삼고자 하는 것은 지난 연초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에 밀려 심한 하대를 받고 있는 나라사랑 국기인 태극기에 대해서 한 말씀 하고 싶어서이다.
국기는 한마디로 나라를 상징하는 표지(標識)다. 색과 디자인을 임의로 선정할 수도 없고 되는 것이 아니다.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 종교 등에 근원을 두고 있으며, 그 모양과 색깔로서 나라의 전통 그리고 국민의 이상 등을 나타낸다. 역사적으로 한 나라를 상징하는 국기로서 세계역사상 처음으로 자리매김 하는 것으로 프랑스의 삼색기(三色旗)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 삼색기는 프랑스가 앙시앙레짐(Ancien Aegime:舊制度)을 타파하고 자유, 평등, 박애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18세기 말(1789~1799) 일으킨 부르주아(Bourgeois) 시민혁명 때 최초로 사용하고 나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 이후부터 각 나라마다 그 나라의 역사성과 의미가 숨어 있는 국기이름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미국 성조기(星條旗), 영국 유니언잭(Union Jack), 일본 일장기(日章旗) 등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 태극기

우리 태극기는 네(4)모의 흰바탕에 태극문장(太極紋章)과 4괘(卦)로 구성되어 있다. 태극문장이란 빨간색과 파란색의 문양(文樣)이다. 4괘는 우주상생의 기본원리를 담고 있다. 건(乾)·곤(坤)·감(坎)·리(離)를 말하며 네 귀를 둘러싸고 있다.
건은 하늘, 여름, 남쪽, 4덕(德), 아버지, 불(火)을 나타내며 생명력을 뜻한다.
곤은 땅, 겨울, 북쪽, 지(知), 어머니, 물(水)을 나타내며 시작을 뜻한다.
감은 달, 가을, 서쪽, 의(義), 딸, 금(金)을 나타내며 결실을 뜻한다.
리는 해, 봄, 동쪽, 인(仁), 아들, 목(木)을 나타내며 성장을 뜻한다.
한마디로 원이 나타내는 태극은 만물을 생성시키는 근원이며 원안의 모양은 음과 양을 나타낸다고 한다. 태극기는 1882년 조선시대 고종의 명을 받아 조선의 왕을 상징하는 어기(御旗)인 태극팔괘도(太極八卦圖)를 일부 변형하여 처음 만들어 사용했다고 한다. 그리고 같은 해 5월 조·미(朝·美) 수호통상조약과 9월 박용효 등 일본 수신사(修信使) 일행에 의해서 처음 사용되었다고 공식 기록되어 있다.
그때 이래로 태극기는 조선, 대한민국, 대한민국 상해임시정부의 공식 국기로 사용되었고,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에 정식 국기로 우리대한민국을 상징하고 있다.
태극기의 흰색바탕은 백성(국민)을, 푸른색은 공직자를, 붉은색은 최고지도자를 뜻하며 동그라미는 화합을 상징하는 의미 깊은 사상이 담긴 국기라는 뜻을 알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 일부 무지몽매(無智蒙昧)한 군중들에 의하여 저질러지고 있는 태극기 모독행위는 뜻 있는 한 사람으로서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다. 한 나라의 주권을 상실하면 제일 먼저 상징적으로 당하는 모독이 공식 국기게양대의 국기 하강과 폐기처분이다.
광화문 광장의 시위행위에서 국기 대신 촛불을 든 집단행위에서 본인이 느끼는 솔직한 심정은 일종의 장송곡(葬送曲) 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상가에 가면 촛불 앞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망인(亡人)의 안식을 빌어주는 것이 우리들의 오래된 미덕이다. 상갓댁 미덕이 어쩌다 이런 지경으로 타락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참으로 안타가운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이번 기회로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국가의 상징인 국기를 모독(冒瀆)하는 행위만은 자중(自重)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간곡히 한다.

[본 기사는 월간 경제풍월 제212호 (2017년 4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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