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성자 한국소비자교육원장

[이코노미톡뉴스=전성자 칼럼] 젊은이의 앎과 삶, 젊음은 통통 튄다. 생각도 기발하고 삶도 적응력이 있다. 요즈음에는 일코노미(1conomy)를 생각하고 욜로(YOLO) 라이프를 살려고 한다. 이코노미(economy)에 기대하기가 어려우니 일코노미(1conomy)를 생각한다. 사회경제를 설명하려는 게 이코노미(2conomy)라 믿었다. 사회엔 기대가 어려우니 혼자 살아보자는 풍자로 일코노미를 말하고 나섰다. 그렇게 기발하다. 그래서 혼밥, 혼술, 혼영, 혼핑, 혼행(혼자 여행)의 “혼삶”을 찾아 나선다. 그런 삶을 격려하기 위해 욜로(YOLO! 딱 한번 사는 거야!)를 외쳐 자기를 응원한다.
행운도 도움도 기대난이니 체면도 눈치도 가릴게 아니다. 취직도 어렵고 했다 해도 또 몇 년 안에 이력서 들고 새 일터 찾아나서야 할 처지인 걸 안다. 어차피 혼자 살아가야할 운명인데 그것도 딱 한번이라니 맘 강하게 먹어야 한다. 그렇게 터득한 앎이 “욜로”고, 삶이 “일코노미”가 됐지 싶다.
젊은이들에게 그런 생각과 태도가 얻어진 건 이 세태로 부터다. 저성장 저금리 시대엔 1원의 내일 가치가 오늘 보다 낮다. 움켜쥐고 있을수록 내려간다. 돈은 미래가치 보다 현재가치가 가장 높을 성 싶다. 그래 오늘 쓰는 것이 제일 가치 높고 경제적이다. 여분을 은행에 맡겨 놓고 살 것 같지도 않다.
“욜로”는 작년 가을에야 웹스터 사전에 오른 새 낱말이다. 수년 전부터 간간히 대화 사이사이 분위기 전환을 위해 끼워 삽입어로 쓰이곤 했어도 통용어에 들지는 못했던 말이었단다. 한 캐나다 가수가 노랫말에서 인용한 뒤로 유행을 타기 시작하더니 작년 오바마 대통령이 오바마 캐어를 알리기 위한 2분짜리 동영상에서 코믹 메시지 하는 가운데 “욜로”를 말해 유행을 부추겼다. 이어 많은 젊은이들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결정하는 이론적 배경으로 받아들이며 유행되었다.

이상을 추구하는 소비

▲ 요즈음 젊은 세대에 혼자 살아보자는 풍자의 일코노미(1conomy)가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딱 한번 사는 거야! 진리일 수 있다. 이 명제 “욜로”는 젊은이들에게 새 생각을 주입했다. 딱 한 번이야! 그래 내 방식으로 잘 사는 거야. “오늘 하고픈 꿈” 추구의 삶 태도가 대중적 풍조로 떠올랐다.
현재적 소비에 탐닉하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만족지향적인 라이프 스타일로 굳어지고 있다. “후회 없이 즐기고, 사랑하고, 배우자”는 것을 모토로 삼는다. 경험을 배우라는 것이다. 본인의 이상을 향한 실천을 중시하는 삶 태도를 지닌다. 한 면으론, 무한경쟁시대에서 미래를 향한 기대를 접은 현대인들이 부르짖는 부정의 외침이며, 다른 한 면으론 “지금 이 순간 나”를 사랑하라는 긍정의 외침이기도 하다.

못 믿을 내일보다 받아든 오늘을 살기

▲ 욜로(YOLO! 딱 한번 사는 거야!)는 한번 사는 삶을 후회없이 현재 내자신에게 충실하게 살자는 모토의 라이프 스타일이다.

이제까지 보통 사람은 내일과 희망을 바라보며 살아왔다. 어떤 불이익이 발생할까 봐, 좀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며, 후일에 후회할까 봐 등 내일의 호전(好轉)을 바라면서 오늘의 즐거움을 유보하며 살았다. 보다 나은 삶을 상정하고 오늘의 만족을 희생하며 살았다. 대부분 희망 고문이었다.
그러나 젊어서 고생이 내일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내일을 위해 살라고 훈련된 젊은이들이 바뀌고 있다. “오늘 살기”를 더 즐기기 시작한 것이다. 순간에 충실한 삶의 방식과 소비 행태를 지향하기 시작한 것이다.
욜로 소비 스타일은 충동구매와도 다르다. 물질적인 면보다 비물질적인 소비, 곧 살아보기를 더 높게 산다. 여행, 취미, 학습 경험 같은 것이 주요 콘텐츠를 이룬다. 정형화된 라이프 스타일을 피하려 한다. 단순한 물욕을 만족시키거나, 결핍과 부족의 해소가 목적이 아니라 본인의 이상을 향한 전력 투구적 소비가 목적이다. 예컨대 필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상품 하나 샀다고 삶의 품질이 크게 나아지진 않지만, 살고 있는 전세를 빼고 직장을 그만두고 세계여행을 떠나 듯 라이프 스타일은 크게 바꿔가는 것이다.
자신의 현재적인 욕구에 정직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빈틈없는 계획소비보다는 그때그때의 욕구 따라, 마음 따라하는 소비를 선호한다.

자기 응원가 “욜로!”

이들은 격려를 필요로 한다. 응원가 삼아 “욜로!”를 외친다. “화이팅”의 외침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오른 주먹을 서로 맞대며 “욜로!” 한다. 서로 오른손 엄지를 감싸 쥐고 끌어당기어 가슴을 맞대면서 다짐하기도 한다. 건들거리며 엄지와 검지를 V자로 펴서 얼굴 턱 선에 가져다 합치 시키며 거들먹거리기도 한다. 치기나 속마음을 들키지 않으려는 듯 짐짓 흔연한 보임새를 짓기도 한다. 그렇게 젊은이들은 새로 지어져 가고 있다.
욜로는 광고에서도 역할을 한다. 젊은이를 상대로 한 CM에서 그들을 격려하기 위한 격문으로도 등장한다. 어느 은행은 신용카드를 욜로 카드라고 부르기도 하고 저축성 상품명에 욜로를 집어넣기도 한다. 그만큼 시대성이 돋보이는 단어로도 등장하고 있다. 욜로 패션을 만들고 욜로 스타일을 이끈다. 욜로 북을 쓰고 욜로 펜션으로 욜로 트립을 떠난다. 욜로 타운에서 욜로 스포츠도 한다. 그렇게 욜로는 트렌드를 만들었다.

같은 명제, 다른 적용

이들이 읊고 있는 “욜로”는 분명 하나의 명제일 순 있다. 한번 산다! 그렇다면 난 어떻게? 라는 질문과 마주서게 된다. 해석과 적용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잘 살아야 겠다”, 어떤 이는 “의미 있게,” 또 어떤 이는 “입지를 세우기 위해”, 어떤 이는 “필생의 사업을 이루기 위해” “선하게” “열심히” 등등 여러 방향의 목표를 제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욜로!” 유행어로 외치고 읊는 것은 자유이리라. 그러나 해석은 자유! 여러 창의력 있는 해석과 태도가 나타날 수도 있으리라. 그런 창조적 라이프 스타일로 발전하리라는 기대도 버릴 수가 없다. 그들에게 거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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