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조경과에서 17일 '슈즈 트리' 설치를 시행하고 있다(사진=이코노미톡뉴스).

서울시, '서울로7017' 기념 신발 조형물 설치.

독립운동가 강우규 의사 동상 앞 흉물 논란.

[이코노미톡뉴스 최서윤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서울역 고가공원 사업 ‘서울로 7017’ 개장일이 3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는 20일 개장하는 서울역 고가공원에 대해서는 일찌감치 기대반 걱정반입니다. 서울의 중심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노숙인(노숙자)들이 모여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시가 서울역 고가공원 개장에 맞춰 설치 중인 ‘슈즈 트리’ 조형물을 놓고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습니다. 조형물을 본 누리꾼들과 행인들의 상당수가 ‘흉물’이라는 지적을 하면서부터입니다.

▲ 사진=서울역 '슈즈 트리' 조형물.

서울시는 조형물 제작을 위해 보행의 상징인 2만5천 켤레의 신발을 동원했다고 합니다. 또 화룡점정으로 수목 등을 추가해 조형물을 완성하면 보는 시각이 달라질 것이라는 입장도 견지했습니다. 공사기간은 내일까지 하루 남았습니다.

▲ 신발 조형물을 본 누리꾼들은 대다수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사진=포털사이트 갈무리).

그러나 아무리 봐도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당장 비 오는 날씨에 발냄새가 심하게 날 것 같은 신발들을 단 9일 동안 전시하겠다고 1억원에 가까운 혈세를 낭비했다는 점, 뒤죽박죽 나열한 신발들은 전시가 끝나면 재활용도 힘들어 보이는 만큼 폐기 처분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예상된다는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 서울역 강우규 의사 동상 아래 헌 신발들이 전시돼 있다.

특히 ‘슈즈 트리’가 강우규 의사 동상 발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더욱 충격적입니다. 강우규 의사(1855∼1920)는 98년 전인 1919년 9월 2일 일제강점기 때 조선 총독인 사이토 마코토(齋藤實) 일행을 향해 폭탄을 투척한 독립운동가입니다. MBC ‘무한도전’에도 나온 바 있습니다.

▲ 서울역 강우규 의사 동상 아래 간단한 행적이 적혀 있다. 하지만 최근 신발 조형물이 설치되면서 이를 가렸다(사진제공=서경덕 교수).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올린 내용에 따르면, 강 의사는 사형 집행을 당하면서도 한시로 “斷頭臺上 猶在春風 有身無國 豈無感想(단두대에 홀로 서니 봄바람 감도는구나, 몸은 있어도 나라가 없으니 어찌 감상이 없으리오)”이라고 읊으며 기개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 17일 독립운동가의 동상과 신발 조형물 아래에서 노숙인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우리 민족을 지킨 독립운동가의 행적까지 가려가며 설치한 서울시의 헌신짝 조형물. 강우규 의사의 동상과 신발 조형물 아래 노숙인들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회의원, 장관, 청와대 인사 등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띄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갖다 붙인다한들, 많은 사람들이 불쾌해 한다면 그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조형물일까요?

▲ 17일 공사 관계자들이 ‘슈즈트리’ 조형물 설치를 진행하고 있다. 공사는 내일까지다(사진=이코노미톡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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