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군 지휘 두뇌, 신경망은 24시 긴장
넓은 병영도시 겉은 평화공원 분위기

▲ 계룡대 통일탑 앞에서…(뒷줄 오른쪽에서 7번째 배병휴 회장). <사진=이코노미톡뉴스>

[이코노미톡뉴스=배병휴 회장] 1960년대 초급장교로 휴전선을 지킨 노병들이 지난 11일 ‘나라사랑 계룡대 견학’ 팀에 올라 대한민국 영토수호의 1번지인 계룡대 병영일대를 둘러볼 수 있었다. 이 날은 탄핵 대선으로 새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정권교체에 따른 대북정책 등의 변동 여부에 관심이 높은 시점이었다.

70대노인… ROTC 1기의 계룡대 견학

나라사랑 계룡대 견학팀은 102 ROTC 제1기생(고대) 출신 40여명으로 구성되어 오랜만에 모처럼 관광여행 하는 기분이었다. 그러니까 50여년 전 새파란 육군소위들로 휴전선 일대 GOP 소대장 등으로 복무한 후 사회 각계로 진출했다가 은퇴한 세대이니 모두가 70대 중후반의 노인네들이다.
때마침 뜨거웠던 대선전이 끝난 직후라 선거관련 화제도 일부 나왔지만 안보견학 관광길이기에 현역복무 시절 회고가 주제였다.
‘그때 그 시절’은 남북 대결에서 우리쪽이 다소 밀리는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휴전선 방어망도 지금의 철책이 아니라 목책의 철조망으로 엉성하게 엮어 적의 대남 침투 도발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밤낮없이 병사들이 지켜야 하는 진지도 흙을 파고 잔디를 입힌 노천진지로 북의 대남 비방 방송이나 공중삐라 살포에 그대로 노출되어 늘 벌벌 떨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나 그 사이 나라가 크게 발전하고 국력이 신장하여 남북대결은 이미 끝난 상황 아닌가. 다만 북의 3대 세습독재가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여 죽기살기로 덤비니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제재를 강화해야 하니 너무나 피곤한 일 아닌가.
이럴 때 계룡대가 대한민국 국토수호를 위해 24시간 불침번 역할을 맡고 있으니 직접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싶어 달려온 것이다.

▲ 계룡대 행정전시박물관 견학

24시간 대한민국 국토방위 불침번

고속도로 주행 2시간이 넘어 계룡산 지구로 진입하니 실로 풍수지리설 아닌 우리네 상식 안목으로도 천하명당의 느낌이다. 계룡대 방문 사전절차를 밟고 왔는데도 단체입장 확인절차가 엄중했다. 첫눈에 36m 높이의 계룡대(鷄龍臺) 탑이 웅장하다. 나라꽃 무궁화 조각 기반 위에 각군 장병들의 용맹기상이 사방으로 호위하는 모습이다. 계룡대 본청 육군 홍보 동영상 관람으로부터 나라사랑 견학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학군 53기 출신 육군 중위가 계룡대의 민간 개방 이후 나라사랑 프로그램에 21만명이 다녀갔다면서 계룡대 견학 프로그램으로 점차 민, 군이 소통하고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감 조성에도 큰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노라고 설명한다.
계룡대는 육·해·공군 및 해병대에 이르기까지 전군 지휘부가 일사불란한 협조체제를 갖춘 대한민국 국방의 중심 병영도시라는 인상이다. 총면적 무려 690만평에 전군 지휘부가 위치한 영내 면적만도 122만평이니 잘 기획되고 꾸며진 병영도시이다. 이곳에 군 간부 7,000명, 병사 3,000명 등 1만명이 상주하며 24시간 중단 없이 감시, 견제하고 있으므로 국민들은 안심하고 잠 잘 수 있노라고 일러준다.
계룡대 내부의 신경망과 두뇌는 늘 엄중한 긴장상태이겠지만 겉으로 나타난 병영주변 환경은 잘 다듬어진 공원이라고 설명된다. 실제로 병영내부의 도로망, 건물배치, 휴게시설 등은 물론 깨끗하게 손질된 잔디밭과 아름다운 조경목 등은 최신의 첨단 도시계획임을 말해준다. 특히 영내에는 사슴 100여 마리가 평화롭게 노닐고 다닌다고 하니 자연공원 분위기라고 할 수 있다.

본청 복도 ‘명예의 전당’에 호국영령 명단

계룡대 견학코스 가운데 본청 복도에 장식된 ‘명예의 전당’은 관람객들에게 너무나 숙연한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코스이다. 6.25참전 각 부대별 격전 상황도가 그려져 있고 수만, 수십만명에 이르는 전사자 명단이 깨알처럼 빽빽하게 호국의 영령들로 헌액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5000년 역사 광장에는 을지문덕, 이순신 등 국난 극복에 앞장선 호국영웅들의 흉상과 옛 군사유물 일부가 전시되어 있다.
육군기록 전시관의 6.25 전사실은 각종 전투기록 및 관련장비, 다부동전투, 인천상륙작전, 38선 돌파 북진, 중공군 참전과 1.4후퇴, 백마고지 전투 상보 등 6.25의 각종 참상과 악몽을 되살리는 유물들이 많다. 특히 6.25 남침작전 계획서, 김일성이 스탈린과 모택동에게 보낸 편지, 적치하의 인민위원회가 우익인사들을 처단한 결정서 등 문서, 각종 삐라, 신분증, 증명서 등에서 분노를 느끼게 된다.
이어 행정박물관에는 각 부대의 깃발, 관인, 훈·포장기록, 기념품 등이 전시되어 있고 베트남전, 해외파병부대 관련 기록도 자세히 전시되어 있다. 역대 참모총장실에는 초대 이응준 장군, 2대 정일권 장군에서 현 46대 장준규 장군에 이르기까지 육군 최고지휘부의 활약사진과 기록물이 전시되어 있다.

▲ 계룡산 천황봉 아래 조선조 새 궁궐터로 조성하다 중단한 현장에 주춧돌들을 발굴 전시한 주초석 앞 안내판.

천황봉 아래 궁궐터… 주초석 115개

계룡대 영내 투어는 계룡산 천황봉(845.1m) 아래 조선조 새 궁궐터로 조성하다 중단한 현장에 주춧돌들을 발굴 전시한 주초석이 역사의 현장이다. 이 주초석들은 충남 유형문화재 제 66호로 1.2m x 1.8m 크기의 석재 115개이다.
조선조 태조 이성계가 새 도읍지를 물색하다 계룡산 일대가 천하제일 길지라는 조언을 듣고 몸소 20여일에 걸쳐 이곳으로 행차하여 무학도사와 함께 5일간 머물면서 새 궁궐공사를 진행토록 명했다. 그러나 1년여 공사 끝에 여러 가지 요인 때문에 중단하고 한양으로 옮긴 사실은 역사교과서에 나온다.
그로부터 오랜 세월동안 계룡산 명당이 잠자고 있다가 지난 80년대에 대한민국 국토방위의 길지로 부활되어 계룡대가 들어선 것이다.
이곳 현장에는 궁궐조성 추측도가 그려져 있다. 천황봉 아래 궁궐이 위치하고 정면과 좌우로 6조거리, 종묘, 종루, 성균관, 사직단, 저자거리 등이 배치되도록 설계됐을 것이다.
영내 버스투어가 끝나면 하오 1시, 병사식당에서 먹는 점심이 꿀맛이다. 현역병사들의 식사시간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하오 1시로 늦춰 서울서 내려온 관람객 입장에서는 배가 고픈 시각이다. 이 때문인지 보리쌀 섞인 밥과 된장 멸치국, 깍두기, 돼지고기 등의 식단이 정말 꿀맛이다. 벽에는 조국과 국민이 마련해준 음식을 한 톨도 남기지 말라는 경구가 적혀 있어 실제로 한 톨 남김없이 맛있게 먹었다.
이 장병식은 국방예산이 아니라 KB국민은행, CJ제일제당, 육군협회 등의 협찬으로 마련됐노라고 한다.

▲ 국립대전현충원 참배.

대전현충원 참배… 장군, 사병 통합안장

나라사랑 계룡대 견학과 연계 프로그램으로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한 것도 뜻 깊다. 국가원수 묘역의 최규하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니 옆으로 예비 묘역이 잘 준비되어 있다. 동작동 국립현충원보다 묘역도 넓고 지세와 풍광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러나 자꾸만 동작동 현충원만 찾고 이곳 대전현충원의 넓은 묘역을 사양한다니 잘못된 생각이라는 소감이다.
이어 장군묘역에 안치된 102 ROTC 단장 김유복 장군 묘를 참배했다. 이곳 참배에는 김 장군의 미망인께서 동참했다. 김 장군 주변을 돌아보니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 박세직 전 88올림픽 조직위원장 등 유명 장군들이 함께 잠들고 있었다.
국가보훈처는 각계 여론을 청취하여 국립현충원의 묘역을 장군과 사병으로 구분하지 않고 통합안장키로 하고 대전현충원부터 시행키로 확정했다.
관련 법률에는 국립현충원 묘역이 국가원수, 애국지사, 국가유공자, 장군, 장교, 사병, 경찰, 소방 등 9개 묘역으로 규정되어 있지만 이중 장교와 사병묘역을 통합, 계급 구분 없이 안장키로 한 것이다. 국가보훈처는 우선 대전현충원부터 통합안장을 시행하면서 모든 국립묘지로 확대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 102 ROTC 단장 김유복 장군 묘 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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