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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대북정책 향방 관심] 북, 정권교체 직후 미사일 발사재개된 북한의 미사일 도발
  • 이진곤 정치학박사, 경희대 정외과 객원교수
  • 승인 2017.06.01 07:50
  • 댓글 0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긴급 국가 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국방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임종석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사진=청와대>

[이코노미톡뉴스=이진곤 논객] 지난달 14일 새벽 북한이 탄도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일째였다. 그리고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일이기도 했다. 그래서 우리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일종의 시위를 한 것이라거나 중국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는 등의 관측이 나왔다. 문 대통령 정부와 국제사회의 대응태세를 시험해 보자는 뜻이라는 풀이도 있었다.
여러 가지로 의도를 분석하고 평가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그런 의도가 아니라고 해서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았을 북한이 아니다. 누가 뭐라 든 자신들의 계획대로 발사할 때가 되면 발사한다. 핵실험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오전 5시 27분이었다. 그 22분 만인 5시 49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이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보고했다. 임 실장은 6시 8분 문 대통령에게 상황 보고를 했고 대통령은 김관진 안보실장에게 직접 보고토록 주문했다. 김 실장은 대통령에 대한 보고 후 6시 22분에 임 실장에게 전화, 대통령의 지시를 전했다. NSC 상임위 즉각 소집할 것과 대통령이 이를 직접 주재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재개된 북한의 미사일 도발

NSC 상임위는 7시에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소집됐고 문 대통령은 8시부터 회의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는 1시간 반 정도 이어졌다. 이 회의에는 전임 정부 외교·안보 라인인 김 안보실장, 한민구 국방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홍용표 통일부 장관, 이병호 국정원장과 현 정부에서 임명된 임종석 비서실장이 모였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윤영찬 국민소통 수석은 배석자로 참여했다. 청와대가 밝힌 이날의 일지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유엔 안보리의 관련 결의의 명백한 위반일 뿐 아니라 한반도는 물론 국제 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 행위”라고 북한을 강력 규탄했다. 그는 이어 “군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어떤 군사도발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게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그는 아울러 “외교당국은 미국 등 우방국,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북한이 오판하지 않게 도발에 대해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며 “대화가 가능하더라도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자세히 우리의 미사일 대응 시스템과 실제 대응 태세에 대해 말 그대로 분 단위 브리핑을 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우선 문 대통령 정부의 대북 인식과 대응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아직 새정부의 안보 국방 체계가 갖춰지기 전이지만 전 정부의 관계자들과도 빈틈없는 협조체제가 가동되고 있음을 확인시키는 것은 필수적이다. 대통령과 청와대가 대국민 소통이라는 점에서 지난 정부와 얼마나 달라졌는가를 행동으로 보여 준다는 점 또한 중요하다.
바람직한 변화임에는 틀림없다. 국민도 청와대의 기민한 대응에 안도했을 것이다. 다만 그렇게 시시콜콜 미사일 대응 태세와 그 시스템, 회의 참석자까지 다 공개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다. 북한도 다 알도록 우리 정부의 대응 매뉴얼을 친절하게 세세히 밝히는 게 위험하진 않을까?
문 대통령이 ‘대화의지’에 대해 언급한 것도 바람직했다고 할 일은 못된다. 강력히 규탄하고 단호한 대응의지를 밝히는 것으로 끝냈어야 했다. 그런데 그 말끝에 ‘대화’라는 표현을 덧붙였다. 화를 내는 것처럼 말하면서 금방 달래기 모드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이면 북한에 대한 경고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한편 문 대통령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과 함께 유럽연합 및 독일에도 특사를 파견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때도 4강에 특사를 보낸 바 있지만 유럽에 까지 보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아마도 정권교체가 이뤄진 만큼 세계의 강국들에게 외교정책의 연속성을 확인시키는 한편 전통적 유대 협력관계의 유지·강화 의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 취한 조처였을 것이다. 당연히 새 정부에 대한 이해와 협조도 구할 필요가 있다.

▲ 서울 삼청동 청와대 전경. <사진=이코노미톡뉴스DB>

대북 강력 규탄은 좋았는데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외교의 다변화를 적극 추진함으로써 미국 편중 외교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게 아닌가 짐작할 여지도 있어 보인다. 문 대통령은 후보 TV토론 등을 통해 안보정책 주도권 확보, 전작권 조기 환수, 다자외교 틀 속의 북한 문제 해결 등을 강조했다. 이는 미국 의존 일변도의 외교 안보 정책에서 탈피하겠다는 의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외교정책 방향이 특사 파견에도 반영되었으리라는 것은 자연스런 추측이다.

사실 그간 문 대통령의 안보 의식, 대북 인식 등에 대해서는 많은 국민이 의구심을 가졌던 게 사실이다. 게다가 남북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더 긴장되어 있었다. 미국의 대북 압박도 전에 없이 강력해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경쟁상대에 의해 ‘친북좌파’라고 공격 받았던 문 후보가 2등을 550만 표 이상의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했다. 그를 지지하지 않았던 유권자들로서는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북한이 어떤 집단인가. 해방 5년이 채 안 된 시점에 불법 남침으로 수백만 명의 사망 부상 실종을 초래했고 민족의 생계터전을 거의 전면적으로 파괴해 버린 살인 파괴 집단이 그들이다. 그 후로도 64년간 우리의 발전을 악착스레 방해하면서 지속적으로 군사적 위협을 가하고 걸핏하면 군사도발을 자행했던 악랄한 세력이 북한 김 씨 3대 세습체제다. 그들은 그 사이에 우리와 국제사회를 속이고, 우리의 달러지원까지 받아가며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하고 그 수준을 높여 왔다.
기회 있을 때마다 북한 폭정세력을 역성드는가 하면 친애까지 강조해 왔던 친북좌파세력의 편에 선 것으로 인식되었던 문 후보에 대해서는 당연히 거부감이 표출되어야 한다는 게 보수 측의 입장이고 믿음이었다. 그런데 문 후보가 단연 앞선 가운데 대선이 끝난 것이다. 보수성향의 국민들이 당황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보수의 안일이 좌파 키웠다

사실 전략 면에서 보수 측은 진보 측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보수 정치세력이 자기희생을 거부하고 경제적 성공의 과실에 눈독을 들이며 안일을 즐기는 사이에 진보·좌파 세력의 투쟁은 한시도 멈춤이 없이 계속됐다. 이들은 미국의 오만, 횡포를 부각시켰고, 과거 군사정권의 배후에 이들의 지원이 있었다고 끊임없이 주장했다. 그리고 전두환을 핵심으로 한 신군부의 정권찬탈을 계기로 이들뿐만 아니라 전체 보수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진보좌파는 5공화국이 광주학살의 바탕에서 성립했고 이들이 보수세력의 지지를 업고 압제정권을 성립시켜 국민위에 군림하고 있다는 선전을 멈추지 않았다.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라는 틀 속에 남북한을 함께 넣는데 성공했다. 이들은 ‘민족공조’ ‘우리끼리’라는 대단히 감성적 언어로 대북 화해 및 포용정책을 선전했고,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얻어냈다. 북한은 우리와 화해 협력의 대상, 궁극적으로는 통일의 상대로 확고히 각인되었다. 반대로 북한에 대한 거부감의 표출, 북한 정권 비판은 수구보수세력의 반민족적 행태로 매도당하는 세태가 되고 말았다.
극히 좁을 것 같았던 친노·친문 세력의 지지기반이 보수가 감지하지 못하는 새에 점차 확대되어 대세를 좌우할 정도에 이르렀다. 상대적으로 보수는 크게 위축됐다. 연령적 기반에서도 진보의 영역은 급팽창했다. 02년 대선 때 분위기를 주도했던 386세대가 이제는 586세대, 그러니까 50대에 편입되었다. 머지않아 지금의 60대 이상 세대는 ‘한줌의 보수’로 밀려나고 말 것이다.
문 대통령과 그의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국방 외교 안보 정책을 펼쳐갈지 아직은 단언할 수가 없다. 다만 과거 진보정권과 궤를 같이할 개연성이 크다는 점은 예측이 가능하다. 문 대통령은 작년 1월, 김용옥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당신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고 치자! 그리고 지금 북한도 갈 수 있고 미국도 갈 수 있다고 치자! 어딜 먼저 가겠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당당히 말했다. “주저 없이 말한다. 나는 북한을 먼저 가겠다. 단지 사전에 그 당위성에 관해 미국, 일본, 중국에 충분한 설명을 할 것이다.”
취임하자마자 그는 과거 주사파 학생운동의 상징적 인물이었던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비서실장으로 발탁하고, 과거 북한 지원성 발언을 거듭했었다고 알려진 서훈 전 국정원 3차장(참여정부 시절)을 국정원장 후보로 지명함으로써 보수 측에 충격을 안겼다. 친북정권이 되기야 하겠는가. 그러나 북한, 그리고 한반도 안보상황에 대한 의식과 인식의 바탕이 완전히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정권이 바뀌었으니까 정책기조가 달라지게 마련이라는 점은 감안되어야 하겠지만 급격한 변화는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지나치게 자주노선을 강조함으로써 미국과의 전통적인 동맹관계에 금이 가게 하거나, 너무 북한을 감싸 안으려 하다 우리내부의 갈등 대립을 악화시키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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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곤 정치학박사, 경희대 정외과 객원교수  econotalki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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