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혈맹 강조, 반사드 이미지 쇄신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현지시간) 방미 첫 일정으로 버지니아주 콴티코 미 해병대 국립박물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방문했다. <사진=청와대>

대통령의 방미 첫 일정.
장진호전투 기념비 사연.
흥남철수 작전, 인도주의 작전 예찬.
한미혈맹 강조, 반사드 이미지 쇄신.

[이코노미톡뉴스=배병휴 회장]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일정은 버지니아주 미 해병대 국립박물관의 장진호전투 기념비 헌화 및 기념사로부터 시작됐다. 지금껏 문 대통령의 정치성향이나 대선 과정에서부터 반사드 방침 등에 비춰보면 뜻밖의 이색적 행보로 비쳐질 수 있다. 그러나 알고 보면 문 대통령은 미 해병대의 흥남철수작전으로 이 땅에 태어날 수 있었던 피난민 2세이다.

방미 첫 일정, 장진호전투 기념비 헌화

▲ 문재인 대통령이 장진호 전투에 참전했던 스티븐 옴스테드 장군으로부터 뱃지를 선물받았다. <사진=청와대>

지난 6월 28일 미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장진호전투 기념비 헌화 후 기념사 도중 눈물을 보여 미국인들이 감동했다고 보도됐다. 조금 뒤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찬할 때 ‘훌륭하고 감동적인 연설’이라는 외교적 찬사도 받았다.
문 대통령은 평소 아무런 인연이 없을 듯한 장진호전투 기념비 방문 행사로 첫 미국 방문에서 가장 요긴한 일정 중의 하나로 활용했다. 지금껏 문 대통령은 미국인들에게 반사드, 친북성향으로 비쳐왔을 테지만 장진호전투 기념비 연설로 이미지를 쇄신할 수 있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미동맹은 피로서 맺어진 혈맹으로 단순히 종이 위의 서명만으로 이뤄진 약속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앞으로 더 위대하고 강한 동맹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같은 기념사 내용은 지금껏 문 대통령이 정치활동 중에 보여준 대미관계 발언 가운데 처음으로 가장 확실하고 신뢰감을 표시한 연설이라고 믿어진다.
또 문 대통령은 흥남철수작전을 ‘인류 역사상 최대의 인도주의 작전’이라고 말하고 “이 작전성공이 없었다면 오늘의 나 자신도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부모도 피난민의 한사람으로 흥남철수작전 중 상선 메리디스 빅토리호 편에 거제도에 안착했으며 그로부터 2년 뒤에 문 대통령이 탄생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 및 흥남철수작전 성공의 수혜가족인 셈이다.

▲ 29일 경북 포항해병대 1시단을 방문한 포니 대령의 후손인 외손녀 앨리스 크루그(오른쪽)와 증손자 포니. <사진=포항해병대 1사단>

흥남철수작전 영웅 후손 포항방문

이날 장진호전투 기념비 방문행사 때 문 대통령은 흥남철수작전에 이등병으로 참전했다가 뒤에 준장으로 전역한 스티븐 옴스테드 장군을 만나 감사의 표시로 90도로 절하고 흥남철수작전 영웅의 한 사람인 포니(Forney) 대령의 손자를 만나 격려하는 모습도 보여 주었다.
같은 시각 포항의 한국 해병 1사단에는 포니 대령의 외손녀 앨리스 크루그(60)와 증손자 벤 포니(31)가 방문하여 ‘포니로’(Forney路) 표지석 앞에서 기념촬영 한 모습이 보도됐다. (문화일보) ‘포니로’는 2010년 11월 4일, 흥남철수작전 성공기념을 위해 세워졌다.
포니 대령은 1950년 11월 미 해병 1사단이 함남 개마공원 일대에서 중공군 12만 명에게 포위된 극한 상황에서 17일간 사투 끝에 흥남부두를 통해 철수하는 작전에 참가했다. 이때 공산당의 학정을 피해 남하하려는 피난민들이 몰려오자 포니 대령은 미 10군단장 알몬드 소장을 설득하여 탄약과 장비 등 560만 톤 가량을 바다에 버리고 피난민 10만 여명을 남쪽으로 수송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날 포항 해병대 1사단을 방문한 포니 대령의 증존자 벤 포니는 2009년 미 국무부 장학금으로 연대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전쟁기념재단의 ‘참전용사 후손 장학금’으로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국제지역학 석사 코스를 밟고 있다.

▲ 흥남 철수 직후, 폭파되는 흥남부두를 관측하는 USS begor호. <사진=US Navy photo now in the collections of the US National Archives, 저작=퍼블릭도메인>

박승춘 전 처장이 기념비 건립지원

문 대통령이 방미 첫 일정으로 방문한 장진호전투 기념비는 문 대통령이 전 정권 적폐청산 제1호로 가장 먼저 사표를 수리한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이 집념으로 건립비 3억원을 지원함으로써 세워졌다는 사실도 이번 기회에 드러났다.
이 전투 기념비는 당시 참전용사인 스티븐 옴스테드 노병 등이 중심으로 건립기금을 모금하고 있다는 소식에 박승춘 보훈처장이 건립비 60만 달러의 절반(3억원)을 한국정부 예산으로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이를 위해 2015년도 예산안에 반영했지만 당시 야당인 민주당이 반대하여 난항을 겪어야만 했다.
민주당은 박 처장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식의 기념곡으로 지정, 제창토록 하라고 주장했지만 정부행사에 기념곡 지정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끝내 반대했었다. 이 때문에 장진호전투 기념비 지원예산 3억원은 2년에 걸쳐 겨우 확보하여 지난 5월에야 기념비가 준공되어 문 대통령이 첫 방문 일정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한편 5.18 기념행사시 ‘임을 위한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과 제창은 문 대통령의 ‘업무지시’ 명목으로 지난 5월 행사 때 시행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헤이 아담스 호텔에서 열린 우리 참여 경제인과의 차담회(한미 비지니스 서밋)에서 경제인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참여자 :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최태원 SK 회장/구본준 LG 부회장/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허창수 GS 회장 등 방미 경제인단 52명 전원 참석/미국 토마스 도너휴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존 라이스 GE 부회장/에드 로이스 하원외교위원장 등. <사진=청와대>

경제인단에 청와대가 넣고 빼기

이번 문 대통령의 방미에 재벌총수를 포함한 52명의 경제인단이 동반 수행하여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 앞서 각종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번 경제인단은 당초 대한상의를 중심으로 업계 자율로 선정한다고 했지만 청와대 산업정책 비서관의 지시로 넣고 뺀 명단 이야기가 많이 흘러 나왔다.
롯데그룹 허수영 사장, 종근당 이장한 회장, 포스코 권오준 회장, KT 황창규 회장 등은 이런 저런 사유로 탈락되고 경제단체장으로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참가했고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GS그룹 회장 자격으로 참가했다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일부 재벌총수들이 참가한 ‘한미 비즈니스 서밋’에서도 한미동맹 강화를 강조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앞서 다각적인 배려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포괄적인 동맹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아마도 문 대통령의 방미와 관련 반사드, 친북 이미지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사드배치 늦춘 절차에 불신감 표시

▲ 미국 상원의원 18명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초당적으로 사드의 완전 배치를 관철하도록 요규하는 서한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냈다. 사진은 고고도 미사일 체제 ‘사드’. <사진=美 국방부>

지난 6월 28일, 문 대통령이 워싱턴에 도착할 무렵 미 하원 외교위에서 공화당 의원들은 “한국정부가 사드배치를 늦춘 것은 큰 실수”라고 지적하고 “우리군대(주한미군)를 위험에 처하게 만들었다”고 비난했었다. 이어 “한국은 사드를 갖든지 미군철수를 선택하라”는 강경 발언을 한 것으로 보도됐다.
또 미 상원의원 18명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사드배치를 촉진시키도록 압박을 촉구했다. 미국은 6.25 참전으로 3만 6,574명의 장병이 전사하고 현재도 2만 8,500명이 주둔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시 시키며 북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응한 “사드의 완전한 배치를 방해하는 절차적 검토 작업을 촉진시키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요지로 알려졌었다.
미국정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만찬을 4시간 앞두고 북한과 거래한 중국 단둥은행과 개인 2명을 북핵, 미사일 개발 관련 금융거래 및 돈세탁 관련 혐의로 제재조치를 단행했다.

집권당대표의 반사드, 성주현장의 불법검문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로 반사드, 한미동맹 불안 등을 완전 일소했다고 강조하지만 시중의 관측으로는 아직도 미국 조야의 불신감은 남아 있지 않겠느냐고 보여 진다. 문 정부가 출범한지 겨우 두 달에 지나지 않지만 ‘촛불혁명’이란 이름 아래 친노동, 친환경 색채에다 전 정권의 정책을 거의 ‘적폐’로 규정한 가운데 민노총, 전교조 등 촛불세력이 ‘전국행동’으로 뭉쳐 ‘사드반대’ 인간띠로 주한 미국 대사관을 포위 압박 시위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주한 중국대사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사드배치 관련 “우리가 좀 더 냉정하게 되돌아봐야 할 때”라는 말로 중국 측 입장에 동조하듯 발언했다.
또한 성주의 사드기지 2km 앞에는 반사드 불법 검문소가 설치되어 병력과 물자 수송을 할 수 없어 헬기로 수송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촛불 혁명군’의 위세에 놀랐는지 전혀 단속을 못해 ‘무법지대’가 됐노라고 조선일보가 지난 7월 7일자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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