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박민경, 행복우물 출판

[이코노미톡뉴스=배병휴 회장] 똑똑하면서 모험심 강한 젊은 주부가 남편 따라 미국생활 2년간 겪은 이야기를 ‘겁 없이 살아본 미국’이란 제목으로 엮었으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도서출판 행복우물 출판으로 400페이지가 넘으니 미국 영어 연수기회를 넘어 이민생활의 간접체험까지 안겨 준다.

문화의 차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

첫 번째 장, 미국생활(Life) 편은 캘리포니아 정착기 이야기로 새로 배우는 영어, 공립 초등학교에 아이 보내기 등 초기 아기자기한 이야기들, 두 번째 장, 사람들(People) 편은 콘서트장의 같은 테이블서 우연히 만난 사람, 첫째 딸의 학교 친구들 등 곳곳의 여러 명 이야기들, 셋째 장, 여행(Travel) 편은 라스베이거스 국립공원 캠핑, 고지대 호수여행 등 가는 곳마다 신비의 탐험, 넷째 장, 문화(Culture) 편은 이런저런 체험·느낌을 합쳐 “인종·종교·문화의 차이란 서로가 틀린 게 아니고 다를 뿐”이라는 결론을 제시하니 그 사이 미국 생활에 익숙해졌음을 말해준다.

‘살아있는 영어’ 무료수강 재미

▲ 저자의 남편이 미국내 한국마켓을 현지 이웃들과 방문한 모습.

저자의 눈은 섬세하고 호기심과 욕심이 퍽 많은 것 같다. 그는 캘리포니아 클레어몬트에 도착하자마자 지역 교육청의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 프로그램을 신청,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의 ‘무료 수강’에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수업은 ‘현기증이 날 만큼’ 재미가 있었다. 이력서는 어떻게 쓰고 주택 계약서는 어떻게 쓰는지를 가르쳐 주니 바로 ‘살아 있는 영어’로 하루 4시간 수업도 모자랐다고 썼다.
어느덧 남편은 직장일로 먼저 귀국하고 필자는 아이 둘과 함께 반년 가량 남기로 했다. 둘째 딸을 영어 한마디 모르는 그대로 프리스쿨에 보내기로 했다. 둘째 딸의 학교 친구들을 만나 보니 미국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손녀들을 양육하는 추세다. 그런 대가족일수록 화목하다고 느끼니 한국과 다르다는 느낌이다.
자전거를 타고 동네 구경 나갔다가 강남스타일 노래 들으며 눈물 흘리는 이민자의 삶도 엿보게 됐다. 카페 ‘Full of Life’에 들러 카운터에 있는 동양계 여성에게 영어로 커피를 주문한 후 한국어 책을 펴놓고 있으니 “아, 한국인이군요. 클레어몬트로 와서 한 달 만에 한국인 만나요”라며 너무 반가워했다. 뒤이어 머리가 하얀 주방장 겸 사장, 남편이 앞치마를 두른 채 나와 반갑다고 했다. 한국을 떠나온 지 25년간 한 번도 다녀오지 못했다니 얼마나 고국이 그리울까.

아이가 2년만에 ‘원어민 수준’의 비결

책 뒤편에 ‘스페셜 팁’으로 아이가 2년 만에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게 된 비결을 소개해 놨다. 그 아이가 혼자 유튜브에서 힐러리와 트럼프의 TV 토론을 찾아보고 해리포터 영화 주인공의 인터뷰 기사도 읽고 아카데미 영화 시상식 중계도 보고 있다고 한다. 또 아이가 자기 전에는 영어 소설책 읽고 엘런 토크쇼 보다가 깔깔 대는 소리도 듣는다고 했다.
그 아이가 영어 스펠링이나 문법에는 약하지만 평소 영어공부라고 생각하지 않고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라고 생각하여 즐겁게 영어를 사용하더니만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게 됐다는 것이 비결이라는 요지다. 저자는 지금 그 아이의 영어 발음에는 어색한 엑센트가 전혀 없어 미국인들도 현지인으로 착각하더라면서 영어는 아이의 성격을 파악 후 그에 맞는 방향을 설정하고 마구 소리 내어 읽고 말하고 현지인들과 친구가 되도록 하라고 조언한다.
저자 박민경은 이 책 필자 소개 편에 1979년 양띠생, 서울 송파에서 살며 학창 12년간 개근 모범생, 성균관대 졸업, 대학 4학년 때 첫 소개팅으로 만난 남자와 결혼하여 두 딸을 낳은 주부다. 대학 졸업 후 다국적 제약사 마케팅부서로부터 컨설팅회사와 국내 제약사 등 10년 넘게 근무한 후 2014년 미국 가서 2년간 겁 없이 살아봤다는 자기소개다.
저자는 20대 초반에 언니가 살고 있는 하와이서 1년 생활하고 직장생활 중에 종종 해외출장 경험이 있었다.
남편은 금융계 회사에 근무하는 ‘일중독자’로 회사가 지원하는 MBA 프로그램에 합격하여 LA타운서 50km 떨어진 클레어몬트 대학원에 유학했다. 경영학의 아버지로 널리 알려진 피터 드러커가 세운 학교로 유명하다. 행복우물 출판, 406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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