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시인 두 궤적 완성의 길

[이코노미톡뉴스=배병휴 회장] 방송기자 출신 유자효 시인의 시집 ‘꼭’을 도서출판 황금알에서 황금알 시인선으로 출간했다. (2017.6.30.) 유 시인의 시집 여러 편을 읽은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시인의 말’을 통해 ‘생의 완성을 향하여’ 시집을 냈다고 밝혔다.

‘나의 삶’은 두 가지 궤적

유 시인은 어려서부터 문인의 길을 걷고 직업으로 방송인의 길을 걸었으니 삶의 궤적이 두 가지라고 설명한다. 방송기자 시절에도 시를 쓰고 전업 작가가 되고서도 방송을 했다. 시인 같은 기자였고 기자 같은 시인이었다는 말이 꼭 맞는다. 그러나 이제 두 궤적이 한 길에서 만나게 된다고 썼다. 나이 70 고개를 넘어서면서 인생의 완성에 관심을 갖는 그 출발선상 쯤에서 ‘꼭’ 시집을 냈다는 말이다.


꼭 돌아 갈거야
그날 그 시간 그곳
이제는 영원이 되어
흔적 없이 사라진
그날 그 시간 그곳
우리 다시 만나

유언
어제도 썼다
오늘도 썼다
내일도 쓸까
내 글을 누가 볼까
보고 있을까
이제 나는 유언을 쓰고 있는데

마광수 시집
치매 앓는 장모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마광수 시집이다
돋보기를 쓰고 열심히 탐독하신다
성행위가 노골적으로 묘사된 부분은
아예 접어 두기도 한다
어느 날 주간보호센터로 가면서 그 시집을 끼고
나서는 것을 아내가 기겁하며 말렸다
그러자 딸의 얼굴을 빤히 보며 하시는 말씀
“얼마나 솔직하니? 이게 뭐 어때서 그래?”
나를 보고서는
“자네도 이 책 읽고 쟤를 좀 많이 사랑해주게”
점차 어려 가는
체력이 떨어져 가는
장모는 오늘도 열심히 마광수 시집을 읽고 계시다

▲ 방송기자 출신의 시인 유자효

유자효 시집 ‘꼭’에는 1~4부에 걸쳐 88편이 실렸다. 짧고 간결한 시어가 방송기사 같다는 말 그대로다. 문학평론가 장영우 교수(동국대)는 해설을 통해 유 시인의 작품활동이 올해로 꼭 50년, 시집 ‘꼭’은 16번째로 등단 반세기 자축의 뜻이 있다고 했다.
‘아직’, ‘심장과 뼈’, ‘사랑하는 아들아’, ‘주머니 속의 여자’, ‘전철을 타고…’, ‘성자가 된 개’, ‘아쉬움에 대하여’, ‘지금은 슬퍼할 때’ 등등.
KBS 파리특파원, SBS 이사, 한국방송기자클럽 회장 역임, 현 (사)구상선생기념사업회장, 지용회장, 시와시학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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