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설협회, 6권·4,100쪽 분량
5000년 민족 고난사 극복과 상통

▲ 한국건설통사 발간은 대한건설협회 최삼규 회장(가운데) 시절에 기획되어 3년여 만에 발간됐다. 오른쪽은 발행인 유주현 대한건설협회장.

[이코노미톡뉴스=배병휴 회장] 대한민국 건설산업사를 거슬러 올라간다면 한민족사와 함께 5000년을 헤아릴 수 있지 않을까. 대한건설협회가 선사(先史)시대 이래 현대까지 한반도에 생성된 건설산업 역사를 되돌아보는 ‘한국건설통사’(韓國建設通史)를 6권, 4,100페이지 분량으로 엮어 발간했다. 이는 2014년 7월 발간 기획 이후 3년여 만에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기획·편집, 대한건설협회 발행 비매품으로 제작한 것이다.

5000년 민족사와 함께 고난 성장기록

‘한국건설통사’ 총 6권 한 묶음을 보면 방대한 기획과 넘치는 사료 및 국내 최고 전문가 집단의 집필 등에 놀라울 지경이다. 이는 대한건설협회라는 민간단체 수준을 넘어 우리의 민족사와 산업사 차원에서 수집, 분석, 해석, 정리해야 할 대상이 아닐까 싶기 때문이다.
제1권, 선사(先史)이래 삼국시대, 통일신라시대 및 고려조까지 525페이지. 제2권, 조선시대 887페이지. 제3권, 개화기에서 광복까지 586페이지. 제4권, 현대1편 775페이지. 제5권, 현대2편 670페이지. 제6권, 법·제도·단체 등 663페이지.
실로 도합 4,100페이지 분량이니 한민족사와 함께 해온 5000년 역사의 발자취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좌)서울 암사동 유적의 움직 흔적 / (우)▲서울 암사동 유적

한국건설 70년사 계기 통사 기획

한국건설통사 발행인 유주현 대한건설협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근대적 의미의 한국건설 7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경제와 국가발전사를 되돌아보는 의미로 이 통사(通史)를 기획·제작했다고 말하고 이는 곧 지나온 5000년간 각종 고난을 극복해온 우리 민족사와도 상통한다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한국건설사는 가까이로는 ‘한강의 기적’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크게 보면 도로, 철도, 공항, 발전소 등 우리의 국가 발전 시설 구축으로 대변할 수 있고 도시개발, 주택건설 등 민생과 국민생활 향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유 회장은 한국건설산업과 국가경제발전과 관련하여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이 7,000억 달러를 돌파하고 한국건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세계 6위 수준에 이르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복지우선 정책기조 하에 정부의 SOC 예산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신흥개발국들의 경제위기, 저유가 지속에 의한 중동지역 수주 급감에다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겹쳐 고난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한국건설통사 5천년을 바탕으로 국내 건설산업은 앞으로도 더욱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여 국가발전을 견인하면서 무궁발전 할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 장군총

‘첨성대가 과학인가, 건설인가’

한국건설통사 발간은 대한건설협회 최삼규 회장 시절에 기획되어 3년여 만에 발간됐다. 최 회장은 현재 대한건협 명예회장으로 편찬위원장을 맡아 이 통사를 발간했다.
최 회장은 이 통사가 “첨성대가 과학인가, 건설인가”라는 화두 논쟁으로부터 시발되어 한국건설산업의 자존(自尊)에 대한 성찰로부터 기획·편집·발행됐노라고 경과를 설명했다.
대한건설협회는 이 통사 발간을 위해 2014년 7월 9인 편찬위원회를 발족시킨 후 전문가 자문위를 구성하고 각 분야 석학 35명을 필진으로 위촉했다. 최 편찬위원장은 필진 가운데 국립문화재연구소 소속 강현, 김덕문, 배병선, 조상순 등 4명은 2016년 9월 경주 지진 수습을 위한 강행군 속에 통사 원고를 집필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대한건설협회는 이 통사를 비매품으로 발행했지만 공공 및 산업부문의 꼭 필요한 영역에 한정 배포할 계획이다.

▲ (좌)첨성대 / (우)▲불국사 청운교.백운교 전경

선사시대, 3국시대, 고려왕조까지

제1권 선사시대 속의 신석기시대는 움막과 동굴생활에서 농경, 수렵, 어로생활로 정착하는 단계로 건설도구와 건설기술을 습득하는 단계로 기술되었다. 이어 청동기시대는 국가형성, 도시건설 초기단계로 한반도 전역을 넘어 중국의 송화강, 요하 유역까지 고대국가 틀을 형성했다. 선사시대 마지막인 철기시대는 농경을 위한 농기구를 제작하고 지역간 교류를 위한 교량 건설과 홍수 방지를 위한 보(洑) 건설 등 토목기술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고구려, 백제, 신라 등 3국시대는 도성, 궁궐, 산성 등으로 토목·건축이 일어나고 특히 신라의 첨성대 건축기술이 빛났다. 이어 통일신라시대에는 성곽, 교량, 사찰 건축에다 왕릉 축조가 국가적인 대사였다. 이 무렵 당나라와 건설기술 교류를 통해 찬란한 신라문화가 융성할 수 있었다.
3국시대에 이어 발해국은 흑룡강성 토성, 러시아 연해주의 발해성까지 토목 건축 유적의 흔적을 남겼다.
고려는 개경 도읍으로부터 정궁인 만월대와 여러 별궁으로 건설기술을 과시했고 재경 내부의 도로는 물론 지방과도 도로로 연결했다. 고려는 특히 불교 사찰의 건축기술이 크게 번창했고 유학이 유입된 이후에는 각급 교육기관 건축이 발달하고 주거문화 측면에서는 온돌이 보급됐다.

조선왕조 공조에 의한 토목, 건축

조선조의 건설산업은 6조의 최하위 부처인 공조(工曹)가 역성혁명 새 왕조의 토목·건축을 도맡아 국가건설 공사를 수행했다. 공조의 벼슬 조직은 선공감(繕工監) 아래 정1품에서 종9품에 이르는 19단계로 구성되어 한양도성, 성곽, 5대 궁궐을 짓고 도성내의 물길을 바로잡기 위해 전국의 일꾼들을 불러 모아 개천공사를 진행했다.
새 왕조의 궁궐 공사와 도시건설 공사는 끝없이 반복 진행됐다. 화재와 홍수해 등으로 보수·복구공사도 연례적이었으며 임진왜란 때는 거의 전면 손실로 수백 년간 복구공사를 추진해야만 했다. 궁궐과 도시기반시설 외에 종묘, 사직, 문묘, 성균관, 향교, 지방서원(書院) 공사도 끝이 없었다.
누(樓)와 정(亭)은 고려조 이래 선비문화의 상징으로 조선조에 이르러 더욱 번창했고 전국 곳곳 씨족마을, 집성촌 등으로 고급 주택문화도 발전하고 온돌문화도 더욱 융성했다.

▲ 무량수전 정면도 / (우)▲무량수전 동단면도

1876년 개항이후 철도문화시대

개화기의 건설산업은 1876년 개항 이후 항구도시, 외국인 거주지 중심의 도시문화가 국토와 도시 면모를 변화시켰다. 이와 함께 측량기술이 발전하여 국토모양을 조형시키는 역할도 담당했다. 철도부설이 한밭도시 대전(大田)과 같은 새로운 도시를 탄생시키고 역사(驛舍)를 발전시켰다.
경인선 개통으로 인천역과 남대문역이 개설되고 경부선 개통으로 부산역과 경성역, 경의선 개통으로 용산역과 신의주역이 도시개발 거점 역할을 맡았다.
곧이어 전국적인 토지개량사업과 하천정비, 항만건설과 등대 부설, 해안 매립과 간척사업 등으로 국토가 정비되고 도로확충과 상하수도 작업도 뒤따르게 됐다.

현대1·2편, ‘한강의 기적’과 ‘글로벌시대’

현대 제1편은 8.15 후 미군정 하의 일인이 남기고 간 적산(敵産) 처리에서부터 6.25 전쟁에 의한 파괴와 복구 등이 모두 건설산업 영역에 맡겨졌다. 그 뒤 5.16 정부에 의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경부고속도로 건설은 ‘한강의 기적’의 표상으로 한국 건설산업을 꽃 피웠다.
현대Ⅱ는 글로벌시대 한국의 건설산업으로 UR(우루과이 라운드)과 건설산업 환경변화를 집중 분석했다. 또 1973년 오일쇼크 이후 해외건설이 한국건설산업의 글로벌 위상을 크게 드높였다. 연대별 한국도시건축 변화상으로 보면 8.15 해방공간의 혼란 이후 1950년대 전쟁 복구기, 1960년 5.16 이후 국토개조 혁명기, 1970년 중동건설, 1980년 서울올림픽 특수, 1990년 지방자치시대, 2000년대 행정수도시대로 대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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