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주] 한류는 이제 세계 문화 중심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밝고 즐거운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17년 한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살펴보고 문제점, 향후 대안, 비전 등을 시리즈로 점검하고자 한다.

▲ 잘 준비된 컨텐츠로 일본 및 해외 팬들에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보이그룹 '보이프렌드'

[이노코미톡뉴스 최노진 기자] '한한령' 여파로 국내 신인, 중소 보이그룹, 걸그룹을 둔 기획사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그동안 신인 보이그룹과 걸그룹들은 국내 무대에 나설 기회가 적어 상대적으로 인지도에 영향을 주지 않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보이그룹은 걸그룹보다 해외 의존도가 더 높았다. 일본, 필리핀, 태국 등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그 중에서도 일본 진출을 희망하는 보이그룹이 많았다. 보이그룹은 일본 진출을 위해 쇼케이스, 소극장 장기 공연, 앨범 발매 등의 행보를 걸었다.

특히, 중소형 기획사 소속 보이그룹은 일본 내 쇼케이스 이후 100~200석 규모의 일본 소극장에서 최소 1달~2달 정도 장기 공연을 많이 하는 편이다. 장기 소극장을 선호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

하나는 소극장에서 공연을 할 경우 1인 일본인 관람객이 지출하는 비용은 평균 한화 8~10만 원 정도. 일본 여성 관람객들은 공연료 4~5만 원을 지출하고 공연 후 보이그룹과 즉석 사진을 찍는 것을 선호한다. 장당 한화 1~2만 원을 추가로 지출하며 좀 더 가까이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보이그룹과 인증샷을 남기는 팬들이 많다.

일본에서 장기 공연을 경험한 보이그룹 관계자는 "매일 만석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인지도를 쌓으면 관람객 1인이 1회 당 한화로 약 10만 원을 지출하는 편"이라며, "일본 팬들은 일본어 버전 음반, 기념품, 인증샷 등을 선호하는 편이다. 감사하게도 아직 신인이지만 팬들이 좋아하는 수준은 톱스타를 대하는 모습과 동일하다."고 설명한다.

또 하나의 이유는 자연스럽게 팀을 알리는 홍보 프로모션 기회가 될 수 있다. 공연을 통해 일정 부분의 수입도 획득하고 동시에 일본 팬들에게 팀과 멤버들의 개성과 장점을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신인 보이그룹이 일본행을 기획하거나 이미 진행 중이다. 그러나 모든 팀들이 흥행, 수입, 인기를 잡지는 못한다.

▲ 현지화 준비에 만전을 기한 보이그룹 SF9 일본 단독 콘서트

우선 일본 시장은 철저하게 일본어 버전 및 일본어 레퍼토리를 준비해야 한다. 일본 소극장에서 장기 공연으로 성공한 보이그룹의 경우 멤버들의 일본어 회화 실력, 일본어 앨범 발매, 일본어로 개사한 노래들을 잘 정리했다. 막연하게 일본 소극장에 진출한 보이그룹은 이런 준비력과 기획력에서 떨어져 결국 수입을 얻기는 커녕 자비를 더 들여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일본 시장은 우선 엄한 저작권에 대한 인식때문에 전 노래를 일본어로 부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여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선 멤버들의 가창력, 안무 실력 외에도 일본어 실력과 외모도 크게 좌우한다.

또,일본 내 소극장 장기 공연을 주선해주는 현지 엔터테인먼트 업체와의 계약에 따라 크게 50%까지 수익율을 나누기 때문에 정작 보이그룹 소속사의 순수익이 크게 저하되기도 한다. 일부 기획사는 직원들의 일본어 소통으로 인해 직접 공연장 계약, 숙소 등을 처리해 순수익을 100%대까지 끌어올리기도 한다. 실제로 일부 기획사는 직원들의 일본어 소통 능력으로 직접 대관, 티켓 판매, 숙소 임대, 차량 렌트 등을 하기 때문에 2개월 소극장 공연으로 한화 2억 원의 수익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언어 소통 능력이 부족한 타 보이그룹일 경우 대행 업체에 수익을 나누어야 하는 등 생각보다 적은 수익 혹은 오히려 적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 일본어 버전 앨범 발매 등 현지화 전략을 공을 들이는 보이그룹 '에이플'

결국 일본 시장도 보이그룹에게 무조건 진출만 하면 황금알을 낳는 시장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선점한 보이그룹에대한 현지 팬심 공략 그리고 이를 뚫고 새롭게 정착해야 하는 현지화 문제등이 있다. 때문에 어설프게 일본 소극장 장기 공연에 나섰다가 낭패를 보고 돌아오는 보이그룹과 기획사도 상당하다.

즉 해외 진출은 역시 국내 이상으로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무조건 일본 시장이 신인 보이그룹에게 수익을 주는 약속의 땅은 아니라는 점이다.

참고로 현재 일본에서 꾸준하게 현지화에 맞게 활동하는 보이그룹의 활약상을 살펴보면 앞서 언급한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한 성공 키워드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사례 1) 보이그룹 SF9은 일본 데뷔 싱글 '팡파레’, 두 번째 싱글 ‘쉽다’로 일본 최대 음반 집계사이트 오리콘 일간 싱글차트에서 두 번 연속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꾸준히 한류돌 입지를 굳히고 있다. 또 8월 2일 SF9은 일본 오사카 제프 오사카 베이사이드, 4일 도쿄 토요스 PIT에서 첫 번째 단독 콘서트 ‘SF9 1st Concert in Japan “Fanfare”’를 개최하고 팬들과 만났다.

사례 2) 7월 20일 6인조 보이그룹 보이프렌드가 일본 타워레코드 1위에 오르며 일본에서 변함 없는 인기를 과시했다.

일본 타워레코드 차트에 따르면 7월 12일 발매된 보이프렌드 미니앨범 ‘SUMMER' 일본 최대 규모 레코드사인 타워레코드 주간차트 (2017/07/10 2017/07/16 집계)에서 1위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한 바 있다.

사례 3) 보이그룹 에이플은 실력파 보컬 멤버 TOM을 영입하고 2017년 하반기 일본 공략에 나선다. 보이그룹 에이플은 틴(TIN)(랩, 보컬), 서인(메인보컬), 제이노(J.NO)(서브보컬), 혁(랩),탐(TOM)(보컬)로 구성된 5인조 보이그룹이다. 2016년 2월 19일 '이러다 죽겠어'를 발표했으며, 2017년 3월 '화 좀 내지마' 일본 버전 앨범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2017년 상반기 도쿄, 오사카에서 콘서트와 프로모션을 통해 현지 팬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일본 KBS 교토 라디오 '온나토 오토코' 프로그램에 출연해 진행을 재치 있는 센스와 매력으로 MC와 청취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열도의 한류 아이돌로 자리잡고 있다.

5탄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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