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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곤 칼럼-북한엔 미소정책 문정부] 미국에게 당당과연 김정은 뭐라 대꾸할까 궁금
  • 이진곤 정치학박사, 경희대 정외과 객원교수
  • 승인 2017.09.0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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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사진)문재인 대통령이 7월 2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 핵심은 무엇인가? 그는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정부의 원칙은 확고하다. 대한민국의 국익이 최우선이고 정의다. 한반도에서 또 다시 전쟁은 안 된다.”
국익을 지키는 건 대통령의 당연한 책무다. ‘정의’를 같이 언급한 게 뜬금없어 보이긴 하는데 ‘불의’라고 지목할 대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게 몹시 신경 쓰이는 상대(아마도 전 정권과 보수세력)인 듯 기회 있을 때마다 ‘촛불혁명’을 내세워 왔다. 그러니까 여기까지는 문 대통령의 상투적 구호라고 읽힌다. 정작 강조하고자 한 것은 “한반도에서 또 다시 전쟁은 안 된다”는 ‘원칙’이었을 터이다. 이어서 그는 말했다.

트럼프의 표현 못마땅하다?

[이진곤 칼럼 @이코노미톡뉴스]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 정부는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이다.”
전쟁이 없어야 한다는데 아니라고 할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상식을 굳이 상기시키면서 ‘제3자는 비켜나 있으라, 아니면 무슨 수단을 다 하든지 저지하겠다’는 투로 역설했다. 누군가를 향해 작심한 듯 던진 경고로 들린다. 북한을 겨냥해서?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지도 모른다고 우려할 만한’ 그 ‘누구’라면 미국 말고는 없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북한의 ICBM 발사로 인해 우리 국민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모든 나라가 놀라는 상황에서 북한이 아닌 동맹 미국을 향해 주의를 준 이 장면을 세계는 어떻게 이해할까?
그는 이런 말도 했다.
“지금 당면한 가장 큰 도전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다.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며 안보위기를 타개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안보를 동맹국에게만 의존할 수 없다.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 문장에서 방점을 찍는다면 어느 부분이 될까? ‘우리의 주도’다. 미국의 도움을 받긴 하겠다. 그러나 모든 것은 우리가 알아서 한다. 그런 말 아닌가.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의 목적도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지 군사적 긴장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화염과 분노’ ‘장전 완료’ 따위의 말을 트위터에 올린 트럼프에 대한 경고처럼 들린다. 문 대통령은 광복절 하루 전에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미국이) 냉정하고 책임 있게 대응할 것”이라고 트럼프를 압박하듯 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도 문 대통령의 경축사 이틀 전에 공개된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7일 통화에서 레토릭을 톤 다운해 달라고 했는데도 트럼프가 ‘화염과 분노’ 발언을 함으로써 우리 정부를 우려하게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이같이 미국에 대해서는 거북해 할 말을 사리지 않으면서 북한에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북핵문제의 역사는 제재와 대화가 함께 갈 때 문제해결의 단초가 열렸음을 보여주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시험을 유예하거나 핵실험 중단을 천명했던 시기는 예외 없이 남북관계가 좋은 시기였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럴 때 북미, 북일 간 대화도 촉진되었고, 동북아 다자외교도 활발했다. 제가 기회 있을 때마다 한반도 문제의 주인은 우리라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반도 안보 주도할 힘 가졌나

얼핏 들으면 우리와 미국 일본 등 국제사회가 제재 일변도의 입장을 취했기 때문에 북한이 핵 및 미사일 개발을 강행했다는 뜻이 된다. 남북관계가 계속 좋게 가도록 놔뒀더라면 이미 문제가 풀렸을 텐데, 미국이 변덕을 부렸기 때문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계속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려는 것 같기도 하다.

남북관계가 좋아진다고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북한이 아니라는 것은 문 대통령이 더 잘 알 일이다. 북한이 핵을 동결할 것처럼 할 때는 시간을 벌 필요가 있었거나 바라는 바가 있었다. 전통의 왕조도 아니고, 전체주의적 사회주의 체제를 이용한 기형의 왕조인 만큼 끝없는 폭압정치로만 유지될 수가 있다. 외부에 적을 두지 않으면 내부의 일치된 복종을 이끌어낼 수 없는 것이 북한 체제의 태생적 한계다. 그걸 우리가 대화로서 해결해 줄 수 있겠는가?
김정은 집단에게는 남북화해가 아니라 남북대결과 긴장이 필요하다. 아니면 협박의 대상·달러수입원이라도 되어 줘야 한다. 남북이 화해와 협력의 체제를 확립하게 된다는 것은 김정은 체제가 와해의 길로 들어선다는 뜻이 된다. 레짐체인지가 없이 북한의 속성이 바뀌길 기대한다는 것은 몽상이다. 그걸 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 지지자들이 정말 몰라서 저러는 것일까?

문 대통령은 대화의 선결과제로 ‘핵 동결’을 제시했다

“북핵문제 해결은 핵 동결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적어도 북한이 추가적인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해야 대화의 여건이 갖춰질 수 있다.”
지금까지의 핵개발 성과는 인정하겠다는 말이 된다. 이는 대화의 주도권을 완전히 북한에 넘겨주고 그 처분에 따르겠다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그런 말을 하는 중에도 문 대통령은 대미 압박을 멈추지 않았다.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의 목적도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지 군사적 긴장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 점에서도 우리와 미국 정부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알아서 하라’는 압박이다.
“다시 한 번 천명한다.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원하지 않는다.”

북한이 붕괴하고 말고는 우리 소관사가 아니다. 북한 체제가 붕괴 위기에 처하면 우리가 구해주기라도 하겠다는 것인가(사실 이 말은 북한 동포들에게는 대단히 서운하고 절망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 붕괴를 원치 않는다는 것은 폭압정권의 존속을 원한다는 뜻 아니겠는가).
그런 가운데서도 이 말에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흡수통일을 추진하지도 않을 것이고 인위적 통일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이다. 통일은 민족공동체의 모든 구성원들이 합의하는 ‘평화적, 민주적’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미국이 떠날 경우 생각해보라

물론 언젠가는 통일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그걸 현실적 과제 및 목표로 삼을 때 오히려 상호 불신과 갈등과 대립만 키우고 만다.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라며 보수세력을 ‘반통일 분자들’로 매도하던 진보 정치세력 측의 인식이 달라지는 것 같아 주목된다. 그렇다면 통일을 두고 벌여온 그간의 선전선동 전술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어떤 말을 하든 북한의 태도는 변하지 않는다. 북한이 우리와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고 여겼다면 지금껏 저러고 있을 까닭이 없다. 북한의 절대적 가치, 최고의 관심사는 김씨 왕조의 영구 존속기반 구축과 북한 인민에 대한 장악력 지배력 강화다. 핵 및 미사일 전력에서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출 때에만 국제적 간섭을 면할 수 있을뿐더러 북한 인민들의 절대 복종을 확보할 수 있다고 믿는 게 북한 왕조다. 대한민국의 문재인 정부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있을 리 없다.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서 말인데, 한반도에서 미국을 밀어내면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 강국들이 한없는 친애의 정으로 우리를 대할까? 북한은 아주 살갑게 우리와의 평화공존에 합의하게 될까? 이런 걸 백일몽이라 한다. 미국의 군사·안보적 보호막이 걷히는 순간 우리는 ‘동네북’이나 ‘봉’이 되기 십상이다.
국제사회는 어떤 면에는 정글과 같다. 호랑이가 없어진 숲에서는 여우가 왕 노릇한다. 세바스천 고르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미국령 괌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에 대해, “우리(미국)는 그냥 ‘슈퍼파워’가 아니라 이제 ‘하이퍼파워’를 갖고 있다”고 한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그 덕분에 세계가 이만큼이라도 예측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한국을 포기했다”는 뉴스가 나오게 되는 상황은 생각만으로도 악몽이다. 저마다 힘을 자랑하는 여우들 앞에 내던져진 토끼 신세가 되지 말라는 보장을 누가 해주겠는가? 중국이? 아니면 북한이?
북한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과 태도는 나라마다 다를 수가 있다. 당연히 우리와 미국이 같기만 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더러 우리에게 맞춰달라고 요구할 힘도 권리도 우리는 갖지 못했다. 그리고 북한 문제를 두고 다른 나라들에 대해 ‘노 터치!’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고 옳지도 않다. 핵무기에 관한한 세계 모든 나라가 직접적인 이해 당사국이다. 그 점을 문 대통령과 정부 당국자들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다”는 말은 사실인가? 천만에! 미국이 결정하지 않는 한 우리는 군사행동을 할 수 없다. 그러나 북한은 자신들만의 결정으로 군사행동을 일으킬 수 있고 또 그래왔다. 진실이 아닌 것, 가능하지 않는 것은 말을 말아야 한다. 허장성세가 통하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진곤 정치학박사, 경희대 정외과 객원교수  econotalki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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