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 발견의 발견은 에너지의 발견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은 에너지자원 중에서 원자력에너지가 있다. 하지만 안정성에 대한 불신을 야기시킬 수 있는 크고 작은 관련 사고들이 적지 않게 발생해 현재는 가격경쟁력 대비 리스크 차원의 문제가 서로 대립되어가고 있어 원자력에너지의 미래발전 가능성이 점점 중요해지는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

[배만섭 기자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이톡뉴스)] 

쪼개는 역사로 발견된 '제3의 불'
▲ 원소 우라늄의 핵분열 과정. <도표@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Nuclear) 에너지 역사의 시초는 물질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원자(atom)에서 부터 출발한다. 이러한 기본 입자를 좀 더 작게 쪼개고 쪼개는 역사 속에서 핵이 발견되고 이러한 원자의 중심에 (+)를 띠는 원자핵의 존재와 함께 그 주위에 (-)전하를 띠는 전자가 움직이고 있음이 밝혀졌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작다고 생각했던 과학의 심층 역사가 거듭될수록 막대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원자력을 발견하게 된다. 즉, 원자력 에너지는 원자의 핵을 깨트려 얻게 되는 에너지다.

20세기 원자론 발전의 계기는 1897년 영국의 톰슨 물리학자가 음극선 실험을 통해 전자(-)를 발견하면서 부터 시작된다. 이 실험을 통해 톰슨은 기체 안에 전자의 존재를 확인했다.

1898년에 퀴리 부인은 독일 과학자 뢴트겐이 1895년에 발견한 X선과 같은 방사능을 가진 폴로늄과 라듐을 발견했다. 1911년 영국의 러더퍼드 물리학자는 알파입자를 이용해 원자를 쪼개는 데 성공해 원자핵이 존재함을 밝혀냈다. 이후 덴마크 보어는 1913년 전자가 원자핵 주위를 도는 태양계 모형을 설명해냈고, 그 이후에는 전자 구름 모형으로 발전했다.

▲ 세계 최초의 자동 핵 연쇄반응기인 ‘시카고 파일(Chicago Pile-1). <사진@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원자로’, 원자력 에너지의 자원화

1932년 영국의 채드윅은 중성자를 발견해 원자핵론이 본격적으로 양산되기 시작했다. 1938년 독일 오토한과 슈트라스만은 우라늄 원자핵분열 반응을 발견했다. 무거운 원자핵이 중성자와 충돌해 2개의 원자핵(동위원소)으로 분열되면서 광대한 에너지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약 200MeV의 에너지가 방출되는 '핵분열'이다. 이렇게 발생되는 에너지를 전기로 생산하면 원자력 에너지가 되는 것이고, 무기로 생산하면 원자폭탄이 되는 것이다.

이윽고 1942년 미국 시카고대학 교수였던 이탈리아 출신의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가 세계 최초의 원자로인 ‘시카고 파일-1’을 개발했다. 1945년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티에 원자폭탄이 투하되는 등 전쟁 무기 개발에 이용되었지만, 평화적인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1951년 미국 국립원자력시험장에서 세계 최초의 원자력 발전이 'EBR-1' 실험용 원자로로 가동되었다.

이어 1954년 구 소련이 5000kW급 오브닌스크 발전소를 통해 세계 최초로 원자력 발전이 태동했다. 그로부터 63년이 지난 2017년 8월 기준, 전 세계 30개 나라에서 모두 447기의 원자력 발전소가 운영되고 있다. (IAEA PRIS Report)

▲ 고리 1호기는 1977년 가동돼 2007년 설계수명 30년을 다했으나 연장을 통해 40년간 전력을 생산했다. 학계는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원전 건설 기술과 운영 기술을 개발해 원전 수출까지 해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사진=한수원>

우리나라의 원자력 역사

1953. 12. 8 : UN총회에서 미국 Atoms-for-Peace Program 천명
1954-59 : 문교부 안에서 자발적인 원자력 Study Group 운영(원자력 1세대 10여명)
1956. 2. 3 : 한미 원자력 평화이용협정 체결
1956. 3 : 문교부 기술교육국 안에 원자력과 설치
1956. 9 : IAEA 발족
1955-65 : 238명의 원자력 정부장학생 1년간 해외파견훈련
1958. 3. 11 : 원자력법 국회통과 공포
1958. 10 : 원자력원 및 원자력연구소 직제 제정
1962. 3. 30 : TRIGA Mark-Ⅱ(연구로) 원연에서 가동시작
1971-78 : 고리 1호기(58.7만 kW급 PWR) 건설 준공
▲ 우리나라 원자력 기술자립의 역사. <인포그래픽@한국원자력문화재단>
우리나라 원전 기술도입, 1950년대

우리나라는 1958년 '원자력법'을 공표한 이후 원자력발전 기술을 공식 도입하였다. 하지만 원자력법 공표를 위해 한미 간의 협력이 사전에 존재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미국의 대외 원조 정책에 많이 의지한 상태였고 미국도 구 소련의 확장을 중지하고 원자력 기술의 무기화를 막고자 값싸고 에너지 발전기술로 활용이 가능한 평화적인 원자력 기술을 장려했다.

▲ 이승만 대통령이 TRIGA Mark-Ⅱ 원자로 기공식(1957.7.14.)에 참석했다.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1956년 2월, 우리나라는 미국과 '원자력의 비군사적 사용에 관한 한국과 미국 간의 협력 협정'을 체결해 국내 원자력 발전의 역사가 태동하기 시작했다. 1959년 이승만 정부 시절에 원자력연구소 설립 이후, 1962년 11월 '원자력발전대책위원회'가 구성되었다. 1964년 말부터 원전 1호기의 부지선정을 위해 원자력원구소, 한국전력공사, 대한석탄공사의 협력으로 기조초사가 이루어졌고, 1968년 최종후보지에 경남 양산군 장안읍 고리 현장이 최종 선정되었다.

1971년 3월 19일 고리 1호기 기공식을 시작으로, 1977년 4월 26일 원전원료 장전에 성공해 이윽고 1978년 4월 29일 첫 상업운전이 개시되었다. 이로서 한국은 당시 세계에서 21번째이자 아시아에서 4번째로 원전을 가지게 된 것이다.

1972년 ‘원자력의 민간 이용에 관한 한국과 미국 간의 협력을 위한 협정(한미 원자력 협정)’이 체결되었고, 2016년의 개정을 통해 우리나라는 '사용 후 연료관리'에 대한 미국의 사전 동의가 없어졌으며, 우라늄 저농축 국내 생산 가능과 함께 원전의 해외 수출의 길도 열리게 되었다.

2017년 11월 현재, 우리나라는 총 24기의 원전을 가동 중에 있으며, 총 설비용량은 약 2,252만kW로 우리나라 전체 발전량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2030년까지는 설계 수명이 만료되는 원전은 12기이다.

평화적 사용, 안정성·경제성·청정성

기술은 자원을 에너지화 시켜오면서 그에 따론 부작용인 '위험'도 같이 몰고 왔다. 하지만 기술개발이 나날이 축적되면서 상대적으로 위험강도와 빈도는 점점 내려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에너지원으로서의 원자력의 부작용은 인공방사능의 과대 노출을 중심으로 그 영향권은 광범위하고 높은 리스크를 안고 있다. 단순한 위험이 아닌 인류 재해 수준으로까지도 커질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 체르노빌 원전 사고(1986년)의 경우, 한 세대의 시간인 3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피해영향을 수치로 정확히 가름하기 힘들 정도다. 여기에 방사성 폐기물의 안전관리도 지속적으로 해결해야 할 주요 이슈다.

하지만 평화적 사용으로서의 원자력에너지를 묵과할 수는 없다.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의 공식적인 시작은 1955년 스위스의 제네바에서 열린 '제1회 원자력 평화이용 국제회의'에서 부터이다. 군사적 목적으로 기밀 리에 연구되었던 원자력 기술정보가 광범위한 공개를 통해 평화적 이용에 좀 더 접근하고자 한 시도였다.

▲ 원자력 전지를 사용중인 보이저 1호((Voyager I). <사진@미국 나사>

핵의학에서 우주과학과 산업까지

암 치료에 효과적인 감마선, 식품의 변질방지와 살균처리에 사용되는 전자선(X-ray), 의료와 공업기술에 이용되는 엑스선 등 방사선은 밀접한 우리 생활에서부터 과학과 산업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도움이 주고 있다. 핵의학으로 사용되는 X선, CT, MRI, PET, 양성자 치료기, 사이버 나이프(Cyber Knife) 장비도 모두 방사선과 방사성 동위 원소를 활용한 장비들이다.

'조사처리식품'인 우주김치 캔의 멸균을 위해서도 방사선이 사용되고 있고, 39년째 초당 17km로 우주공간을 여행하고 있는 나사의 보이저 1·2호에는 플루토늄 238을 사용하는 원자력 전지가 시스템 전력으로 아직도 가동 중이다. 현재 나사가 개발 중인 화성 유인탐사선인 '코페르니쿠스호'에는 우라늄-235의 핵분열을 이용하는 열핵추진로켓이 탑재될 예정이다.

원자력 에너지는 양날의 검과 같이 '불안전(방사능 누출)하고 청정하지 않으며(방사능 오염), 경제성이 낮다(영구적 방폐물 처리비용)'는 단점이 있음과 동시에 안정성·청정성·경제성이라는 3가지의 큰 장점이 있다. 하지만 나날이 발전하는 관련기술의 축적으로 단점의 영역과 그 범위가 줄어줄고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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