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시대의 최적문자 자부하며

세계에는 여러 가지 말이 여러 문자들로 쓰이고 있지만 자기 말을 자기 문자로 쓰는 나라는 흔치 않다. 자기 글자를 디자인 한 분을 숭앙하며 그 날을 기념하는 나라는 우리 말고는 또 없으리라. 알파벳데이나 한자일(漢字日) 또는 일본어 히(日)가 없음은 잘 아는 사실이다. 많은 선진국들은 알파벳을 빌려다 쓰는 형편이다. 

[전성자 칼럼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 이톡뉴스)] 한글은 빼어난 창안이요 명작이다. 세종대왕께서 우리의 문자생활을 위해 지으신 것이다. 우리를 문화민족으로 만들어 주신 것이다. 훈민정음은 우리에겐 국보 제70호이지만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으로도 으뜸이다.
한글은 IT시대에 들어선 문자적 탁월성이 더 돋보인다. 문자 커뮤니케이션에는 어느 문자보다 뛰어나다. 뜻 전달하기에 어느 글자보다도 빠르고 정확하다. 소리글이라 발음대로 찍으면 그만이다. 발음 따라 적은 뒤에 맞는 글자를 골라 변환시켜야 하는 중국어나 일본어에 비해 속도가 몇 배로 빠르다. 세종대왕은 적어도 6세기 앞 IT시대를 내다보고 창제하신 선견이 있으셨던 걸까? 과학은 시대를 초월한다는 지혜도 가르치시려 하셨던 걸까?

한글의 과학성과 우리말의 과학성

한글을 공용문자로 택한 나라도 있었다. 인도네시아 섬들 가운데 작은 부족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하자 세계가 놀란 적도 있었다. 요즘 세계 젊은이 들이 한류와 케이팝 열풍 따라 한글 혼자 공부했다는 사람들이 TV에 소개되는 걸 가끔 본다. 한국어과를 두고 있는 외국 대학 수자만도 50여개가 넘는다고도 들린다. 
그런 장점을 되 뇌이다 보니, 한글은 과학적이며 따라서 우리말도 과학적이라는 예단에 빠지는 수가 많다. 그러나 공부해 보면 발음변화와 어미의 불규칙 변화 등은 우리에게도 큰 굴레다. 우리말이 과학적이란 확신은 한글을 전공하는 학자들에게서는 더욱 강한 신념이다. 문법도 법이라 법 다루는 분들의 까다로움은 한글문법 다루는 분들에게서도 나타나기 미련이다. “법! 법!” 하다 보니 한국말은 배우기 어려운 말이 돼버리고 만다.
그러니 우리말은 몇 가지 면에서 활용성을 좀 더 높일 필요가 있다 싶다. 조금만 개선되었으면 싶은 포인트 몇 마디 정리해 보고 싶다. 세계인에게의 친절로 말이다.

① 명사ㆍ동사 어휘를 늘리자 : 우리말은 형용사와 부사 쪽 단어가 많다. 명사 동사 쪽은 부족함을 느낀다. 현대는 새로운 창안과 발명과 응용이 무한대로 늘어나 그들의 이름과 동작이 무한대로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새로운 이름이 필요하고 작동 설명이 필요하다. 그래 앞서 가는 나라일수록 명사와 동사를 많이 만들어 낸다.
우리가 새로운 창안이나 발명을 하게 되면 그와 연관된 명사나 동사도 우리가 만들게 된다. 태권도는 세계에 많이 보급된 우리 격투기이다. 따라서 태권도 용어는 모두가 우리말이다. 올림픽의 겨루기는 물론, 세계 곳곳 도장마다 우리말 구령으로 시작하고 우리말 구령으로 끝낸다. 핸드폰도 우리가 만들어 세계에 퍼진 영어라 한다.
우리말 사랑을 싫어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정확한 어의나 개념을 전하기엔 부족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외래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버스를 타고 터널을 지나 슈퍼에 가서 잼 사왔다.” “모티베이션”을 “동기부여”나 “열의유발”이라고 써 보아도 어딘지 개념 격차가 느껴진다.
명사 동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만들려면 세계적 창안을 많이 내야 한다.

② 적은대로 발음하기를 굳히자 : 우리글은 적은대로 읽는 글이며 소리대로 받아 적으면 된다. 그러나 발음하는 데 변칙이 많다. 써진 대로 읽기가 법이다. 그러나 많이 흔들린다. 어느 말이나 변칙이 따르지만, 우리말도 쓰기와 읽기가 다른 경우가 많다. 그래 단어의 발음을 사전에 적어 표시하는 단어가 많다. 그 용례를 따로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 “헌법”은 “헌ㅤㅃㅓㅂ”으로, “상장(賞狀)”은 “상짱”으로 상장(上場) “사~ㅇ장” 긴 모음으로 읽는다. “독립문”을 “독님문”이 아니라 “동님문”으로 읽어야 함을 공부해야 한다.
젊은이들은 써진 대로 발음 잘 한다. “이백냥”은 “이뱅냥”으로 가르치지만 “이백냥”이라 발음 잘 한다. “순희야 너는 영희랑 바둑이랑 놀아라.”는 “수니야 너는 영이랑 바두기랑 노라라.”라고 이어읽기 하란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써진 대로 발음을 더 잘 한다. 쓴 대로 발음하게 놔두면 한국말 공부의 수고를 많이 덜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발음해도 말하는 이와 듣는 이 사이에 뜻 얽힘이 있을 리 없다. 

③ 외래어를 국어로 삼는 일을 두려워하지 말자 : 우리말 가운데는 외래어나 외국에 뿌리 두고 있는 말이 많다. 문화가 밀려들어오면서 말도 밀려들어 온 것이다. 그런 외래어 밀물을 우리들은 두려워하고 있다. 우리말의 순수성과 독특성을 잃고 말 것이란 기우에서 이다. 그러나 이런 단어들을 받아들여 심오 학습, 자기 학습이 가능해 지도록 해야 인지를 넓힐 수 있고 미래 인재 양육도 가능한 길이기 때문이다. 언어들의 혼합, 교합은 지구적 추세이다. 
“아이돌들이 히팝를 부르는데, 보칼리스트는 발라드를 부르니 팬들은 차라리 랩을 하라고 샤우팅하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우리말은 연결 언어에 지나지 않는다. 여기 나타난 명사를 우리말로 바꾸면 말의 맛이 달라진다. 그러나 우리말의 오염을 두려워 한 나머지 외래어를 수용하지 못하는 것도 또한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19세기 세계는 6,900종의 언어시대

19세기 세계에는 약 6,900여종의 언어가 존재했었단다. 현대에 들어 세계화의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이미 4천 언어 정도가 소멸되었단다. 세계 인구의 96%가 240종 언어로 소통하고 있단다. 한글학자들이 두려워하는 점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말과 함께 우리글을 가진 나라다. 한국어는 남·북한과 해외동포 등 8천만명이 사용하고 있어 프랑스어보다 사용 인구가 많다. 세계 13위다. 한국어는 이미 세계 속의 주류 언어라고 할 만하다. 그러니 외래어의 밀물을 겁먹고만 있을 일이 아니라 그 밀려드는 말들을 우리말로 안내하고 동화시켜 내야 할 일이다.

④ 섬김 말을 좀 더 개발하자 : 우리는 대부분 기능 언어로 소통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말에는 영어의 “please”나 일본어 “도모” “도소” 같은 권유나 섬김을 나타내는 표현들이 부족하다. “Is that so?”나 “Really?” 같은 맞장구치는 말이나 수긍 동의를 나타내는 말도 흔히 쓰질 않는다. 의향을 묻는 “Will you?” “May I?”같은 상대방 존중 표현도 좀 개발하고 다듬을 필요가 있다. 기능 언어로만 소통을 하다 보니 지시조나 명령조로 들리기 쉽다. 우리말이 딱딱하고 불친절하다는 감을 서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우리말 우리글의 세계화
▲ 전성자 한국소비자교육원장

세종대왕은 우리에게 너무나 값진 자산을 주셨다. 그 후 6세기를 지나는 동안 우리를 세계 속의 문화 민족으로 세워 주셨다. 이젠 그 바탕위에 온 인류의 값지고 찬란한 문화 자산을 세우는 일이 우리 몫으로 등장했다.
할 일은 세계를 향해 여기에 이렇게 좋은 자산이 있으니 배워 가서 쓰라고 안내해 주는 소극적 역할이 아니라 세계인들이 “쉽게 여겨 씀에 편안케” 되도록 쓰임새를 높이는 일이 우리가 할 일이다. 세계인이 좋아하도록 개선해 나가는 일이 우리글 우리 문화의 세계화의 첫걸음일 것이다.

한글의 세계화를 말한다. 그 말을 우리말의 세계화로 동일시 할 필요는 없다. 한글은 한글대로 우리말은 우리말대로 글과 말을 나누어 보급하는 것도 어떨까 생각해 본다. 다른 나라 말을 우리글로 적도록 해 줘도 좋지 않을까? 문자 없어 표기하지 못하는 나라가 문자 한글을 사용하여 문자생활을 하도록 도와주는 게 세종대왕의 후세들이 해야 할 선한 사업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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