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스스로 경험한 인간과 사회의 시선을 그들만의 언어로 재해석해 표현하는 작가들의 작업이 한 자리에 모인다.

▲ 'Stranger Comes to Town' 전 참여 작가들.

그것도 2016년과 2017년, 미국 뉴욕의 ‘나스 파운데이션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NARS(New York Art Residency and studio)’을 통해 인연을 맺은 6개국 작가들이 이후 소셜미디어 속에서 지속적인 교류를 바탕으로 새로운 한국 작가들과 그들만의 '재능'을 한국에서 표현하는 시간이다.

11월 23일부터 30일까지 서울 평창동 갤러리 세줄에서 열리는 'A Stranger Comes to Town' 전에는 숀 캠벨(Sean Campbell), 한혜원, 알렉산더 해밀턴(Alexander Hamilton), 알마 이차키(Alma Itzhaky), 밍져 쿼(Ming-Jer Kuo), 제니퍼 앤 노만(Jennifer Anne Norman), 박용식, 케이트 파워(Kate Power), 서자현, 윤두진의 회화, 조각, 영상, 설치 등의 작품이 펼쳐진다.

전시 타이틀인 'A Stranger Comes to Town'은 영국의 팝 가수 스티브 할리의 5집 앨범 제목으로 이번 전시의 지향점과 목적과 부합되어 등장했다.

여러 곳을 레지던시 작가로 생활하며 유목민적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작가들이 마치 이방인으로 불릴 수 있다는 사회에서 어디로도 이동이 가능한 곳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과 동일한 의미로 규정지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숀 캠벨, 'L모양 Ⅳ'. 30×30× 1cm, Kiln Formed galss, 2011.

또한 전시를 통해 예술가 개인으로서 현실을 인식하고 각자의 고유한 방식으로 사회 속에서 겪는 내면의 모험 과정과 완성된 작품이 어떻게 사회 속 이방인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지 보여준다.

숀 캠벨(Sean Campbell)은 우리의 삶과 이 세상의 현상학적 그리고 정신적 발전에 대해 고찰한다. 작품에는 기술의 발전과 그것이 인간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한다.

▲ 한혜원, '#3 Free Fall #3'. 130×162cm, Acrylic on panel, 2016.

인류학적 모습이 짙은 그의 작품은 작가의 개인적 여정과 더 나아가 인류의 역사를 기록하는 형태를 띠고 있는데, 역사학처럼 미래를 맥락화하는 효과를 보인다.

한혜원은 끊임없는 움직임의 모습을 나타낸다. 제스처를 사용해 만들어진 선들은 생명의 표시인 끊임없는 움직임에 대한 갈망을 표현하며, 보이지 않는 생명이 존재하는 그 이상의 세계와 에너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 알렉산더 해밀턴, '교차로가 있는 사무실 블럭2'.2007.

알렉산더 해밀턴(Alexander Hamilton)은 무(無)와 본질의 부재에 관한 주제로 드로잉과 회화를 만들어낸다. 복사된 사진위에 그려진 그의 창백한 드로잉은 우리 주변의 익숙한 풍경과 일시적인 순간들을 묘사한다.

알마 이차키(Alma Itzhaky)는 그가 거주하는 이스라엘의 지역을 배경으로 평범한 일상의 풍경을 담아낸다. 작품 안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그 순간 완전히 동화됐으며, 그 상황이나 배경에 대한 정보를 일절 유출하지 않는다. 잃어가는 정체성, 존재의 덧없음, 그리고 인간의 결핍에 대해 이야기한다.

▲ 알마 이차키, '미국'. 34.6×27.9cm, Prophecy_gouach on paper, 2016.

밍져 쿼(Ming-Jer Kuo)는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의 복잡한 도시 체계와 그것에서 파생하는 주거공간의 수직화를 탐구한다.

그는 특정 도시의 풍경을 위성이 촬영한 조감도에서 주거 인물의 패턴을 오려내고 그것을 인쇄하거나 조형작품으로 만들어 낸다.

▲ 밍져 쿼, '서울 생활에 대량 생산'. 혼합재료, 2017.

캐나다 출신의 제니퍼 앤 노만(Jennifer Anne Norman)은 발견된 물건과 잔해를 재료로 작품을 제작하며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의 관계와 시너지 효과를 탐구한다.

조각, 흑연 드로잉, 설치 작품 등 여러 매체로 실현되는 노먼의 작업은 각 재료의 결과물이 대표하는 자연적 혹은 인공적 물질의 허무에 대해 이야기한다.

▲ 제니퍼 노만, '테이프 & 스테이플''. Graphite on paper, 48.3×60.9cm, 2016.

2008년부터 폭력의 개념에 대해 탐구하고 있는 박용식은 의도된 폭력, 돌발적 폭력, 물리적 폭력, 정신적 폭력 등 여러 갈래가 있고 우리는 가끔 그 것의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조각 작품은 얼핏 밝고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죽음, 달성할 수 없는 목표, 무력함 등의 무거운 주제를 버무려 왜곡된 소통과 개인에게 가할 수 있는 폭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 박용식, '누가 날 귀찮게 하는가 ㅠ'. 2016.

케이트 파워(Kate Power)는 인간의 공존, 그리고 강제적 사회구조가 그 구성원 사이사이의 관계를 복잡하게 만드는 현상을 탐구한다.

그는 대규모 공간 설치 작품을 통해 사람들 사이의 닮은 점과 차이점들이 상호 작용에 미치는 영향을 표현해 인간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 케이트 파워, '발견된 것'. 2채널 비디오, 2016.

서자현의 작품은 현대 사회의 미디어 소비 패턴 안에서 '보는 것과 보이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의 작품은 전통 회화와 디지털 매체의 사이를 넘나들며, 미디어를 통해 진실이 변형되고 왜곡되는 현상에 주목한다.

작가는 인간의 미디어에 대한 무방비적 자세로 재료 삼아 '거짓'과 '진실'의 의미와 그 분별 과정에 의문을 제기한다.

▲ 서자현, '보는 것과 보여지는 것'. 디지털 C프린트, 2017.

윤두진의 조형 작품은 단순히 모사적인 것이 아니라 관조적이며 반작용적이다. 그의 작품들은 르네상스 인물화의 전통적 묘사와는 거리가 멀지만, 로봇처럼 견고하고 확고한 모습을 보여준다.

▲ 윤두진, '껍질의 유혹'. 2014.

인조적인 인물의 표현은 인간의 속내, 불안, 두려움을 감추는 일종의 체계적인 방어 기제를 나타낸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동시대적 상황과 정치 사회적 이슈, 시대문화의 여러 흐름 속에서 포착되는 발상과 영감들을 각자의 독창적인 형식과 매체로 표현한 작품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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