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언회 기획, 노후 우울증·치매예방 좋아
가는 곳마다 진미·진경 좋아진 세월

횡성 한우, 제천 청풍명월
5670 합승 문화관광
고언회 기획, 노후 우울증·치매예방 좋아
가는 곳마다 진미·진경 좋아진 세월

후생활이 무소속으로 혼밥, 혼술의 외톨이 방식이면 우울증이나 치매에 걸리기 쉬우니 여러 사람들 만나고 소통하라는 권고를 받는다. 때마침 은퇴 언론인 모임인 고언회(회장 김민배)가 기획한 내륙문화관광이 있다기에 제일먼저 신청했다. 지난 11월 11일과 12일, 강원도 횡성 및 충북 제천관광 여행이었다.

치매, 우울증 예방 문화관광 기행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이톡뉴스)] 모처럼 관광버스에 5670 세대가 합승하여 문화관광길에 나서니 70대 노인네 기분이 절로 젊어진다. 모두가 현역시절엔 정치, 경제, 사회 기사로 필명을 날리던 얼굴들이지만 일부 50대를 제외하면 팍삭 늙은 노인네들이다.
강원도 횡성으로 가는 고속도로 길은 너무나 편안하다. 옛 군 복무시절 전방으로 가던 강원도 길은 모두 자갈길 먼짓길이었다. 그러나 지금 고속도로가 지나는 곳곳마다 그림 같은 도농복합형 마을이 연속이니 실로 눈으로 관광하는 금수강산 길이다.
정치는 늘 변덕이고 싸움판이지만 경제가 발전하니 강원도 길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교통망이 얼마나 좋아졌는가 우리네 눈으로는 감격할 노릇이다.

▲ 횡성한우축제가 성활링 개최되었다. <사진@문체부>

필자는 벌써 출향(出鄕) 50년이 훨씬 넘은 내 고향 산촌길도 변했을까 궁금하다. 초가지붕, 흙담 골목에 꼬부랑꼬부랑 마을길이었다. 이웃마을이나 장터를 찾아가자면 숨을 헐떡이며 넘나들었던 성황당 고갯길을 넘어야만 했다.
고향 버리고 떠나온 후 젊은 시절엔 경제기자 하느라고 바쁘다는 핑계로 못 찾았다. 그러나 지금이야 한가한 노후인데도 좀처럼 고향 찾기가 쉽지 않다. 누가 지탄해도 항변할 말이 없다. 그러면서도 후대들에게 나라의 경제가 발전한 것은 선대가 ‘무한 중노동’으로 땀을 흘렸기 때문이라고 전해주고 싶은 심정이다. 내 고향이나 우리 강산 모두가 훌륭하게 단장된 사실에 감격하기 때문이다.

개성 송상 유사 횡성상인 정신

강원도 횡성 땅이야 험악한 산촌으로 상상되니 물산도 풍성하지 못한 고장일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지리적으로 서울과 강릉지방 중간쯤이라고 하니 옛 강원 선비들의 한양 과것길에 하룻밤 묵고 가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이곳에 은퇴 언론인 한 분이 횡성문화재단 이사장(허남진)을 맡아 명품 한우를 소개하기에 내륙문화관광 첫날에 찾아간 것이다. 때마침 제13회 ‘횡성한우축제’(10.19~11.23) 기간이라 각지에서 찾아온 관광객으로 붐볐다.
허남진 이사장이 황성군청 문화계와 함께 횡성 5일장 투어부터 안내한다. 이곳 재래장터에 꼭 볼만한 것이 뭣일까. 듣고 보니 예부터 내려온 횡성상인 정신이 개성상인의 송상(松商)정신과 유사하다고 설명되니 실로 뜻밖이다.

1919년 3월 1일 독립만세 운동이 벌어진 후 한 달 만인 4월 1일에는 횡성 장터에서 만세운동 사건이 일어났다. 바로 이곳 횡성상인들이 주도했다는 기록이다. 또 1924년 동아일보 기사에 따르면 횡성상인 정신의 독창성, 독립성 때문에 청국 상인, 일본 상인들이 이곳에 한발도 들여놓지 못했다고 한다. 이 역시 개성상인들의 단합력에 밀려 개성상권에 일본 상인들이 한 발도 닿지 못한 사례와 유사하지 않느냐는 말이다. 

횡성 5일장을 두루 살펴본 후 명품 한우를 찾아가니 실제로 전국에서 명성을 듣고 찾아온 관광객들로 만원이었다. 횡성 안내도를 펴놓고 주위를 살펴보니 인근에 한국골프대학, 농공단지, 미술관과 자작나무 숲, 문예박물관, 한옥마을 등이 고루 조성되어 있다.
언제 산촌 도시에 이처럼 문화자산을 축적할 수 있었는지 궁금할 지경이다.
또 횡성참전기념 공원 안내가 눈에 띈다. 6.25 참전용사, 베트남전 참전 전우들의 전공을 추모하는 기념비가 있다. 6.25 참전 네덜란드군 기념비도 세워져 있다고 안내한다. 그렇지만 관광 일정이 빡빡하니 안내책자로만 관광을 끝낼 수밖에 없었다.

‘청태산 숲체원’ 소문대로 감명

오찬 후 서둘러 청태산 숲 체원을 찾아가니 첫눈에 소문대로 천연숲 생태가 너무 위대하다는 느낌이다. 늦가을 초겨울 바람이 매서운데도 외래 관광객 버스와 승용차들도 붐빈다.
‘국가 제1호 산림교육센터’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안내 책자를 통해 ‘늘솔길’, ‘힐링숲길’, ‘도토리길’, ‘참길’, ‘새소리길’ 등을 보니 고를 필요가 없는 모두 보물찾기 길로 여겨진다. 안내자 따라 뛰다시피 1시간 남짓 체험하며 정신없이 숨을 허덕였다. 그러나 요즘보다 뜨거운 여름철이나 수확이 한창인 가을이라면 계곡물 소리에 온갖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 다 듣고 소나무 산소로 호흡하지 않았겠느냐고 생각해 봤다.

안내서를 읽으니 각종 산림체험교육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인기다. 청소년, 학교단체 각종 산림체험 교육 프로그램에 청소년, 학교단체 체험교육 프로그램이 있고 장애인, 어르신, 저소득가정 프로그램, 정신건강 심리복구, 청소년 자존심 회복 프로그램도 있다. 또 산림치유 분야에서는 임신부부 숲 태교여행, 환경부 인증 가족캠프 프로그램 등도 운영되고 있다. 
숙박시설, 편의시설도 거의 준비되어 있고 교통편도 다양하니 아무런 부족감이 없다. 다만 계절이 지금보다 여름 숲체험, 가을 수확기 등이면 더욱 좋지 않겠느냐고 생각된다. 또한 눈이 펑펑 쏟아지는 겨울 체험은 어떨까도 생각해 본다.
그렇지만 안내자가 요즘 비수기라 한가롭게 체험코스를 다 밟을 수 있었지만 성수기에는 예약도 바늘구멍이라고 일러준다. 은퇴 언론인 모임이 이 같은 전후좌우를 다 살펴보고 이날 나들이를 기획한 모양이다.

석양에 청풍명월 유람관광
▲ 허남진 횡성문화재단 이사장

청태산 숲체험 코스를 정신없이 끝마치고 해 지기 전에 청풍명월 청풍호 유람선 선착장에 도착하니 거의 석양이다. 유람선 선장이 1시간 30분짜리 유람코스를 절반가량 줄여 안내하겠다면서 서둘러 배를 몬다.
세찬 바람결이 너무 추워 모두가 선내에 갇혀 유람했다. 제철이 지났는데도 왕복 뱃길이 붐빈다. 제철에는 청풍랜드 번지 점프 62m, 인공 암벽장, 수상레포츠 등으로 일대가 만원이지만 오늘만은 적당히 한가롭다고 일러준다.
청풍명월 분위기에 취해 이곳 특산주 맛보고 하룻밤을 보낸 후 이튿날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를 거쳐 금수산 절벽 정상에 위치한 정방사를 찾았다. 하늘 끝을 향한 가파른 꼬불꼬불 길을 돌고 돌아 정방사에 다달으니 실로 조물주의 위험한 조각물 아래 무언의 도장이 열려있으니 놀랍다.

바위 절벽 정상 틈바구니에는 요상한 형상의 소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암자 뒷켠엔 암반수가 흘러 한 모금 마시니 속이 확 트이는 기분이다. 땀을 씻고 위를 쳐다보니 금방 바위가 떨어져 추락할 형상이다. 깜짝 놀라 뒷걸음치니 ‘절벽 암반 붕괴방지 공사’ 철주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제천시청이 발주한 문화재 보호 공사이나 공사 인부들마저 절벽 붕괴위험에 기절해 하루 일하면 다음날 출근하지 않는다고 한다. 정방사 관람을 마치고 나와서야 신라시대 아무개 스님이 손을 보고 역대 고대 정권 하에서 보수, 중수됐다는 명산 고찰로 이름이 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다소나마 깨달았다.

휴일 휴무에도 제천시장이 극성안내
▲ 이근규 제천시장.

제천문화관광 코스에는 마당발로 소문 난 이근규 시장이 주말, 휴일 겹쳐 있는 행사를 제쳐놓고 안내, 환대하니 너무 고맙다. 평소 여러 가지 행사소식으로 그의 명성은 듣고 있었다.
이 시장을 처음 만나 악수하며 “이곳 관찰사께서 휴일에 나오셨소”라고 인사하자 “서울서 오신 어르신들이 내 고장을 찾으셨네요”라고 몇 갑절이나 크게 환영한다.
이 시장의 제천사랑, 제천 10경(景) 선전은 끝이 없다. 각종 문화체험행사 소개 실무자들을 제쳐두고 자신이 직접 하는 지극정성이자 열성이 몸에 배어 있다.

저 멀리 삼한시대에 축조했다는 의림지(義林池) 안내는 문화해설사가 청산유수처럼 설명하는데도 중간 중간에 이 시장이 끼어들어 역사의 배경 등을 추가한다. 실로 의림지의 아름드리 노송 숲은 진귀한 역사문화 자산으로 느껴진다.
이어 ‘울고 넘는 박달재’의 드라이브 코스에서부터 국제한방바이오산업 엑스포(9.22~10.16) 관련 한방산업, 산약초마을, 한방명의촌 이야기 등이 수두룩하지만 5670 세대의 귀가길이 바쁘니 방문할 재간이 없다. 너무 아쉬워 그냥 “내년에는… 다시 한 번”이라며 지키기 어려운 약속을 남겼을 뿐이다.

▲ 청풍문화재단지. <사진@제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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