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창씨 대한언론 11월호에 기고
jtbc서 입수까지 이동경로 드러나

태블릿PC 실사용자 등장
이제 조작의혹 경위 밝혀야
우종창씨 대한언론 11월호에 기고
jtbc서 입수까지 이동경로 드러나
▲ 변희재 미디어워치 전 대표가 "손석희 사장의 JTBC는 태블릿PC를 조작해서 보도했다. 이건 의혹이 아니라 이미 사실로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JTBC의 2017년 1월 11일 2차 해명방송화면.

종창 전 월간조선 편집위원이 대한언론인회 회보 ‘대한언론’ 11월호에 ‘이제 태블릿 PC 조작 경위를 밝힐 차례’라고 기고했다. 우씨는 태블릿 PC에 대해 “내가 쓰던 것”이라고 주장한 실사용자가 등장함으로써 jtbc 입수까지 이동경로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Tablet PC real users have emerged. Therefore, it is now necessary to disclose the suspicion of tampering with the contents of the Tablet PC.
jtbc, 박 대통령 탄핵 도화선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이톡뉴스)] 중앙일보의 종편TV방송 jtbc(television network JTBC in Korea)는 작년 10월 24일 저녁 8시 ‘뉴스 룸’에서 최순실(최서원)씨가 대통령 연설문과 국무회의 자료 등 200여 건의 국가기밀 문서들을 사전에 받아보고 수정했다는 내용을 ‘특종기사’라며 보도했다. 이 방송은 손석희 앵커의 멘트를 통해 “최순실씨 것으로 확실시되는 개인 컴퓨터에서 확인했다”고 밝히고, 이어지는 김필준 기자의 보도에서 “최순실씨 사무실에 있던 PC에 저장된 파일들”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날 연합뉴스는 “검찰이 어제 저녁 jtbc로부터 삼성 태블릿 PC 1대를 건네받아 분석중이라고 밝혔다”고 익명의 검찰관계자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보도를 계기로 문제의 컴퓨터는 ‘태블릿 PC’로 둔갑했고, jtbc 역시 10월 25일 보도부터 태블릿 PC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jtbc 보도에서 시청자들이 가장 경악한 것은 ‘드레스덴 연설문’이 사전 유출됐다는 대목이다.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이라는 제목의 드레스덴 연설은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3월 28일 독일 드레스덴 공대에서 발표한 대북(對北)관계 청사진이다. 이 연설문을 최씨가 대통령 연설 하루 전에 받아보고 30여 군데나 빨간 글씨로 수정했다는 jtbc보도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층까지 등을 돌리게 만들었고, 나아가 탄핵의 도화선이 되었다.

jtbc는 첫 보도에서 태블릿 PC가 최씨의 것이라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청와대 부속실 비서관 정호성씨가 대통령 연설문과 말씀자료 일부를 최씨에게 이메일로 보낸 것은 사실이다. 검찰은 최씨의 거주지인 미승빌딩에서
그가 사용한 데스크탑 컴퓨터를 압수하고, 이 컴퓨터에 저장돼 있는 138건의 문서파일을 찾아냈다. 이 문서들은 정호성 비서관이 2013년 2월 25일, 즉 박근혜 정부 출범일부터 2014년 5월 2일, 즉 드레스덴 연설 이후까지 최씨에게 보낸 것이다. 

▲ 12월 31일 서울시청 앞 덕수궁 대한문 등 일대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촛불집회에 반대하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단체들의 2016년 마지막 맞불집회가 열렸다.
무슨 근거로 드레스덴 연설문 단정했나
(Park's Dresden Speech)

검찰 조서에는 138건의 문서들이 제목과 함께 날짜별로 정리돼 있다.
하지만 드레스덴 연설문은 정리된 리스트에 포함돼 있지 않다. 최씨가 사용한 데스크탑 컴퓨터 속의 문서들을 jtbc가 입수했다는 최씨 태블릿 PC에 저장된 272건의 문서파일과 비교하면, 내용이 같은 것은 국무회의 자료 두 개뿐이다. 정호성 비서관은 최씨에게 보낸 138건의 문서 가운데 47건이 공무상비밀누설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속 기소됐다.
그런데 검찰이 지난 9월 12일 대통령 변호인단에게 건네준 ‘태블릿 PC 검증·감정 신청의 부당성’이라는 의견서에 첨부한 포렌식 분석보고서에는 드레스덴 연설문으로 추정되는 문서파일이 7개나 있는 것으로 표시돼 있다. 드레스덴 연설이 있기 하루 전인 2014년 3월 27일 오후 7시 20분에서 7시 27분 사이에 생성된 7건의 문서파일이 태블릿 PC 속에 들어 있다는 것이다.

묘한 것은 태블릿 PC에 들어 있는 다른 문서파일은, 예컨대 ‘1일차 대전역 유세’라는 식의 제목이 표시돼 있으나, 7건의 문서파일은 모두 제목이 없다. 다만 생성 날짜가 드레스덴 연설 시기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드레스덴 연설문으로 인식되고 있을 뿐이다. 이 문서파일들이 어떻게 태블릿 PC에 들어가게 되었는지, 그리고 jtbc가 무슨 근거로 이것들을 드레스덴 연설문이라고 단정 지었는지는 앞으로 규명돼야 할 대목이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검찰이 대통령 변호인단에게 제공한 포렌식 보고서의 일련번호가 검찰이 법원에 제출하는 증거기록 표기 방식과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증거기록은 위·변조를 방지하기 위해 일련의 아라비아 숫자를, 예컨대 2025, 2026식으로 짙게 표시한다. 그러나 포렌식 분석보고서에는 1/689, 2 /689식으로 번호가 매겨져 있다.
검찰은 이 포렌식 보고서가 정호성 피고인의 증거기록 번호(증 제OOOO호)에 해당하는지를 밝히지 않았다. 검찰 스스로 이 보고서가 참고자료에 불과하지, 증거기록이 아님을 실토한 셈이다.

정호성, PC속의 문서 감정 요구하지 않아

태블릿 PC 파문이 시작되었을 때 기자들이 가장 궁금해 한 것은 태블릿 PC 개통 날짜와 개통자, 사용자와 요금 납부자가 누구냐는 점이었다. 그 증거로 나온 것이 청와대 홍보수석실 산하 뉴미디어정책비서관실 선임 행정관 김한수씨에 대한 검찰의 참고인 진술조서(2016년 10월 29일 작성)이다.

진술조서에 의하면 태블릿 PC는 201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후보의 보좌관 이춘상씨 요청에 따라 아동용 문구류 제조업체인 마레이컴퍼니(주) 대표 김한수씨가 개통했다는 것이다. 진술조서에는 태블릿 PC 개통 날짜와 이춘상 보좌관에게 전달한 시기가 나오지 않는다. 최순실씨가 태블릿PC를 사용했다는 기록도 없다.
김한수 씨는 검 찰 의 2 차 조사(2017년 1월 4일)에서 “2012년 가을경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중식당에서 이춘상 보좌관과 최순실씨가 만난 적이 있는데, 그때 이춘상 보좌관이 제가 개통해 준 흰색 태블릿 PC를 최순실 가방에 넣는 것을 보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왜 진술을 번복했는지의 이유는 조서에 기록돼 있지 않다.
대통령 탄핵의 도화선으로 작용한 태블릿 PC에 대해 그동안 감정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은 당사자인 정호성 피고인이 공판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태블릿 PC 입수과정의 위법성과 태블릿 PC 속에 들어 있는 각종 문건들의 진위 여부에 대해 감정을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다. 정호성 피고인은 2016년 11월 3일 구속돼 11월 20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되었다. 그의 혐의는 이것 하나이다. 그러나 그는 재판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1월 10일, 태블릿 PC와 관련해 검찰에 소환돼 재차 조사를 받았다. 이 조사에서 검찰은 정호성 피고인에게서 “태블릿PC 감정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불법적인 강제수사를 통해 받은 진술로 추정된다.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명문화해놓은 헌법 제12조 7항에도 ‘피고인의 자백이 고문·폭행·구속의 부당한 장기화 또는 기망 기타의 방법에 의하여 자의로 진술된 것이 아니라고 인정될 때 또는 정식재판에 있어서 피고인의 자백이 그에게 불리한 유일한 증거일 때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거나 이를 이유로 처벌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SNS팀원 신혜원씨, 내가 사용했던 PC

태블릿 PC가 새롭게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10월 8일 국회에서 신혜원씨가 기자회견을 가지면서이다. 신혜원씨는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후보 캠프에서 SNS(소셜미디어) 팀원으로 일했다. 신씨는 기자회견을 하게 된 동기에 대해 “최근 검찰의 포렌식 보고서에 대한 기사를 보고 문제의 태블릿 PC는 대선 캠프에서 내가 사용했던 태블릿 PC가 맞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2012년 10월 대선 캠프에 합류한 뒤 김철균 SNS 본부장의 지시에 따라 조진욱씨로부터 흰색태블릿 PC 1대를 건네받았다. 그 후 이 태블릿 PC로 박근혜 후보의 카카오톡 계정관리를 했다”면서 “조진욱씨는 이 태블릿 PC를 2012년 7월경 김한수 행정관에게서 받았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신씨는 “대선이 끝난 2012년 12월 말경 이 태블릿PC를 김휘종씨에게 반납했다”고 밝혔다.
신혜원씨의 기자회견을 통해 태블릿 PC는 김한수 → 조진욱 → 김휘종씨에게 차례로 전달되었다는 이동경로가 처음 밝혀졌다. 이렇게 되자, 김휘종씨(박근혜 정부의 국정홍보비서관실 선임 행정관)는 신혜원씨에게 기자회견 내용을 취소하라고 회유하다가 이 사실이 노출되자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문제의 태블릿 PC 요금 납부에 대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한수씨는 “지금도 내가 내고 있다”고 진술했다. 김한수씨와 김휘종씨는 2013년 2월 25일부터 청와대 홍보수석실에서 근무한 가까운 사이이다. 그런데 이 태블릿 PC가 3년 후인 2016년 8월초 고영태씨 손에 들어갔고, 두 달 후엔 jtbc 김필준 기자에게 넘어갔다.
이제 jtbc는 태블릿 PC를 입수한 과정과 태블릿PC 속의 내용을 조작한 경위를 밝힐 차례이다. 그것이 언론의 책임이자 언론인의 윤리의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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