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노총 청와대 초청, 노사정 대화 설득
최저임금 불신현장엔 홍보․소통 파견

정권창출 촛불 ‘보은’인가
민노총 배려 지극정성
양노총 청와대 초청, 노사정 대화 설득
최저임금 불신현장엔 홍보․소통 파견

‘노동존중사회’ 건설을 약속한 ‘친노동’ 정부가 노사정 대화 복원을 위해 한국노총과 민노총 등 양대 노총 가운데 보다 투쟁적인 민노총을 배려하는 정성이 지극하다. 민노총 한상균 전 위원장은 2015년 도심 폭력시위 주도로 3년형을 복역 중에 있고 2013년 철도파업을 주도한 김명환 새 위원장이 지난 연말 경선을 통해 취임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양대 노총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했다. 민노총 지도부는 하오 3시 간담회로 대화했다. <사진@청와대>
양대 노총 청와대 초청 협조당부

[배병휴 회장 @이코노미톡뉴스(EconomyTalk News,e톡뉴스)] 민노총 새 지도부가 구성된 후 지난 16일 청와대 반장식 일자리수석이 중구 정동 경향신문 14층으로 김명환 위원장 등을 방문 면담했다. 그 뒤 18일에는 우원식 더민주 원내대표단이 민노총을 방문, 김 위원장과 국회관련 간담회를 가졌다.

곧이어 문 대통령은 19일 양대 노총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해 노사정 대화 복원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당부함으로써 동의를 받아냈다. 문 대통령이 양대 노총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정권창출 유공 촛불세력에 대한 보은(報恩) 차원이자 양대 노총에 대한 각별한 신뢰와 친밀감의 표시로도 해석된다.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 일행은 12시, 문 대통령과 오찬 대화했고 민노총 지도부는 하오 3시 간담회로 대화했다. 현안이 되고 있는 노사정 대화 복원 문제는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이 ‘6자 대표자 회의’를 제안한 후 한국노총 동의, 민노총 부동의로 갈라져 성취되지 못했다. 민노총은 6자 대표자 회의 대신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8자 대표자 회의’를 제안했었다.

그러다가 이날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이 “내부적 절차가 필요한 사안이지만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로써 민노총은 지난 99년 노사정기구에서 탈퇴한 후 20년 만에 복귀하게 됐다는 전망이다.

일자리수석, 집권당대표단 등 민노총 방문면담

문 정권은 ‘일자리 정부’임을 자임하여 노사정 대화 복원을 위해 각별한 정성을 쏟는 모습이지만 실상 상대가 있는 노사정책에 관해 지나친 ‘친노동’ 편중으로 기울고 있는 형상으로 지적된다. ‘일자리 5년 로드맵’ 발표 이후 비정규직 제로화, 최저임금 1만원 정책, 근로시간 단축 등 각종 친노동 정책을 쏟아내어 시장 곳곳에서 못 견디겠다는 아우성이 속출하지만 결코 들어주지 않는다.

청와대는 영세기업이나 자영업 등의 우는 소리보다 강력한 투쟁력을 과시해온 민노총의 협조가 더욱 절실하다는 자세다.

청와대 반장식 일자리수석이 황덕순 고용노동비서관과 함께 지난 16일 민노총 김명환 위원장을 방문, 노동존중사회 건설을 위해 노사정 대화기구에 민노총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노동적폐’를 완전 청산하고 새로운 ‘노동 대개혁’을 위해 대화와 투쟁을 병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반 수석은 민노총 산하인 연세대 청소․경비직 노조가 “정년퇴직으로 결원된 인력을 대학당국이 보충하지 않고 파트타임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호소하자 연대 총장을 만나 “인력감축을 하지 말라”는 일자리정부의 입장을 제시했다. 반 수석이 다녀간 후 청소․경비직 노조는 연대 본관을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고 보도됐다. 또한 고려대에도 유사한 사태가 벌어져 장하성 정책실장이 달려가 취약계층 인력을 감축 마시라고 촉구했었다.

반 수석의 민노총 방문면담에 이어 문 대통령이 양대 노총을 청와대로 초청하기 하루 전날인 지난 18일에는 우원식 더민주 원내대표단 일행이 민노총을 방문, 간담회를 가졌다. 이때 김명환 위원장은 “노정 간 신뢰회복을 위해 한상균 전 위원장의 석방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는 민노총의 입장을 밝혔다. 이어 민노총이 제시하는 노동시간 단축 입법, 최저임금 1만원 정책, ILO 핵심협약 비준, 비정규직 제로화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발표했다.

3년형 복역중인 한상균 조기석방 추진

민노총 김 위원장은 취임 직후 화성교도소로 한상균 전 위원장을 방문, 1시간가량 대화하면서 대화와 투쟁방침을 밝혔다. 이때 한상균씨는 “민노총이 촛불항쟁과 새 정부 출범이라는 열린 공간에서 주도적인 대화와 토론을 이끌어가라”고 주문하고 “고용노동부가 불법파견으로 판정한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직접고용 문제가 합자회사식 간접고용 꼼수로 처리됐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한 전 위원장의 조기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새 지도부의 입장을 밝혔다. 또 지난 2년간 도피생활 끝에 지난 12월 18일, 더민주 당사를 점거 농성하다가 10일 만에 체포․구속된 이영주 전 사무총장의 석방도 동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민노총의 한상균 전 위원장 조기석방 요청은 문 대통령에게도 전달되어 이번 청와대 간담회를 통해 민노총이 노사정 대화에 참여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저임금정책’ 확신․과신․맹신 우려

한편 문 정부의 친노동 대표적 사안인 ‘최저임금 1만원 고수’를 위한 긴급처방의 하나로 청와대와 내각의 실세들을 현장으로 출동시킨 최저임금 홍보․소통작전이 한창이다. 문 대통령은 올해 최저임금 시급(時給) 7,530원, 인상률 16.4%에 대한 영세기업․자영업 등에서 ‘분노의 반기’로 아우성치자 현장 홍보와 소통을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영세기업 등을 지원하는 일자리안정기금 3조원과 사회보험 경감대책 1조원을 제대로 홍보하면 현장 불만을 해소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그러나 현장출동 홍보․소통성과 보다 ‘입씨름’과 ‘핀잔’만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장하성 정책실장이 18일 관악구로 출동, 어느 분식점을 찾아 최저임금 정책을 홍보했지만 “장사가 안 돼 짜증난다”거나 “장사가 잘 돼야 마음 편히 월급 받을 거 아닙니까”라는 핀잔 섞인 대꾸만 받았다는 소식이다. 또 19일에는 김영록 농수산 장관,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이 신당동 설렁탕집으로 출동하여 “장관님들 잘 모르는 것 같다”는 핀잔을 받았다고 한다.

설렁탕집 사람이 “최저임금 인상이 현실과 동 떨어진다”고 말하고 “경기가 안 좋아 외식업소가 너무 어렵다”고 지적했으니 민망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이에 “일자리안정기금을 신청하면 종업원 1인당 13만원 지원 받을 수 있다”고 홍보했지만 “직원들이 4대 보험 가입 부담 때문에 지원신청을 거부한다”는 말만 들었다는 이야기다.

친노동 정부가 촛불세력에 대한 보은 차원으로 각종 지극정성을 쏟는 것은 나무랄 수 없지만 노사문제는 상대방 입장이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친노동’ 일방으로 질주하면서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유지될 수가 있겠는가. 친노동 관련 정부의 확신․과신을 넘어 맹신(盲信)현상으로 가지 않을는지 불안한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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