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호]

[2,000만 명의 감탄코스]

세계 최대, 일류의 현장

ROTC 중앙회, 현대중공업 산업시찰

정주영 기념관은 살아있는 산업보국

대한민국에 충성하고 사회에 봉사하겠다는 뚜렷한 애국 정신 집단으로 자부하는 대한민국 ROTC 중앙회 산업시찰 단 400여 명이 6월 19일, 울산 현대중공업의 세계 일류 상품 건조 현장을 둘러봤다. 현대중공업 최고 CEO 민계식(閔季植) 회장이 ROTC 3기생 출신, 강창준(姜昌浚) 해양 사업 본부장 등 임원급 300여 명이 ROTC 출신이라는 인연으로 각별한 환대를 받은 산업 시찰이었다.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鄭夢準) 의원도 ROTC 13기생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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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ROTC 중앙회 산업시찰단 400여 명이 6월 19일, 울산 현대중공업 현장을 둘러봤다. 사진은 현대중공업의
AKPO FPSO(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설비)>

누적 2,000만 명이 다녀간 시찰코스

현대중공업 산업시찰은 산업보국의 현장을 확인하는 전국 ROTCian들의 희망시찰이었다. ROTC 8기생인 이동형 중앙회장이 전국의 각계에서 활약했던 선배기수들과 함께 선후배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전통으로 시작한 행사였다.

대체로 현대중공업이 한국 제1을 넘어 세계 최고 최대의 조선소임을 알고 있으면서 시찰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지금도 나날이 변화하고 혁신하는 세계 일류의 산실로서 외부의 시찰단과는 상관없이 현장은 주어진 작업에만 전념하는 광대한 산업보국 사업장이다.

그동안 누적 시찰단이 무려 2,000만 명을 넘어섰다는 통계가 잘 말해준다. 국내 유력 인사들은 물론이요 국내외 최고 VIP들과 각계각층 인사들이 버스를 타고 수많은 개별공장과 현장들을 둘러보며 안내자의 숙달된 설명을 듣고 감탄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비록 주마간산(走馬看山) 격이지만 50만 톤, 70만 톤 등 거대한 도크에서 건조 중인 초대형 선박들과 하늘을 찌르는 골리앗 크레인 옆을 지날 때는 절로 버스 안에서 감탄음이 연발했다.

시찰단은 작업에 열중하는 전문 직업인들을 쳐다보다가 건물 외벽에 쓰여진 아산 정주영(鄭周永) 회장의 어록을 보고 “맞아, 저것이야”라고들 했다.

“우리가 잘 되는 것이 나라가 잘 되는 것이고, 나라가 잘 되는 것이 우리가 잘 되는 길이다”

생전의 정주영 회장의 생생한 말투와 어법이 절로 생각난다. 정회장은 바로 그런 창업주였고 오늘의 세계 최대 현대중공업을 이끌고 있는 선장과 선원들도 그런 창업주의 후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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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만6천㎡ LNG 운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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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외벽에 쓰여진 아산 정주영(鄭周永) 회장의 어록>

조선, 기계 세계 일류 상품 산실

현대중공업의 건설과정이나 그뒤의 발전역사에 관한 숱한 비화와 화제는 너무나 많이 알려졌지만 듣고 보면 볼수록 위대하고 장하다는 소감을 감출 수 없다. 현대중공업의 조선 역사가 대한민국 조선 산업의 역사이며 최근에는 상생과 협력의 노사관계 성공모델이 또한 현대중공업이다.

아마도 창업주의 솔직 담백하고 꾸밈없는 산업보국 정신이 똑바로 대물림 됐기에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고 조선사이자 글로벌 대한민국 브랜드로서 중단없이 발전하고 있지 않느냐고 믿어진다.

현대중공업이 대외용으로 제작한 소개 자료에 따르면 지식경제부가 선정한 세계 일류상품이 2001년 기준 25개이다. 세계시장 점유율 5%이상 시장점유율 10% 품목을 기준으로 선정한 이들 현대중공업의 세계 일류상품이 곧 오늘의 현대중공업이 글로벌 대한민국 브랜드임을 잘 말해준다.

LNG, LPG 운반선을 비롯하여 초대형 컨테이너선, 대형 디젤엔진, 선박용 프로펠러, 이동신 발전시스템, 자동차 제작 로봇, 선박용 터보차저,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FPSO), 재생기, 배전반, 변압기, 전동기, 발전기, 굴삭기 등등, 이렇게 보니 현대중공업이 선박만 건조하는 조선소가 아닌 조선, 기계, 플랜트 및 건설장비 등 종합 중공업 그룹이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신성장 동력과 원자력 사업 등으로 해외사업 기반을 더욱 확충하고 있으니 창업주시대 조선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대 세계일류 중공업 그룹으로 한 단계 높이 올라섰다는 평가이다.

이날 ROTC 산업시찰단을 환영한 민계식 회장이 현대중공업은 “조선만이 아닌 엔진기계, 해양사업, 플랜트, 전기전자, 건설장비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고 간단히 설명했다. 더구나 이들 사업분야 외에 대규모 R&D 사업과 교육문화 및 사회공헌 사업 등을 감안하면 현대중공업은 대한민국의 거대한 종합 산업군단의 지위로 발돋움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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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정주영 회장 살아있는 기념관

현대중공업 산업시찰 코스 가운데 감회가 새로운 대목이 아산 정주영 기념관이다. 정회장과 현대중공업의 역사를 굽이굽이 실감나게 꾸며놓은 기념관을 둘러보는 소감은 아직도 정회장이 살아서 중공업 현장을 독려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기념관은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베스트셀러를 비롯하여 50여 권의 정회장 관련 책들로부터 생전의 육성과 동작을 듣고 볼 수 있는 살아있는 정주영 기념관이나 다름없다.

수많은 현장기록과 사진과 모형들을 일일이 열거할 수 없다. 다만 1930년 부흥상회 쌀장수 시절의 그림과 모형이야말로 고인의 진정한 모습을 가장 절실하고 실감나게 보여준다. 그 당시 자전거와 실제 쌀가마니와 유사한 모조품에 젊고 건강한 체구의 정주영 청년 그대로를 재현했기 때문이다.

위대한 창업주가 위대한 대기업을 남겼고 다시 창업주의 정신을 제대로 계승한 후계인들이 더욱 위대한 제2의 창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아산 정주영 회장은 지금도 울산광역시 동구 전하동 1번지, 세계 최고, 세계 일류상품 탄생지에 살아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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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2007년 수주, 사우디에서 공사 중인 중동 최대의 '마라
피크(Marafiq)' 발전· 담수플랜트.>

사상최대 발전플랜트 16억불 수주

현대중공업이 지난 16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6억 달러 규모의 발전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현대중공업은 프랑스 수에즈 그룹이 주도한 컨소시움에 참여하여 발전용량 1,729MW의 가스복합화력 프로젝트 21억 달러 가운데 16억 달러를 수주했다는 내용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9년 4월 부터 수에즈 컨소시움과 공동으로 수주전을 펼쳐 지난 3월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어 그동안 계약금액, 공사일정, 지분율 등 논의하여 발전 플랜트 사상 최대 규모를 수주할 수 있었다.

현대중공업은 이 공사를 설계에서 부터 제작, 공급, 설치, 시운전에 이르는 전과정을 담당하는 EPC 일괄도급 방식으로 연내에 착공, 2013년 3월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이 발전소는 사막지역의 물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심의 생활폐수를 재활용하여 발전용수로 사용토록 설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발전후의 폐수도 방류하지 않고 증발시켜 잔류물을 퇴비로 활용하는 친환경 공법으로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7년 중동 최대의 발전 및 담수화 플랜트인 ‘마라피크’ 프로젝트를 수주, 시행하고 있고 2008년과 2009년에는 바레인의 최대 발전, 담수 플랜트 ‘알두르’ 공사와 쿠웨이트 최대 발전 플랜트 ‘사비야’ 공사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공사 수주로 사우디, 쿠웨이트,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에서만 8개 사업, 100억 달러의 플랜트 공사를 수행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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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원전사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전력기술 4.5% 지분투자

원전사업 진출을 서두르는 현대중공업이 원전 설계전문인 한국전력기술(KOPEC)에 지분투자하고 원전 주기기 제작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방침에 따라 한국전력기술이 지난해 12월 지분 20%를 증시에 상장하자 4.5% 가량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력기술은 국내 유일의 원전 설계회사로 국내 원전 20기의 설계를 담당해 왔으며 지난해 말 UAE의 한국형 원전 수주시 설계 기술력을 과시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한전기술에 대한 지분투자가 향후 원전사업 컨소시움 구성 때 두산중공업과의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원전 설계기술을 보유할 경우 원전설비 제작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두산중공업의 원전 주기기 독점 납품권이 지난해 11월로 끝나고 내년 8월에는 터빈 제너레이터 독점권도 종료하게 되어 원전설비 시장에 진출방침을 확정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미국 웨스트하우스로부터 터빈 제네레이터 기술을 이전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프랑스 아레바로부터 원자로 부문기술, 독일 지멘스와는 터빈부문 기술협력을 추진하여 이들 선진기업들과 컨소시엄으로 향후 글로벌 원전시장에 진출을 추진하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내 원전건설 초기부터 시공에 참여해 온 현대건설 인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인수전에는 현대그룹, 현대산업개발 등과 함께 현대중공업이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설계에서부터 설비제작과 시공까지 핵심 경쟁력을 갖춘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업체로 자리매김하게 되리라는 전망이다.

국내 원전시장은 한전, 한전기술, 한수원, 한전KPS, 한국원자력연료 등 공기업들이 발주에서부터 설계, 유지보수, 연료공급 등을 독점하고 있으며 원전 주기기만은 두산중공업이 독점 납품권을 행사해 왔다. 이 때문에 원전 주기기 독점권이 해제되고 원전사업 공공부문의 개혁방침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원전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추진 중인 것으로 보인다.

가스엔진 ‘힘센 H35G’ 독자개발

현대중공업이 친환경 가스엔진 고유 모델인 ‘힘센(HIMSEN) H35G’를 독자개발하는데 성공하여 지난달 시동식을 끝냈다고 발표했다. ’힘센‘ H35G 엔진은 지름 35cm의 실린더 20개가 왕복 피스톤 운동으로 최대 1만 3000마력까지 출력할 수 있는 가스엔진으로 선박은 물론 육상, 해상발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 엔진은 최고 연료효율을 나타낸 첨단 린번(Lean Burn) 기술을 적용, 디젤 엔진보다 CO2 배출량을 20% 줄이고 유해 배기가스인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97%이상 저감시켜 세계 최저수준인 50ppm을 시현했다.

‘힘센’은 독창적인 모듈화 설계로 부품수를 줄이고 자체 중량을 경량화 했으며 첨단 전자제어 방식으로 엔진상태를 실시간에 확인 제어할 수 있다. 또한 가스누설 감지 및 방지장치, 가스 환기장치, 가스자동개패 장치 등으로 안전성을 확보했다. 현대중공업은 이 가스엔진을 지난 6월 노르웨이 베르겐에서 개최된 국제 내열기관협의회(CIMAC)에서 발표한 후 최종 내구성 시험을 거쳐 내년초부터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이 가스엔진 개발로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0년 ‘힘센’ 엔진 개발이후 출력 780마력에서 1만 3000마력까지 디젤 및 가스엔진 생산 라인업을 갖추었다. 현대중공업은 세계 엔진시장의 35%를 공급하고 있으며 오는 9월이면 세계 최초로 대형 엔진 생산누계 1억 마력을 돌파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엔진기계본부장 유승남 부사장은 이번 고출력 가스엔진 개발로 한층 강화된 기술경쟁력으로 세계시장을 더욱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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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환경 가스엔진 ‘ 힘센(HiMSEN) H35G’ 시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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