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기자 @이코노미톡뉴스] 화랑가의 대표적인 마당발로 알려진 박여숙 대표가 2년 간의 준비 과정을 거친 기획전 '박여숙 간섭'전을 2월 1일부터 28일까지 강남구 청담동 박여숙화랑에서 진행한다.

▲ 이경노, '은입사 원형 이단 찬합'. 20×20×8cm, 2017.(사진=박여숙화랑)

이번 전시는 은입사장 이경노의 기술과 박여숙의 아이디어 및 안목을 결합시켜, 다양한 디자인의 은입사 작품을 20여 가지 새롭게 제작해 선보이는 자리이다.

은입사는 주로 선비들의 사랑방에서 볼 수 있는 담배합이나 화로, 경대 등에 사용된 은입사 기법을 현대적인 용도에 맞게 재해석 했다. 백동을 찬합, 연적, 합 등의 형태로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은입사는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 미감을 지니고 있다는 매력이 있다. 은 선으로 시문작업을 하기 때문에 대상을 추상적으로도 표현할 수 있고, 현대적인 미감과도 잘 어우러진다.

전통 은입사는 제조 과정이 까다롭고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고 제작기간이 길다. 때문에 대중적으로 접근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어, 옻칠을 가미했다.

박여숙은 초등학생 때부터 한국적 미감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수학여행을 간 경주 안압지 기념품 가게에서 신라 와당을 산 것이 그녀의 첫 컬렉션이었다. 홍익대 목칠공예과 시절에는 명성이 높은 골동품 수집가 교수들 밑에서 수학하며 민예품의 아름다움을 배웠다.

▲ 이경노, '백동 합'. 14×10×6.5cm, 2017.(사진=박여숙화랑)

지난 2015년 밀라노 트리엔날레 디자인뮤지엄에서 열린 '한국공예의 법고창신 2015'의 예술 감독을 맡으며 한국적 미감에 대한 의식을 다시 일깨운 박여숙은 우리 미감을 살리는 일이 정말 시급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수수·덤덤·은은'을 전시주제로 잡고, 전통 기술을 전승한 장인과 작가들의 작품을 현대적 미감과 접목시켜, 조선의 미감을 현대적으로 구현해 세계적인 디자인 행사인 디자인위크에 선보였다.

이때부터 시작된 박여숙과 이경노 장인의 컬래버레이션이 발전되어, 2017년에는 일본에서 진행된 '국제 호쿠리쿠 공예정상회담: 세계의 공예 100'전에 한국의 대표작가로 초대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아름다운 우리 것이 사라질 것 같은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조선의 미감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현대화 시키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고 생각해 2년에 걸쳐 준비·기획하게 됐다.

박여숙의 간섭전은 은입사전을 시작으로, 도자기, 유기, 옻칠공예, 지공예 등 조선시대 미감을 지닌 공예품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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